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 MBC(최승호 사장)가 지난 장관·헌법재판관 등 인사청문회와 보궐선거에서 철저하게 청와대와 여권 입장에 맞추는 편파보도가 극심했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
비언론노조원으로 구성된 MBC노동조합은 23일 산하 ‘공정방송감시센터(공감터)’를 통해 “인사청문회외 보궐선거 등에서 편파보도가 심했다”는 내부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노조는 MBC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거액 주식투자 의혹에 대해 단지 거액이 문제인 것처럼 논점일탈형 보도로, 실제 불법 의혹이 불거진 주식매매 형태에 대해 사실상 축소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와 관련 “MBC 보도 방향은 SBS 뉴스와도 크게 대조되었다”며 “SBS 8시뉴스는 인사청문회 하루 전인 4월 9일 이미선 헌법재판관이 지난해 남편과 함께 17억 원 어치 주식을 보유한 회사 관련 재판을 맡았고 해당 회사에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는 의혹을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또한 논점일탈형 보도를 이어가던 MBC 뉴스데스크가 이미선 재판관의 남편 오충진 변호사가 갑작스럽게 적극적인 반박에 나선 동시인 4월 12일 갑자기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투자 의혹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다며, 특히 조국 민정수석이 오충진 변호사의 해명과 반박이 담긴 페이스북 링크주소를 지인과 출입기자들에게 전송한 사실과 관련해 “이럴 때 MBC 뉴스데스크가 갑자기 이미선 재판관의 논란 쟁점들과 오충진 변호사의 해명을 크게 보도한 것은 속이 들여다보이는 것 같아 착잡하다”고 했다. MBC가 사실상 청와대가 바라는 대로 보도방향을 충실히 따라갔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아울러 MBC 출신 박영선 장관에 대해서도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고 제기되는데도 MBC는 모른 척 답답한 소리를 반복했다”며 박 장관에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소극적으로 보도하면서 반대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 야당에 불리한 편파보도를 이어갔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그 밖에 강원도 산불보도와 민노총 집회에서 조합원 일부의 경찰 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MBC가 논점일탈과 적반하장식 야당공격 편파보도로 일관했다며 지적했다.
한편, MBC는 최승호 사장 체제에 들어 시청률 폭락에 따른 광고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월 한 때 뉴스데스크 시청률이 급기야 1.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던져줬다.
당시 MBC노동조합은 “2월 24일 MBC 간판뉴스인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이 전국 기준으로 1.0%를 기록했다. 애국가 시청률에 근접한 초유의 사태”라며 “자칫 1.0%도 무너질 뻔한 상황이었다고 하니 붕괴되고 있는 메인뉴스 경쟁력은 시간이 갈수록 점입가경으로 흘러가는 형국”이라고 개탄한 바 있다.
- 이하 공감터 전문 -
[MBC노조 공감터 43호] 인사청문회 · 보궐선거 등 편파보도
이미선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4월 19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됐다. 거액의 주식투자 관련 의혹으로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을 빚고 국민 다수가 부적격 의견이었는데도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했다.
1. 이미선 판사는 어떻게 주식 부자가 되었을까?
이미선 헌법재판관 부부는 35억 원 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액수도 많았지만 주식매매 행태가 더 큰 관심을 끌었다. 전 재산의 85%를 주식으로 가지고 있는 것도 이례적이었고, 특히 두 개 중소기업 주식에 전 재산의 약 60%를 투자한 것은 초인적인 강심장이거나 무언가 확실하게 믿는 구석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미선 재판관 남편은 대형 호재성 공시 직전에 많은 주식을 사들이고 악재 공시 전에 주식을 판 사실이 드러났다. 미공개 정보를 미리 알았다는 의혹이 일었다. 또한 이미선 재판관은 작년 10월 남편이 거액의 주식을 산 회사 관련 소송을 맡았다. 재판에서 주식에 대한 정보가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이해관계가 있는 사건이므로 회피신청을 하는 것이 옳았다.
