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인터뷰] 남주홍 교수 “北 전쟁 위협이 선거 개입 본질, 남남갈등 경계해야”
[미래 인터뷰] 남주홍 교수 “北 전쟁 위협이 선거 개입 본질, 남남갈등 경계해야”
  • 인터뷰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24.02.1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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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 사진  정연호  미래한국 객원기자

4월 총선을 앞두고 북한의 대남 공세가 심상치 않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선거 개입을 우려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상태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무슨 목적으로,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선거 개입을 하려는 것일까. 국정원 1차장을 지낸 남주홍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석좌교수를 <미래한국>이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북한 도발이 좀 심상치 않은데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고 제가 쓰는 용어로 ‘예고된 현실’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북의 대남정책에는 일종의 패턴이 있거든요. 사이클이 있어요. 다만 우리 정치권 변화하듯이 업앤다운이 있는 게 아니고 항상 선거 전에 북한은 자극적인 행동을 해 왔습니다.

문제는 그 내용이 과거에는 단순히 북풍이니 남풍이니 하며 치고 빠졌는데 이제는 아예 드러내놓고 핵 공갈과 미사일 협박을 동시에 진행합니다. 이미 핵실험을 하고 핵무장과 실전 배치까지 완료한 상태에서 선제공격까지 공언을 했으니 훨씬 강도가 세다, 그래서 위험이 좀 높다고 보는 것이죠. 또 내외적인 원인이 있습니다. 과거에 외적 원인은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중국과 러시아의 일종의 전략적 협력 관계가 강화되는 상태에서 나왔기 때문에 자칫 이러다가 사고 나는 게 아니냐는 측면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김정은의 지금 심리 상태가 상당히 초조하다는 것입니다. 어린 10살짜리 딸을 후계자로 옹립하려는 움직임 자체가 상당히 심적으로 급박한 상태에 놓여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김정일이 후계자가 됐을 때에 비해 훨씬 서두르고 있고 또 김정은이 본인이 후계에 옹립됐을 때에 비해서도 훨씬 속도가 빠르다는 것들은 내부적으로 무슨 사정이 있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어려워진 경제 사정이라든가 말이 좋아 전쟁 공갈 협박이지, 전쟁 준비가 돼 있다고 자기들도 자신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죠. 경제 사회적인 측면에서 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이번 도발은 과거하고 좀 특이하게 고강도, 긴박성, 그리고 우발성까지도 배제하기 어려운 성격이라 조심스럽고 어떤 의미에서는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이 됩니다. 

남주홍 교수가 2023년 3월 한국자유총연맹 고문으로 위촉됐다.
남주홍 교수가 2023년 3월 한국자유총연맹 고문으로 위촉됐다.

북한의 의도는 ‘전쟁이냐 평화냐’

- 선거를 앞둔 북한의 도발은 보수 여당에 유리하지 않을까요? 

양면을 모두 봐야 합니다. 우선 제가 보기에는 좌파한테 힘을 실어주는 목적이 강해요. 북한 공작 지도부 입장에서 윤석열 정부를 도와줄 일을 하겠습니까? 오히려 좌파에게 힘을 실어주는 일을 하려는데 문제는 지금 말씀하신 대로 대남공격 협박 위협이 가중될수록 오히려 보수가 단합할 수 있거든요. 쉽게 말하면 부작용도 생각했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지금 그들 나름대로 판단하는 것은 한국 좌파가 옛날 좌파가 아니라는 겁니다. 조직화, 세계화 돼 있고 뿌리가 광범위하게 늘어났습니다. 

예를 들어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개딸이라는 세력이 국민 여론의 30%를 점유하고 있어요. 과거에 못 보던 현상입니다. 그리고 지난 대선 결과도 0.7% 차이밖에 나지 않습니다. 우리 언론, 여론 환경이 굉장히 좌우로 분열돼 있다는 것을 감안했을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일을 전쟁이냐 평화냐 프레임으로 끌고 가면 보수가 단합하는 것보다 좌파의 선전 선동이 더 빨리 먹힐 수가 있다는 판단을 북에서는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2010년 천안함 폭침 때 나타난 교훈이거든요. 천안함 폭침 석 달 후에 지자체 선거가 있었는데 오히려 야당이 이겨버린 겁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요? 국민들이 전쟁 불안감에 시달리면 우파가 단합하는 속도보다 좌파가 선전 선동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체험 학습으로 느끼는 거죠. 그렇다면 그렇게 나오는 겁니다. 
 

