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지도자는 세상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 문화가 갓 태동하던 시기의 박정희는 ‘문화가 가진 힘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지’를 알고 정치적.경제적 자립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자립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역대 대통령 중에서도 가장 지극히 예술적인 인간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박정희 시대를 문화 중심으로 조감한 책은 그리 많지 않을뿐더러 있다고 해도 굉장히 편협한 시각으로 쓰여 있다. 그러나 세상일의 반만 보게 된다면 어떤 현상이든 반밖에 이해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책은 우리나라에 ‘문화’라는 씨앗조차 없던 그때, 게다가 전쟁 후 굶어 죽는 인명을 보호해야 할 판에 문화를 보호해야겠다고 나선 60년대 박정희의 문화적 소양과 가치관을 여러 가지 역사적 기록들을 바탕으로 최대한 객관적으로 조망해 볼 수 있게 했다. 이 책은 60-70년대의 문화를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황인희의 글은 ‘현충사 판액 철거 및 교체’ 사건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며 ‘오늘의 대한민국이 박정희의 문화정책 위에 세워진 나라’라는 사실을 조목조목 짚는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나 다름없는 문화재의 보존과 정화?보수 작업 역시 당시 상황으로는 아무것도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문화재 보호의 여건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김다인의 글에서는 ‘문화의 산업화와 도시화’라는 주제를 당시 일반 대중들의 시대상과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즐겼던 대중음악, 미디어 그리고 사회 분위기 등을 연대기적이고 서사적으로 탐구해나갔다.
최공재는 박정희 시대의 문화 전반을 정책 중심으로 기술했다. 민족문화의 토대를 짓고 대한민국의 문화 형태를 형성한 시기의 문화관과 정책에 관한 연구라 할 수 있다. 문화라는 것이 왜 중요하며 그 시대를 재평가하는 작업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용남의 글은 ‘박정희 시대의 영화사(映?史)’를 집중 조명한다. 두 지도자(이승만, 박정희) 시대의 한국영화사로 정의되고 있는 ‘통제와 억압’이라는 어두운 면을 뒤집어 ‘보호와 육성’이라는 밝은 면도 함께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대통령의 선물』을 통해 대한민국 문화예술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고, 문화에 활기와 생명력, 자유를 부여한 그 시대의 배경을 조금이나마 이해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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