헌법재판관이 된 아내와 판사 출신 변호사인 남편의 대단히 성공적인 주식 투자에 일반 국민들은 의혹의 눈길을 거둘 수 없었다. 판사가 재판 과정에서 들은 정보로 주식 투자를 한다면, 아니 그런 의심이라도 받게 된다면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어떻게 되겠는가? 그런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특권과 반칙이 과연 있었는지 진실을 파헤치는 게 언론의 사명일 것이다. MBC는 이 같은 언론의 사명에 얼마나 충실했는지 알아보자.
(1) 액수를 문제 삼은 MBC, 논점 이탈?
MBC 뉴스데스크는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주식 논란에 대해 인사청문회가 열린 4월 10일 14번째 아이템으로 처음 보도했다. 이재은 앵커가 “35억 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한 사실을 두고 거센 비판이 쏟아졌습니다”라고 소개했듯이, 주식 매매 과정보다 보유 액수가 논란의 초점인 것처럼 설명했다. 이동경 기자의 리포트도 주식 보유 액수를 앞세웠고, 내부정보 이용 의혹은 관련 회사 이름 등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은 채 주가 상승 폭만 전했다. 이미선 재판관 부부의 주식 매매 행태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던 4월 11일에도 MBC 뉴스데스크는 박소희 기자 리포트에서 여전히 주식 보유액 과다 논쟁 중심으로 여야 공방을 설명했다.
MBC 보도 방향은 SBS 뉴스와도 크게 대조되었다. SBS 8시뉴스는 인사청문회 하루 전인 4월 9일 이미선 헌법재판관이 지난해 남편과 함께 17억 원 어치 주식을 보유한 회사 관련 재판을 맡았고 해당 회사에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4월 10일에는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논란을 자세히 보도했는데, 이미선 재판관 부부가 OCI그룹 계열사인 이테크건설과 삼광글라스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고 두 회사가 소유한 군장에너지의 상장 소식 등 호재가 나오면서 한 달 새 주가가 20% 급등했다는 내용이었다.
SBS는 또 4월 11일에는 이미선 재판관 남편인 오충진 변호사가 이테크건설 주식을 호재 공시 직전 대규모로 사들이고 거래정지 직전 대량 매각한 사실에 주목해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 파악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그날 SBS는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자격 검증도 보도했다. 이미선 헌법재판관은 인사청문회에서 군 동성애와 난민 문제 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대답했고 서면 질의에서도 최저임금제나 종교인 과세 등에 답변을 유보했다. SBS는 이미선 헌법재판관이 헌법적 가치 충돌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지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2) 갑작스러운 MBC의 논조 변화
이미선 헌법재판관 논란의 본류를 비껴가는 듯하던 MBC 뉴스데스크가 4월 12일 갑자기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투자 의혹에 대해 자세하게 보도했다. 그런데 그 시기가 참 묘했다. 이미선 재판관의 남편 오충진 변호사가 하루 전부터 ‘역시 갑자기’ 의혹들에 적극 반박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오충진 변호사는 4월 11일 오후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하고 해명글을 띄운 뒤 CBS TBS 등 각종 방송에 출연했다. 자유한국당은 오충진 변호사가 갑작스레 해명에 적극성을 띤 것은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시킨 일이라고 주장했다. 여권 일각뿐 아니라 경실련 등에서도 이미선 후보자 사퇴 주장이 나오자 청와대가 홍보전에 나섰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부인했지만, 조국 민정수석이 오충진 변호사의 페이스북 링크주소를 지인과 출입기자들에게 전송했다는 점을 볼 때 해명이 널리 퍼지기를 청와대가 바랐던 것은 맞는 듯하다. 이럴 때 MBC 뉴스데스크가 갑자기 이미선 재판관의 논란 쟁점들과 오충진 변호사의 해명을 크게 보도한 것은 속이 들여다보이는 것 같아 착잡하다.
더구나 기사의 형식이 논란에 대한 이미선 오충진 부부의 해명 구도로 되어 있었다. 오현석 기자는 리포트에서 세 가지 쟁점별 공방을 모두 오충진 변호사 인터뷰로 마무리했다. 이미선 오충진 부부가 꼭 대답해야 할 질문들 즉 두 개 중소기업 주식에 전 재산의 60%를 투자한 이유, 기업이 재판의 직접적인 원고 피고가 아니더라도 경영 정보가 거론될 수 있다는 지적, 호재가 나오기 직전에 주식을 사고 악재가 나오기 직전에 주식을 판 절묘한 타이밍을 어떻게 잡았는지 등은 언급도 하지 않았다.