- 그러니까 북의 전략은 전쟁이냐 평화냐는 이슈 속에서 윤석열 정부가 북한에 대해 이렇게 적대적으로 하니까 전쟁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라는 선동이 목적이라는 말씀이죠? 

바로 그거죠. 문재인 정부가 잘했든 못했든 좌파 정부에서는 그런대로 평화 구도가 유지됐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이것을 다 깨버렸다는 겁니다. 이러한 책임 전가에 관한 선전 선동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자기들이 체험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죠. 여기에 하나 덧붙여 설명해 드리고 싶은 것은 최근 북한의 대남공작 기구가 통폐합되고 조평통도 없애고 금강산 관광총국도 없애고 하는데 저는 이 문제를 오랫동안 다뤄온 사람 중에 한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하나가 있어요. 

이것은 대남공작을 중단하는 게 아니에요. 불필요한 부분에 내적 통폐합을 우선 단행해서 핵심 기능은 정찰총국으로 다 흡수해 놨습니다. 그렇게 하고는 ‘우리는 대남공작을 안 한다’ ‘남조선을 이제 우리는 남으로 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는 것입니다. 즉 우리는 같은 민족 아니다, 그래서 통일도 안 한다는 것이죠. 

따라서 ‘우리는 우리 식대로 산다’는 인상과 ‘대남공작 선전 선동을 안 한다’는 이미지를 던짐으로써 남조선도 대북 공작하지 말라는 반대급부를 유도하는 것입니다. 북이 지금 대남방송을 안 한다고 해서 정찰총국에서 대남공작이 중단되는 게 아니에요. 더 경화되고 더 지능화되고 더 광범위하게 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이를 우리 국민들이 착각하면 안 됩니다. 
 

- 말씀하신 대로 북한이 남한에 대해 대한민국이라는 공식 호칭을 쓰기 시작했고 최근 핵 선제공격 얘기도 꺼내고 있습니다. 진짜로 군사적 충돌을 일으키려고 하는 것일까요?

이것도 참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우선 북한이 우리를 대한민국이라고 부르고 통일 대상이 아니고 제1 주적이고 무슨 교전 대상이라고 하는 이유는 당장 한 판 붙자는 게 아니라 남한에 대해 적대시하는 것에 명분이 있다는 것입니다. 즉 북한이 남한을 동족으로 생각하면 전쟁은 동족상잔이 되니까 남한은 남의 나라라는 것입니다. 핵 미사일 공갈 협박에 대한 명분을 실어주는 겁니다. 

‘우리가 동족에게 핵을 쓰겠는가’ 이 얘기를 김정일이가 살아 있을 때 여러 번 했어요. ‘이건 대미 협상용이다. 미제의 발목을 잡기 위한 것이다. 설마 남조선한테 우리가 핵무기를 쓰겠는가’ 이런 말들은 전통적인 북한의 대남 선전 선동의 명분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명분을 폐지해 버리고 필요하면 선제적으로 쓰겠다 그러면 남조선은 동족이 아니라는 등식이 성립합니다. 

통일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1 교전국이니, 주적이니 하는 표현에 정확한 합리성을 부여하기 위해 그런 표현을 쓰는 것이죠. 북한에서 헌법보다 높은 노동당 규약에는 분명히 처음부터 남조선은 적화 대상이고 해방 대상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것은 김일성 때부터 있는 거예요. 대남 노선은 변함이 없습니다. 

남주홍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석좌교수(우)와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좌)이 대담하고 있다.
남주홍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석좌교수(우)와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좌)이 대담하고 있다.

북한, 오판에 의한 우발적 도발 가능성 높아

- 만약 정말로 북한이 모험주의적으로 도발을 한다면 어떤 형태가 될 수 있을까요? 

이 분야에 대해서는 제가 오래 전부터 자신 있게 한 표현이 있습니다. 조선인민군은 과연 지금 전쟁을 아무 때나 결심할 수 있는 상황인가?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오래된 지론입니다. 최근 국방장관이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표현을 쓴 적이 있거든요. 제가 30년 전부터 한 얘기입니다. 

전쟁을 하려면 싸울 수 있는 당정군, 전후방의 사기가 충천한 상태에 있어야 하죠. 남녀노소가 모두 손잡고 싸워 이길 수 있다는 결전 의지가 분명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그들의 입장에서 지금 조선인민군이 우리 대한민국과 싸운다는 것은 한미 연합작전 체제하고 싸운다는 뜻입니다. 그들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겠습니까.

