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과 노하우를 정확하고 완벽하게 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버핏에게 직접 듣는 것’이다. 가능한 선택은 두 가지다. 하나는 경매를 통해 그와 함께하는 점심시간을 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매년 열리는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 참석하는 것이다.
버핏과 한 끼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약 37억 원이 든다(2018년 낙찰 금액 330만 달러). 버크셔 주주총회 Q&A는 2016년부터 인터넷으로 생중계되고 있지만, 그 이전에 진행된 Q&A 내용은 확인할 방법이 없다(녹음 및 녹화 장비 반입 금지).
《워런 버핏 라이브》는 미국의 투자 자문회사 경영진 둘이 1986년부터 2015년까지 진행된 30년간의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 모두 참석해 그 Q&A를 꼼꼼하게 받아 적어 정리한 책이다. 여기에 인터넷으로 생중계된 2016~2018년 주주총회 Q&A까지 부록으로 붙여, 명실상부 ‘버핏과 멍거의 모든 육성 답변’을 집대성했다.
버핏은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기 훨씬 전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 거장의 미공개 비망록을 훔쳐보는 마음으로 이 소중한 기록을 들추다 보면, 투자 노하우는 물론 인생의 지혜까지 얻게 된다. 워런 버핏의 주주 서한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교과서라면, 버크셔 주주총회 Q&A는 소수정예를 위한 ‘투자 특강’이라 할 수 있다.
시중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워런 버핏 어록’이 돌아다닌다. 그런데 그 ‘명언’에 대한 해석은 전후 맥락이 생략된 축자영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중 하나가 버핏의 유언으로 잘 알려진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라’에 대한 오해다. 버핏의 이 유사 투자 전략은 언급 당시의 정황과 그의 투자 역사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엉뚱하게 이해하기 쉽다.
그는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라”고 언급할 때마다 “기업의 이익 증가보다 주가 상승이 더 빠르며 투자자가 얻는 이익은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을 초과할 수 없다”고 덧붙였고(1999년, Q 1.), “인덱스 펀드 투자는 시장이 장기간 상승하지 못하면 좋은 실적을 거두기 어렵다”고 경고했으며(멍거, 2002년, Q 1.), “적극적 투자자가 아니라면 장기간에 걸쳐 인덱스 펀드에 정액매수적립식으로 투자해야 하지만 나라면 인덱스 펀드 대신 버크셔 주식을 보유하겠다”고 했다(2011년, Q 10.).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 멍거 역시 “인덱스 펀드를 보유해야 한다면 무척 불만스러울 것”이라며 맞장구를 쳤다.
유산과 관련해 버핏이 아내의 수탁자에게 유산의 90%를 인덱스 펀드에 넣으라고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아내에게 필요한 것은 수익률 극대화가 아니라 마음의 평화”이기 때문이었으며(2014년, Q 11.), 그것이 “버크셔 주식을 팔아 인덱스 펀드를 사라는 의미도 아니”었다(2017, Q 13.).
인덱스 펀드에 대한 오해 외에도 이 책은 우리가 잘못 이해하고 있을지 모르는 버핏의 투자 철학과 전략을 바로잡아주는 33년 치의 콘텍스트를 가득 품고 있다. 그리고 이 콘텍스트는 버핏과 멍거의 실제 육성이기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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