2. 아내는 때리고, 남편은 빼앗고, MBC는 닥치고?
MBC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인사청문회 보도에 비하면 그나마 이미선 헌법재판관 보도는 친절했던 편이라고 할 수도 있다. 박영선 장관에 대해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고 제기되는데도 MBC는 모른 척 답답한 소리를 반복했다.
박영선 장관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후보 경선 때 고역을 치르고도 여전히 20살 넘은 아들이 이중국적을 버리지 않고 있으며, 아들이 보유한 2억 원대 재산의 증여세 의혹도 일었다. 박 장관 부부는 집이 세 채나 되는데 남편 명의로 일본 도쿄 고급주택가에 아파트를 가지고 있어 친일파를 비판하더니 위선이었다는 비판까지 받았다. 2002년 자택 리모델링 비용 3억 원을 박 장관 남편에게서 이권을 받은 시공업체가 부담했다는 의혹에 대해 박 장관은 사실이 아니라면서도 공사비 지급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박영선 장관이 인사청문회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고 비난했는데, 박 장관은 갑자기 6년 전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게 김학의 동영상 CD를 보여줬다고 발언해 소동을 일으켰다.
인사청문회가 파행으로 끝난 뒤에도 의혹이 연이어 제기됐다. 자유한국당은 박영선 장관이 정치권에 들어와 ‘삼성 저격수’ 역할을 하기 시작한 뒤 미국 변호사인 남편 이모 씨가 삼성전자 관련 소송 13건을 수임해 수백억 원의 수임료를 챙겼다고 폭로했다. 한국당은 “이 변호사가 삼성그룹의 언론인 출신 이모 부사장에게 연락해 소송 수임을 부탁하면 이 부사장이 ‘우리가 박 의원에게 덜 물어 뜯기려면 도와줘야 한다’는 취지로 최고경영진을 설득했다”고 주장했다.
(1) MBC의 박영선 인사청문회는 ‘김학의 동영상 청문회’
MBC 뉴스데스크는 박영선 장관 인사청문회가 열린 3월 27일 톱부터 3개 아이템으로 청문회 소식을 전했다. 그런데 그 내용이 모두 김학의 동영상 CD 관련이었다. 정작 장관 자격 심사에 대한 내용은 뉴스 후반부에 다른 장관 후보자와 묶어 리포트 하나로 처리했는데, 그나마 박영선 장관의 자료제출 거부 논란을 길게 설명하고 서울대병원 특혜 치료 의혹에 유방암 병명 공개가 수치스럽다고 반박한 게 전부였다.
MBC 뉴스데스크는 다음날인 3월 28일에도 김학의 동영상 CD 관련 리포트 3개를 방송했다. 여기서 이동경 기자는 ‘동영상 얘기를 들은 황 장관은 당황해서 얼굴은 물론 귀까지 빨개져 자리를 떴다며, 그 날 모습이 너무도 생생하다고 박영선 의원은 강조했다’고 말했고, 김지경 기자는 ‘작심하고 조작하지 않는 한 꾸며내기 힘든 표현’이라고 말했다. 박영선 장관이 집 수리비 3억 원을 누구에게 줬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던 발언도 함께 보도했으면 MBC 보도가 공정하고 설득력이 있다는 평을 들었을 것이다. 뉴스데스크의 김학의 동영상 CD 보도는 3월 29일에도 리포트 2개로 이어졌다.
