변화의 시대다. 전 세계 모든 산업계의 질서에 균열이 일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발전을 지켜본 자동차업계는 백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대변혁을 앞두고 각오를 다지는 중이다. 유통업계는 미국 아마존닷컴과 중국 바이두 등 인터넷업체의 참여로 기존 틀이 깨지자 반격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업계와 제약업계는 아마존의 진출로 업계에 변혁이 일어나는 아마존 이펙트(Amazon effect) 현상에 전전긍긍한다. 이처럼 전에 없던 새로운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과 최첨단 테크놀로지가 산업을 재정의하고, 지금까지의 산업 구조와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며, 업계의 룰을 무너뜨린다.
일본의 대표적인 경제신문 『닛케이신문』이 설립한 경제연구소인 닛케이BP종합연구소는 2030년까지의 시대 변화와 트렌드를 전망하고 이에 기업이 대비할 수 있는 방안들을 한 권의 책으로 총망라했다. 이 책은 닛케이BP사의 창립 50주년 기념작으로, 닛케이BP종합연구소의 연구원과 컨설턴트 80명이 집필진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대부분이 전문 미디어사에서 기자나 데스크, 편집장을 거치며 비즈니스와 테크놀로지의 영고성쇠(榮枯盛衰)를 지켜봤으며, 현재는 기업과 사회가 직면한 각종 과제의 해결을 지원하는 리서치 및 컨설팅 전문가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 책은 기업의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는 ‘100대 리스크’를 선정하고 9대 분야로 나누어 소개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극심한 변화가 예고되는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려보고, 예상되는 리스크에 적극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리스크 너머에 있는 기회를 포착해 몸담고 있는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비즈니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달라지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그만큼 오픈화, ESG, 자율주행, AI, 격차 사회, 도시 슬럼화 등의 키워드로 대표되는 사회 변화가 급속히 일어나고 각종 트렌드도 엄청난 속도로 바뀌고 있다! 잘나가던 기업조차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것이 바로 현실이다. 이렇듯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일수록 앞날을 예측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9대 분야의 100대 리스크를 제시한다. 그 100가지 항목에 제조, 유통, 자동차, 에너지, 환경, IT, 생명공학, 식품 등의 여러 산업의 상세한 현황과 발생할 수 있는 문제(리스크), 그리고 참고할 만한 해결 방안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그중 가장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ㆍ오픈화 리스크 ― 사람, 조직, 국가, 사회가 개방되고 연결된 세상이 도래했다! 미국 기업 아마존이 세계의 온오프라인을 정복해나가듯 이제 강자가 더 넓은 지역, 많은 분야에 파괴적 영향력을 미친다.
ㆍ게임 체인징 테크놀로지 리스크: 에너지, 군사, 우주, 식량 등 우리를 둘러싼 모든 분야에서 신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카메라가 필름 방식에서 디지털로 전환됐을 때처럼 기업 순위에 엄청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ㆍESG 리스크: 요즘 소비자는 본격적으로 기업을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 구조(Governance)’라는 새로운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환경보호에 기여하고 있는가ㆍ 인증된 원료를 사용하고 있는가
ㆍ인력 부족 리스크: 저출산 고령화가 기업에 인력 부족이라는 대재앙을 몰고 온다. 사람과 함께 기업도 고령화되는 가운데, 젊은 인력의 자리를 외국인 노동자와 로봇, 인공지능이 대신할 것이다.
ㆍ자율주행 리스크: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산업은 재정의되는 중이다! 가장 큰 산업 중의 하나인 자동차업계가 자율주행 기술의 영향으로 완전히 탈바꿈하고 있듯 말이다.
ㆍ격차 사회 리스크: 소득 격차가 커지면서 중간층이 소멸하고 소비가 줄고 있다. 기업은 마케팅 타깃인 평균 소비자를 정하기 어려운 데다가 상품 판매까지 하락하는 이중고에 빠질 것이다.
ㆍ도시 슬럼화 리스크: 고령자가 늘고, 경제가 침체하고, 지방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사회 인프라가 전반적으로 노후화될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사는 도시 곳곳이 슬럼화될 가능성이 높다.
ㆍ커뮤니케이션 부진 리스크: 정보가 넘치는 온라인에서 기업과 브랜드의 존재감을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ㆍ ‘제품만 잘 만들면 되겠지’ 하고 안이하게 있다가는 존재감 제로의 기업이 되어 젊은 소비자에게 외면당한다.
ㆍAI 위험 리스크: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가 우리 일상에 성큼 다가왔다. 하지만 전문가는 여전히 부족하며, 제도는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고, 사생활 침해와 범죄 악용에 완벽히 대비하려면 멀었다.
리스크(risk)라는 말은 일상에서부터 기업 현장에 이르기까지 흔하게 사용된다. 사전적으로 ‘리스크’는 ‘목적 달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불확실한 무엇’이라는 의미다. 즉, 이 책은 기업의 비즈니스를 뒤흔들 수 있는 리스크를 살펴봄으로써 이에 대비하는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어섬션(assumption) 매니지먼트’를 지향한다.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보이지 않는 리스크를 발견해 부정적인 영향은 피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최대한 키우는 위기관리다. 사실 CRO(Chief Risk Officer)라고 해서 아예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는 부서를 둔 기업도 이미 있다. 하지만 리스크는 조직적으로 관리해도 쉽게 줄지 않을 뿐더러 좋은 영향을 키우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게 말처럼 되지 않는다. 게다가 기업 내에서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무 담당자가 현재 파악한 리스크를 목록화하는 데 오랜 시간을 들이고 그다음에 보고하면 그게 끝이다! 이런 구식의 대처로는 다가오는 2020, 2030 시대를 제대로 헤쳐 나갈 수 없다.
게임의 룰이 바뀌고 산업이 재정의되면 비즈니스의 전제가 바뀐다. 이에 따라 기업의 위기관리도 한층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바로 어섬션 매니지먼트로 말이다. 어섬션은 ‘생각, 전제’를 말하며, 어섬션 매니지먼트는 리스크 매니지먼트와 비슷해 보이지만 사고방식과 임하는 자세가 다르다. 생각과 전제를 찾아내 옳지 않다면 멈추고, 전제를 바꾸기 위해 유연하게 생각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합리적,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정서적, 감각적으로 파악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100대 리스크를 9대 분야로 분류했지만, 실상은 여러 분야에 동시에 걸쳐 있는 것들도 많으며, 불확실한 리스크들 또한 너무나 많다. 이 모든 리스크마다 정확한 해결 방안이 있을 리 만무하다. 결국 기업은 시시각각 닥쳐오는 수많은 리스크 앞에서 유연하게 생각하고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이 책은 가장 유용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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