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작가 ‘아흐마드 자키 안와르’의 페인팅, 오는 4월 국내 첫 선
말레이시아 작가 ‘아흐마드 자키 안와르’의 페인팅, 오는 4월 국내 첫 선
  • 김나희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3.2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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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를 통해 내면을 탐구하는 아흐마드 자키 안와르만의 작품 전시

말레이시아 미술계의 거장 아흐마드 자키 안와르(AHMAD ZAKII ANWAR)의 작품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여진다. 오는 4월 3일부터 28일까지 삼청동 백아트 갤러리에서 열리는 ‘내 그림자의 그림자(My Shadow’s Shadow)展’이 그 주인공.

아흐마드 자키 안와르는 말레이시아의 국민화가로 불리는 순수미술 작가로 무슬림이면서 종교에 편향되거나 현대미술의 경향에 휩쓸리지 않고 25년간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꾸준히 지켜오고 있다. 작가는 주로 인체의 누드나 종교적으로 금기시되는 상징적인 이미지를 소재로 작업한다. 또한 예술이라는 여정을 통해 인간과 동물의 내면에 깊숙이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발굴하며 이를 그려낸다. 아이콘이나 기호 및 우화들을 작품에 사용하기도 하며 도시 생활의 영적 또는 형이상학적 측면에 사로잡혀 있는 것도 그만의 작품세계 특징이다.

아흐마드 자키 안와르에 있어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에게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그의 예술적 여정의 지표가 되었다. 작가의 작품 중 <Nothing To Say>, <Nothing To See>, <Nowhere To Go> 등에 등장하는 남자들의 얼굴은 모두 담배 연기로 가려져 있는데, 작가는 지난 1995년 싱가포르에서 친구의 차를 빌려 운전하면서 담배를 피웠다는 이유로 친구와 크게 싸운 후 담배 피는 사람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이후 <Thank you for smoking>, <Anonymous>라는 작품을 탄생시켰고,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 된 연작인 <The Smokers>를 그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의 마지막 수채화인 <Nothing To See>도 만나볼 수 있다. 이 작품 속 세 개의 화면에 각각 그려진 담배 연기로 얼굴이 가려진 남자의 모습과 성냥개비, TV는 일종의 상호관계를 맺고 있다. 성냥개비는 마치 화살표처럼 사물과 인물을 연결시켜주는 중간역할을 해주는 동시에 불을 매개한다. 이는 탈 것이 없다면 불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타버린 성냥개비가 갖는 은유는 이 연작을 해석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이처럼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이러한 은유 방식으로 생명을 얻는다. 그가 그리는 모든 이미지는 내면성을 암시하며, 그는 그림을 그리며 그의 신념, 삶에 대한 이해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하였다. 예술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에게 의문을 제기하고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인 것이다.

이번 전시회를 주최하는 백아트(BAIK ART)의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이슬람 신도로 살면서 신을 알기 전에 예술을 통해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신에 대해 먼저 탐구하고자 하는 아흐마드 자키 안와르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며 “이번 전시회에서 관람객들 스스로 작가의 내면 속 은유를 찾고 풀어보기를 추천한다”고 전했다.

한편, 백아트는 미술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및 동북아시아의 미술에 오래 전부터 관심을 두어 14년간 현지 작가들과 작업해오고 있으며,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한 작가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중시하며 일반 상업 갤러리와는 차별화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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