(2) 야당이 박영선을 왜 반대하는지는 몰라도 되나
MBC 뉴스데스크는 박영선 장관 임명을 둘러싼 여야 공방을 거의 매일 보도했다. 그러나 야당의 ‘당연히 사퇴해야 한다’와 여당의 ‘국정의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는 내용 없는 주장들만 전할 뿐이었다. 뉴스데스크는 박영선 장관 아들의 증여세 탈루 의혹과 주택 과다보유 문제에 대해 한 번도 보도하지 않았다. 김학의 동영상 리포트는 그렇게 많이 하면서 이를 폭로하던 박영선 장관이 지역구민과 먹은 점심 값을 황교안 법무장관과 먹었다고 허위 신고했던 것으로 드러난 사실은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박영선 장관 남편의 삼성전자 소송 수임 논란은 뉴스데스크는 물론 MBC TV 뉴스 전체에서 한 번도 다루지 않았다. 도대체 박영선 장관에게 어떤 의혹이 있어서 논란이 이는지 시청자들은 몰라도 된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3. 선거 · 산불 · 민노총에 대한 MBC 보도
(1) 황교안의 경기장 유세만 나쁘다
경남 창원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원유세를 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일행이 3월 30일 프로축구 경기가 열리는 창원축구센터에 들어가 관중들에게 지지를 호소해 물의를 빚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에 따르면 경기장 안에서 후보의 이름과 기호가 노출된 옷을 입는 것은 금지돼 있다. 상대 정당들은 ‘선거 승리를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며 비판했고, 프로축구연맹은 4월 1일 경기위원회를 열어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 다음날 상벌위원회를 열고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로 의결했다. 결과는 제재금 2천만 원의 징계였고, 경남FC 구단은 한국당에 대신 내라고 압박했다. 이 사건은 MBC 등 언론사들에 의해 크게 보도되면서 한국당의 선거 악재로 작용했다.
물론 한국당의 행동은 사려 깊지 못하고 잘못된 것이었다. 그런데 한국당의 경기장 유세가 물의를 빚자 다른 당 후보들의 경기장 유세 사실들도 속속 드러났다. 권민호 민주당 후보는 한국당보다 먼저 3월 16일 창원축구센터에 후보자 이름과 기호가 적힌 점퍼를 입고 들어가 유세했다. 권 후보는 그 뒤 여영국 정의당 후보와 단일화 과정을 거쳐 사퇴했다. 여영국 후보도 예비후보 시절인 3월 2일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함께 프로농구 경기가 열리는 창원실내체육관에 들어가 후보자 이름과 기호가 적힌 피켓을 보이며 선거운동을 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한국당과 정의당 양 측에 똑같이 행정조치인 '공명선거 협조 요청'을 했다. 그런데 두 사건을 보도하는 MBC의 태도는 너무나도 달랐다.
MBC 뉴스데스크는 3월 31일 한국당의 축구장 유세 논란을 처음 보도했다. 김수진 앵커는 “축구 뿐 아니라 스포츠 경기에서 정치적 의사 표현은 금지돼 있다”고 설명했고, 이동경 기자는 리포트에서 ‘같은 시각 다른 당들도 경기장 밖에서 유세를 했지만 내부에 들어가진 않았다’면서 ‘불법선거운동을 벌인 반칙왕’이라는 다른 당들의 맹비난을 전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4월 1일 리포트 2개로 이 사안을 다시 자세히 보도했다. 선거 하루 전인 4월 2일에도 뉴스데스크 두 번째 리포트 ['2천만 원' 벌 받은 경남FC…"한국당이 내라"]에 이어 후반부 스포츠 코너에서 ['2천만 원 징계' "한국당에 사과 요구"]라는 제목의 앵커 리포트로 같은 사안을 다시 한 번 보도했다. 여영국 정의당 후보의 선거법 위반에 대한 선관위 조치 기사는 첫 리포트 마지막 한 문장에 불과했다. 다음날 여영국 후보는 득표율 0.54%, 504표 차이로 이겨 국회의원이 되었다.
(2) 속초 시장은 왜 오지 않았을까?
강원도 고성과 강릉 인제에 4월 4일 산불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산림 1,757ha가 소실됐다. 저녁 7시 20분 쯤 고성에서 시작된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산을 넘어 속초 도심을 덮쳤다. 밤 9시쯤 속초시에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고 소방당국은 9시 44분 최고 단계인 소방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불은 다음날 오후에야 완전히 꺼졌다.