전쟁의 기회 구조도 중요합니다. 기회라는 것은 국제사회 분위기가 자신들한테 유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중국과 러시아가 제2의 6·25를 획책하라고 북한을 충동질 시킬까요? 뜯어 말리는 판이에요. 그것이 국제사회의 분위기인데 북한이 지금 우리와 단독으로 싸우는 게 아니고 사실상 국제사회하고 싸우는 전쟁을 하겠는가 말입니다. 

그렇다면 왜 지금 북한은 저렇게 나오는 것일까요. 지금 북한군, 즉 조선인민군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왜 떨어져 있는가? 수십 년간 전쟁 준비 독려를 당하다 보니 피로증이 와 있는 것이죠. 과연 군수보급이 제대로 되고 있느냐는 겁니다. 전쟁하려면 물자가 이동해야 되는데 지금 북한의 철도 상황을 보세요. 전력과 항만 상황을 보면 답이 나오죠. 우리가 기본 첩보로 다 보고 있습니다. 250개까지 전쟁 징후 목록을 가지고 북한의 전후방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불가능합니다. 

그래도 북한에는 핵과 미사일이 있지 않느냐고 하는데 핵을 사용한다는 것은 소위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는 시스템이 끝나버린다는 뜻이에요. 정권 붕괴가 아니고 북한이 없어져버립니다. 문제는 ‘늑대소년 증후군’입니다. 남한을 때린다, 때린다 했다가 안 때리면 김정은의 체면은 뭐가 되고 야전의 조선인민군 사기는 어떻게 되는가? 

하다못해 찌르고 나오더라도 치고 빠져라. 제2의 천안함, 제2의 연평 포격, 제2의 지뢰, 제2의 뭐든지 간에 하다못해 게릴라 침투까지 포함해서 드론 공격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죠. 이렇게 북한이 늑대소년 증후군의 강박증에 빠져 한 번은 우리가 속칭 ‘뽄때’를 보여야 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당정군의 사기를 위해서라도 치고 빠진다고 합시다. 하지만 과연 그 후에 일어나는 우발 진행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그들은 생각할까요? 우리가 위기관리 능력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에스컬레이팅되는 위기관리 능력이 조선인민군에게 있는가? 김정은의 심리 상태로 봤을 때 저는 이게 상당히 불안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연합작전 체제입니다. 우리가 마음대로 해도 미국과 손발이 맞아야 돼요. 더욱이 대한민국은 국민이 주인입니다. 국민이 과잉 대응하지 말라고 하면 여론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어요. 따라서 치고 빠짐에 우리도 같이 맞대응 할 수는 있으나 원점 타격을 넘어서는 확전을 기도할 수는 없는 겁니다. 

따라서 양쪽을 놓고 봤을 때 우발 사태 가능성은 북쪽의 오판에 의해 대단히 높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러나 전반적으로 봤을 때 싸워 이기고 생존할 수 있다는 논리로 본다면 북의 도발은 불가능합니다. 
 

- 바이든의 대북정책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바이든의 대북정책이 새로운 것은 아니에요. 영어로 말하면 원상회복입니다. 쉽게 말하면 즉 비정상의 정상화, 비상식의 상식화예요. 한미동맹이 있고 연합작전 체제가 있는데 왜 실전 훈련을 안 하는가? 

첫째, 이제 한미 연합훈련을 다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둘째, 한미동맹의 키워드는 군사동맹입니다. 군사동맹이라면 연합 체제가 있는 것이고 핵우산이 있는 것인데 핵우산을 말로만 했다가 잘못되어 한국이 핵무장한다고 하면 어떡하겠습니까. 결국 핵우산을 구체화, 실전화시키는 거죠. 따라서 미국의 전략자산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독 작전을 하려면 방어를 넘어선 보복을 해야 하는데 보복력은 모두 미군이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 F22와 F35 전투기가 필요하고 항모가 들어와야 합니다. 그러한 보복력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이를 확충하려면 국방비는 천문학적으로 올라갑니다. 한국군 국방비의 태반은 인건비이고 운영 유지비죠. 운영 무기를 교체하고 팔로업을 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셋째,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북한의 핵입니다. 북한이 핵무장 했으니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전시작전권을 한국군이 가져가면 핵무장은 불가피합니다. 그리고 현재 국방비가 1.5배 더 들어갑니다. 현재 군대도 병력이 모자라는데 돈도 없고 첨단 무기체계도 없으면 어찌 되겠습니까.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도 검토해 보고 생각을 바꾼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을 일본이 가장 잘 활용하고 있지요. 그것이 용미론입니다. 미국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국방비가 줄어들고 국방비가 줄어드니까 일본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게 된 것입니다. 독일도 그렇게 용미 전략을 사용해서 통일을 이룬 것입니다. 

