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명성 되찾은 미래형 미국차 세계 자동차 업체 긴장시키다
옛 명성 되찾은 미래형 미국차 세계 자동차 업체 긴장시키다
  • 미래한국
  • 승인 2015.03.02 1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이변

미국 자동차. 한국에서는 덩치 크고 기름 많이 먹는 비효율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말이 잘 맞지 않을 것 같다. 지난 1월 13일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보면 그렇다.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GM은 ‘캐딜락’ 브랜드를 통해 미래형 미국차를 선보였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캐딜락 CTS-V. 캐딜락 CTS는 중형차 크기의 평범한 세단이다. 하지만 이 CTS-V는 다르다.

▲ CTS-V

GM의 대표적인 스포츠카 콜벳의 트림 중 상위모델인 ZO6에 들어가는 6.2리터 LT4 슈퍼차저엔진을 장착해 640마력, 87.3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보통 토크가 20kg/m 안팎인 국산 중대형 세단과 비교하면 가속하는 힘이 4배나 되는 셈이다. 0~100km/h 가속에 걸리는 시간은 3.7초, 최고 속도는 322km/h에 달한다.

일반적인 독일제 스포츠카의 경우 0~100km/h 가속에 걸리는 시간이 5~6초대 사이다. 차값이 2억 원을 훌쩍 넘어가는 호화 스포츠카들 중에서야 4초대인 차량들이 군데군데 보이는 수준이다. 반면 캐딜락 CTS-V의 가격은 1억 원 남짓하다.

그렇다고 서스펜션이 단단해 오래 탈 수 없거나 멀리 주행하기 어려운 것도 아니다. GM이 특허를 가진 서스펜션 조절장치 ‘마그네틱 라이드 콘트롤’을 적용해 평소에는 일반 세단과 같은 승차감을 보여준다.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또 하나의 ‘핫 모델’은 ‘2016년형 포드 GT’였다. 포드 GT. 단순한 경주용차가 아니라 미국인들에게는 미국 자동차 100년 역사의 자랑으로 꼽히는 차다.

1960년대 초반 포드는 유럽 자동차 업체의 약진과 자동차경주산업에의 진출을 위해 페라리와 손을 잡으려 한다. 하지만 페라리는 포드의 제안을 냉정하게 뿌리친다. 이에 자존심이 상한 포드가 ‘타도! 페라리’라는 구호 아래 만든 레이싱카다.


세계 언론 사로잡은 신형 포드 GT

이렇게 등장한 포드 GT40은 1966년 자동차의 내구성을 가장 잘 드러낸다는 ‘르망 24시’ 레이스에 출전, 이후 1969년까지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다. 페라리의 콧대를 납작하게 만든 것은 물론이다.

포드는 창업 100주년을 맞아 2002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GT 컨셉카를 선보였다. 2004년 ‘신형 포드 GT’가 15만 달러에 출시됐다. 트윈 스크롤 슈퍼 차저를 장착한 5.4리터 V8 엔진은 557마력,69.1kg/m의 토크를 뿜어냈다.

크기도 작은데다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 섀시를 사용해 무게도 가벼웠다. 0~100km/h 가속에 걸리는 시간은 3.6초, 최고 속도는 330km/h나 됐다.

▲ 포드 GT

이 때문에 2005년 포드가 GT를 내놨을 때 전 미국인이 환호했다. 하지만 연비가 1리터 당 평균 3km 수준인데다 운전도 쉽지 않아 유럽 등에서는 별 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 결과 2년 동안 4038대가 생산된 뒤 2006년 단종 됐다. 더 이상의 생산은 없었다. 그런데 2015년 나타난 포드 GT는 세계인들이 생각하는 미국차가 아니었다.

기존의 8기통 엔진 대신 6기통 3.5리터 배기량의 가솔린 엔진에 터보 차저 2개가 장착됐고 변속기는 미국인이 좋아하는 수동이 아니라 최첨단 전자 기술을 적용한 듀얼 클러치 방식의 자동으로 바뀌었다. 출력은 물론 연비도 과거에 비해 월등히 좋아졌다.

디자인 또한 1966년형 포드 GT의 DNA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미래지향적인 요소를 극대화했다. 이 같은 신형 포드 GT가 모터쇼에 등장하자 세계 언론의 시선이 모두 여기로 쏠렸다. 졸지에 온갖 이벤트와 신형 컨셉카를 내놨던 일본, 한국 자동차 업체는 ‘닭 쫓던 강아지’ 꼴이 돼 버렸다.


미국, 저유가·신기술로 승부수

신형 포드 GT와 캐딜락 CTS-V가 주목을 끌자 덩달아 이들 브랜드의 다른 신차들에도 관심이 쏠렸다. 미국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픽업트럭’인 포드 F-150 SVT 랩터나 미국을 대표하는 머슬카 ‘머스탱’의 레이싱 버전인 GT350R 등도 덩달아 화제가 됐다.

GM과 포드가 2015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과거에는 보지 못했던 모습을 선사하며 유럽과 일본 자동차 업체들을 겨냥해 선전포고하자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지난 3~4년 사이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나라는 중국이었다. 하지만 양적인 부분보다 질적인 부분으로 보면 미국은 여전히 자동차업체들이 외면할 수 없는 시장이다. 연간 1600만 대가 팔리는 것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비싼 차들을 가장 많이 사들이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

게다가 1980년대 일본차의 약진을 시작으로 미국 자동차시장은 해외 자동차업체들이 돈을 버는 곳이었다. 특히 일본 도요타, 혼다, 스바루, 독일의 BMW, 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등은 상당 부분의 영업이익을 미국 시장에서 거둬왔다.

하지만 2015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GM과 포드라는 양대 거인이 재기를 선언하자 일본과 유럽 자동차업체들은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한국 자동차업체? 미국 시장에서 제대로 선전하려면, ‘싼값의 차’가 아니라 제대로 된 성능과 안전성으로 무장한 뒤에 도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전경웅 객원기자 enoch2051@hanmail.net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