MBC는 4월 5일 재난 현장에서 뉴스데스크 특집방송을 했다. 산불 관련 리포트를 36개나 보도했는데, 이날도 야당 비난 기사가 빠지지 않았다. [산불 비상인데 "질문 끝나면 가라"…안보실장 붙잡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재은 앵커는 ‘산불 상황이 심각해지자 국회 운영위원장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청와대 복귀를 양해해달라고 거듭 요청했지만 자유한국당은 질문이 끝나면 가라고 붙잡아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신재웅 기자는 리포트에서 ‘민주당은 질문이 생명보다 중요하냐며 강원 도민 앞에 즉각 사죄하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신재웅 기자 리포트 내용을 보면 4일 밤 9시 반쯤 국회 운영위원장이 정의용 안보실장의 청와대 복귀를 요청했지만 야당 측의 거절로 결국 밤 10시 38분에야 회의장을 떠난 것으로 되어 있어, 야당 때문에 한 시간 청와대 복귀가 늦어진데 대한 책임 논란인 것이다.
다음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정의용 실장이 없어서 대처가 안 된 게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건 아니다. 소방인력을 투입하고 진화 작업을 하는 것은 중앙대책본부를 중심으로 현황을 파악하고 즉시 대응한다"고 대답했다. 물론 정의용 실장이 청와대에 일찍 복귀했으면 산불 대처에 도움이 되면 됐지 나쁠 건 없었을 것이니 이를 붙잡은 한국당에 대한 비난도 일리가 있다.
똑같은 차원에서 많은 국민들은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어디에 있었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날 밤 11시 15분쯤 관계부처에 총력대응을 지시한 것으로 청와대는 브리핑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다음날 새벽 0시 20분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한 자리였다. 가장 길게는 최초 발화 시점부터 공식석상 등장까지 5시간, 짧게는 속초시 주민 대피령부터 관계부처 지시까지 2시간 반 동안 문재인 대통령은 어디에 있었는지 궁금해 하는 국민들이 많은 것이다. 그동안 무엇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성 주장들도 있지만 단지 24시간 일정을 공개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지켜달라는 요구도 많은데, MBC는 청와대와 민주당이 가짜뉴스에 강경 대응할 방침이라고만 전했다.
속초시장의 경우는 문제가 더 심각했다. 민주당 소속 김철수 속초시장은 산불이 일어나던 날 제주 여행 중이었는데 오후 7시 50분경 비행기 표를 알아보니 예약을 할 수 없어 다음날 새벽에 복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제주발 마지막 편인 9시 20분 비행기에 빈 자리가 많았던 것으로 드러나 질타를 받았다. 소방대원과 시청 공무원들의 진화와 대피 작업을 지휘하기 위해 속초시장은 현장에 있었어야 했다. 혹시 본인 주장대로 억울한 상황이 있었다 해도 언론이 현장 책임자의 임무는 짚었어야 옳다. 그러나 수많은 타 언론사들과는 달리 MBC 뉴스는 단 한 번도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3) 기자들이 매 맞아도 멀뚱멀뚱 MBC
3월 27일 국회 앞에서 열린 민노총 집회에서 조합원 일부가 경찰의 차단벽을 뜯어내고 경찰관들을 폭행해 3명이 전치 4주의 부상을 당했다. 4월 3일 국회 앞 민노총 집회에서도 일부 조합원들이 국회 담장을 무너뜨리고 취재하던 MBN 촬영기자를 사다리 아래로 끌어내린 뒤 밀어 넘어뜨려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혔다. 그날 폭행 혐의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는 조사를 받고 나오던 민노총 위원장에게 TV조선 기자가 다가가 질문하자 민노총 조합원 여럿이 에워싸고 밀쳐 넘어뜨린 뒤 "죽여버린다"고 위협했다. 폭행당한 기자가 경찰관들에게 구조를 요청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했다. 가히 테러의 시대가 문을 연 느낌이다.
언론의 자유를 외치던 MBC 뉴스는 기자들이 민노총 조합원들에게 맞아 뒹구는데도 먼 산만 바라보는 형국이다. 촬영기자 폭행도 취재기자 폭행도 뉴스데스크는 물론 MBC TV 뉴스에서는 없는 사실이었다. 대한민국 기자들은 맞아도 되는지, 민노총은 아무나 때려도 되는지 박성제 보도국장 등 MBC 뉴스 담당자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2019년 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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