현재 중국군은 산동반도의 레이더를 통해 대한민국을 샅샅이 보고 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자주국방을 하자는 말은 이치에 안맞죠.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도 사드 문제를 딜레이 했다가 깨달은 것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생각을 바꿀 수 밖에 없었죠. 전시작전권을 가져온들 해결이 안 되는 문제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은 전작권 이양을 유보시키는 조건으로 한국에 핵무장을 허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남한이 핵무장을 하면 중국과 일본이 가만 있지 않겠죠. 미국은 그러한 문제 때문에 한국에 핵우산을 작전계획에 넣은 것입니다. 그것이 워싱턴 선언이고 캠프 데이비드 정신입니다. 

윤석열 정부, 여유를 갖고 북한 대해야

- 윤석열 정부의 대북안보와 국방정책을 어떻게 보십니까. 

저는 방향은 맞다고 봅니다. 지금 윤 정부에 들어가 있는 참모들에 대해 제가 잘 알지만 좋은 분들입니다. 윤 대통령이 방향은 정확하게 잡았는데 너무 서두른다는 인상을 주면 안 됩니다. 가령 바이든 이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문제와 같은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전체의 흐름을 봐야 합니다. 

북한에 지금 김정은이 저렇게 거친 표현을 쓰는 것과 김여정이 나서서 군사적 문제를 언급하는 것에서 북한군의 상황이 엉망이라는 점을 알 수 있어야 합니다. 과거에는 없는 현상인 것이죠. 최소한 김영철 정도가 나와 이야기할 것을 김여정이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현재 북한군 내부가 대단히 경직되어 있다는 것이죠. 만일 북한이 남한을 무력으로 도발했다가 몇 배로 보복을 당하면 그 책임을 누가 어떻게 지겠습니까. 그러니 모두 복지부동하고 명령만 따르겠다는 계산인 것이죠. 보복전이 확전으로 가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는 자신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의 대북 안보 정책 평가를 할 때 우리가 과거와는 다르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은 좋지만 특별히 맞대응을 강조하는 언행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북한이 서울 불바다를 말하니까 우리가 평양은 피바다라는 식으로 나가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참모들이 조금 톤다운할 필요가 있습니다.
 

- 중요한 이야기는 대략 논의가 된 듯합니다. 혹시 강조하실 말씀이 있다면? 

통일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했는데 사실 저는 거기에 반박한 최초의 사람입니다. 통일은 대박이 아닙니다. 통일은 어떤 점에서는 대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당시 박 대통령의 참모들에게 말했습니다. 대박이라는 것은 굴러 떨어져 오는 호박을 말하는 것이다. 

온갖 기대를 갖고 부푼 가슴으로 통일을 대한다면 그것은 햇볕 정책과 다를 것이 없게 된다. 결국 감나무 밑에서 입을 벌리고 있게 되는 상황인데 독일의 경우, 통일은 결과적으로 대박이었지만 과정은 대란이었습니다. 

통일은 예고된 혼돈입니다. 혼돈의 터널 속에서 통일은 대박인 것입니다. 만일 이를 무시한다면 통일이 대박이라는 인식 하에서 전쟁이냐 평화냐고 하면 전쟁은 죽게 됩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통일은 위기관리 과정의 논리적 결과라는 것입니다. 위기관리 주도권을 가진 자가 통일의 주도자입니다. 그런데 현재까지는 북한이 이 통일의 주도권을 갖고 있습니다. 핵카드를 가지고 핵전쟁을 들먹이며 핵정치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북한이 핵카드를 손에 든 채, 우리에게 정상회담을 하자고 하면서 핵실험 안할테니 9·19 합의 복원하자고 하면 어떻게 됩니까. 

핵정치가 핵의 진정한 무서움입니다. 따라서 관련 공직자들은 말을 신중하고 조심해야 합니다.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을 북한이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치밀한 계산 같은 것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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