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실패만 하는 성과 없는 직원, 월급 주기 아깝지 않습니까!”
아마도 이 물음에 고개를 끄덕거리지 않을 기업 오너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요즘 세상이 어떤 곳인데!?”
시쳇말로 뭐 터지는 기업 환경 속에서 회사의 존망이 불면증의 원인이 되는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잠 못 드는 밤, 성과는 제대로 보여주지 않으면서 불만만 쏟아내는 직원이라면 한밤중 진한 커피보다도 더한 숙면의 적이다. 토마스 에디슨이 1,200번 실패 끝에 전구를 발명했다는 얘기도, 청소기업체 다이슨의 창업자가 5,126번 실패 끝에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를 개발했다는 이야기도 전혀 위안이 되지 않는다. “도대체 자네는 언제 성공을 보여줄 텐가~!”
그러나 이 책의 저자 조태룡에 의하면 ‘실패야말로 성공의 어머니’다. 이 흔한 격언을 굳이 꺼내든 이유는 바로 그의 삶이 그 진실성을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세대 금속공학과 출신의 대기업 사원에서 종신보험 계약 건수 1위의 보험왕으로 변신.
보험업계의 레전드에서 프로스포츠계의 최고 스타 CEO로 또 한 번 변신.
마흔다섯 살에 돈을 벌기 위한 삶을 종료하고 미련 없이 새로운 삶의 가치를 찾아 프로스포츠계로 진출.
파산 직전의 넥센 히어로즈를 흑자로 돌려놓고 그것도 모자라 한국시리즈까지 진출시킨 사람.
강원도의 2대 애물단지 중 하나로 불리던 프로축구단 강원FC 대표로 취임해서는
8개월 만에 1부 리그 승격의 기적을 만들어낸 남자.
평생 동안의 면도 시간 37일을 아끼기 위해 제모 시술을 받았고, 보험 세일즈를 할 때는 시간과 체력 비축을 위해 유명 연예인이나 타고 다니는 스타크래프트 밴을 굴리기도 했다. 죽을 만큼 일한 뒤 나오는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진짜 죽을 듯 일하다가 임파선암이라는 죽을병에 걸리기도 한다. 두 차례 대수술 끝에 그는 성대의 절반을 절제했고 오른쪽 머리끝부터 어깨까지는 아직도 감각이 없다. 이처럼 평범하지 않은 이력을 가진 그는 말한다.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었다’는 서정주 시인의 말처럼, 자신을 키운 것도 “9할 5푼의 실패였다”고 말이다.
먼저 그를 ‘보험왕’으로 밀어올린 비결은 무엇일까? 성공 건수의 19배에 해당하는 수많은 거절이었다. 2,000명의 고객과 접촉해서 1,900번의 거절을 당해야 100건의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보험왕 조태룡을 만든 것은 타고난 특별한 능력이 아니었던 것. 실패를 각오하고 무수한 시도를 거듭한 끝에 얻어낸 적은 수의 성공이었다.
‘실패의 성공학’이라고나 불려야 할 이 비결은 그가 프로야구단 넥센 히어로즈의 단장으로 취임했을 때 또 한 번 발휘된다. 경영 위기에 몰린 구단을 위해 100개의 스폰서를 유치하고자 했고, 이 과정에서 2000개의 기업을 접촉한 끝에 마침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 문전박대와 임원들의 개인보증까지 요구한 기업들과의 사투 끝에 얻어낸 결실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 과정에서 중요한 발견을 하게 된다. 즉 우리가 어떤 일을 시도할 때 거둘 수 있는 성공 확률은 대부분 시도 횟수의 5퍼센트에 해당한다는 ‘경험칙.’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조태룡의 성공 비결, “5퍼센트 법칙”이 바로 그것이었다.
일견 터무니없이 낮은 성공 확률로 보이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실패의 횟수가 늘어날수록 성공의 파이도 커진다’는 것. 예컨대 어떤 사람이 2000번 시도해서 100번의 성공을 거두는 것과, 20번 시도해서 1번의 성공을 하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그가 만끽할 성공의 맛에도, 그가 차지할 조직 사회의 서열에도 엄청난 차이가 있으리라. 결국 우리에게 절실한 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접고 시도에 시도를 거듭하는 일이다. 거기서 얻을 5퍼센트의 성공이 기업과 나의 운명을 바꿀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쯤에서 조태룡식 ‘실패의 성공학’이 ‘시도의 성공학’, ‘도전의 성공학’으로 변모하는 순간을 목도하게 된다.
1941년, 영국의 정치가 윈스턴 처칠은 모교인 ‘해로우 스쿨’의 졸업 축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포기하지 마라!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2차 세계대전의 참화 속에 고통 받는 영국 국민을 향한 감동어린 연설이었다.
이 연설을 5퍼센트의 법칙에 적용하여 번역한다면 어떤 내용이 될까? 아마도 “실패가 두려워 시도하기를 포기하지 마라! 절대로, 절대로!”쯤 되지 않을까?
기업의 오너들이 월급 주기 아까운 직원은 실패하는 직원이 아니다. 실패와 질책이 두려워서 고만고만한 실적에 안주하고 아무 시도도 하지 않으려는 직원, 자리 지키기에나 몰두하는 직원이다. 혹은 직원들의 그런 태도를 만들어내는 기업 문화가 진짜 문제인지도 모른다.
세계적인 펌프 회사 그런포스의 라스 에네볼드센 부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직원들에게 성공을 강요하면 안 된다. 이들이 리스크를 기꺼이 감수할 수 있을 때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할 수 있다. 프로젝트가 실패하더라도 리더가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선 안 된다. 리더가 혁신을 원한다면 직원들이 스스로 일어서고, 자발적 노력을 할 수 있도록 직원을 믿어야 한다.”
자, 이제 ‘성공을 보여달라’ 대신에 “시도해라, 도전해라! 실패는 내가 책임진다”고 말하는 사장님이 돼보는 건 어떨까? ‘안전하게 실패할 수 있는 자유’를 허하는 것이, 오늘의 정글 같은 경영환경은 물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건너는 뗏목이 될 수 있을 터이니 말이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평균 수명 100세, 평생 5~6가지의 직업을 가져야 하는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이런 다(多)직업의 시대에 수많은 모색과 실패야말로 더욱 필수불가결한 일이 될 것은 불문가지. 그러므로 이 책의 저자 조태룡의 말은 더욱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미 다 이야기했지만 스포츠에 뛰어들어서도 수없이 터지고 깨지는 경험을 했고요. 저는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것입니다. 도전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 부딪히라고 젊은이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더 많이 도전하고 시도하고 그리고 깨져라! 5퍼센트의 기적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조태룡식 인생 경영학의 진수는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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