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공유시대...공유 개념과 공유 행위에 대한 분석
[신간] 공유시대...공유 개념과 공유 행위에 대한 분석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3.12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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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핵심적인 생활방식이자 경제 모델로 떠오른 개념 ‘공유’ 

현대 사회에서 공유라는 개념은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된다. 사람들은 집, 자동차, 음식, 정보, 서비스는 물론, 자신의 감정까지 타인과 공유한다. 기업들은 ‘공유’와 관련된 비즈니스를 경쟁적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페이스북, 유튜브 같은 디지털 시대의 신기술을 활용한 행위는 우리 생활의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공유’라는 단어가 이토록 광범위하게 쓰이는 것은 이 단어가 매우 긍정적인 가치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공유’는 오용되거나 고의적으로 남용되기도 하다. 한 예로 이 책에서는 어린아이에게 맥주를 ‘판매’하는 것은 안 되지만 어린아이와 맥주를 ‘공유’하는 것은 괜찮다고 풍자한 한 웹툰을 소개하기도 한다. 공유에 대한 사람들의 관대한 인식은 페이스북이나 구글이 자사의 프라이버시 정책을 설명하면서 광고주 또는 경찰에게 개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관련해 ‘공유’라는 측면에서 표현하고 있다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이처럼 공유는 오늘날 우리가 사는 방식의 핵심이자 경제적 행동 모델로 떠올랐다. 공유는 공감, 의사소통, 공정성, 개방성, 평등 같은 긍정적인 가치를 구체화해왔으며, 이로 인해 현대 미디어에서 사회적·문화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공유’라는 단어가 사용되는 이데올로기적 맥락뿐 아니라 그 의미에 대해서는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그런 점에서 공유가 우리 생활의 상호작용과 경제, 온라인에서 차지하는 암묵적인 가치에 대해 깊은 통찰력을 제공하고 공유와 관련된 다양한 실천을 설명하는 이 책은 매우 큰 의의를 지닌다. 


공유가 상호작용과 경제에서 차지하는 가치 및 중요성 분석 

먼저, 2장 ‘공유는 어떻게 배려가 되었나’에서는 영어로 된 문서에서 ‘공유’라는 단어가 사용된 약 4500가지 사례를 2세기에 걸쳐 조사함으로써 공유에 대해 통시적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공유가 언제부터 배려를 뜻하게 되었는지(sharing is caring), 그리고 디지털 시대에는 그 의미가 어떻게 변했는지 설명한다.

또한 공유를 디지털 시대의 핵심어로 간주해 공유가 중요한 개념을 차지하는 사회적 영역들을 연구한다. 3장 ‘공유와 인터넷’에서는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에 등장하는 ‘공유’라는 단어의 수적 우세를 비판적으로 살펴본다. 이를 통해 공유라는 단어가 오늘날 수적으로 우세하게 된 중심에는 미디어 조직이 있음을 암시한다. 

4장 ‘공유 경제’에서는 공유 경제, 특히 협업적 소비가 SNS에 지배되는 현실을 상기시킨 후, SNS가 ‘공유’의 개념을 확장해왔을 뿐 아니라 ‘공유’가 쉽게 이용될 수 있도록 은유 역할을 해왔음을 입증한다. 5장 ‘감정 공유’에서는 이야기의 한 범주로서의 공유에 대해 논의하고 공유가 어떻게 오늘날 치유 문화의 구성 요소가 되었는지 살펴본다.

이 과정에서 치유 문화가 개인적·경제적 상호작용을 논의하는 방식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는 한편, 물질을 배분하는 행위였던 공유가 돌봄으로서의 공유로 전환할 수 있었던 것은 치유적 담론 때문이었다고 주장한다. 6장 ‘파일 공유’에서는 ‘토렌팅’이라는 파일 공유 포럼에 올라온 450여 개의 토론 게시글을 분석함으로써 ‘공유’라는 은유가 그러한 토론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보여준다. 

이 책은 인터넷 연구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둔 도서에 수여되는 낸시 베이음 도서상(Nancy Baym Book Award) 2017년 수상작으로, 인터넷과 디지털 문화, 언어학, 사회학을 공부하는 학생과 학자들의 연구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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