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여성들이 중국 남성들에게 팔려가 중국 등 제3국에서 낳은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경계에 선 아이들> 시사회가 6월 19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사단법인 세이브NK가 주최하고 심재철 국회의원실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자유한국당 김영우 의원, 김용태 의원, 이완영 의원과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국민의례에 이어 이종윤 목사(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가 개회사를 한 가운데 심재철 전 부의장은 환영사를 통해 “2016년에 북한인권법이 만들어졌지만 북한인권재단이 폐지되어 아쉽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탈북 청소년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축사에 나선 김영우 의원은 “우리 안보와 국방문제 등 모든 문제를 거슬러 올라가면 핵심은 북한인권 문제”라며 “가장 신경 써야 할 문제는 탈북청소년들의 문제, 오늘 시사회를 계기로 이들의 얘기가 국민들에게 많이 전파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용태 의원은 “일본 프로야구 최초로 3천 안타를 돌파한 장훈 선수 제일교포에게 있었던 것은 자존감”이라며 “자존감은 자기에 대한 확신이다. 내 스스로 누구인지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음으로, 여기 계신 모든 분들도 자존감을 갖기 바라고 이 행사를 통해 우리 사회가 탈북청소년들에 많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태경 의원도 격려사를 통해 “북한을 둘러 싼 환경이 변하고 있고, 이런 환경 변화는 북한 인권을 해결하는데 유리하다”며 “북한도 대한민국처럼 국제사회의 정상적인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오늘 행사 축하드리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설훈 의원은 “우리는 민주주의는 달성했지만 민족이 서로 갈려 있기 때문에 통일을 염원 중이다. 그날이 오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통일을 논하기 전에 탈북민들을 우리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부터 갖추는 게 중요하다”며 “좋은 자리를 만들어주셨고, 대한민국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이들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인지, 그 의미를 찾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셔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제 인권 영화제에 출품도
국회의원들의 축사와 격려사에 이어 다큐멘터리 <경계에 선 아이들>이 상영됐다. 약 40분 동안 관객들은 다큐에 등장하는 탈북청소년들과 부모의 사연을 따라가며 그들의 삶 속으로 빠져들었다. 서울 양재동에 있는 탈북민 대안학교 ‘다음학교’에 재학 중인 유나와 예림이 두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는 한국과 중국 현지를 오가며 탈북민들의 고민과 희망을 닮아 관객들의 공감을 샀다.
손문경 세이브NK 사무처장은 다큐를 제작한 계기에 대해 “제3국에서 태어나 중도 입국한 탈북청소년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시급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이브NK는 이날 상영된 ‘경계에 선 아이들’을 국제 다큐멘터리 및 인권 영화제에도 출품할 예정이다.
다큐 상영 후에는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손문경 세이브NK 사무처장의 사회로 김석향 이화여대 북한학 교수, 전사라 다음학교 교감, 오진하 탈북민 영화감독, 한옥정 탈북가수와 제작진, 그리고 출연진들이 제작 과정의 에피소드를 소재로 대화를 나눴다.
김범수 세이브NK 대표는 “앞으로도 탈북민 정착을 위한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북한 인권을 개선하고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세이브NK는 이 작품을 선보이게 된 취지로 “1995년부터 시작된 고난의 행군으로 북한내 아사자(餓死者)가 대거 발생하면서 북한이탈주민이 속출했다”며 “이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국내외 적으로 북한인권법 등이 제정돼 있지만, 특히 제3국 출생 중도입국 청소년 문제에 대하여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입국 탈북민 3만2000여명중 초중고에 재학중인 3000여명의 탈북학생들 중 절반 이상이 이들에 해당하지만 이들은 엄밀히 ‘탈북민’도 아니어서 새로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면서 “사단법인 세이브NK는 이들 중도입국 탈북청소년의 문제를 조명하고자 중국 현지 촬영 등 이들의 스토리를 따라가, 탈북여성, 제3국 출생 청소년, 제3국 지역 주민들을 직접 만나고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봄으로써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중도입국 탈북청소년과 탈북여성의 고통과 희망 등 소외된 그들의 삶을 조명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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