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진영에 인터넷방송 붐이 일고 있다.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1인 미디어와 대안매체들이 속속 생기면서 기존의 주류 언론이 해오던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의제 설정 역할까지 대체해 가는 모양새다. 특히 대통령 탄핵 정국과 관련해, 신문 방송 등 주류 매체가 보이는 침묵의 카르텔을 깨는 고발과 감시 기능까지 더해 새로운 대안과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 유튜브 플렛폼을 기반으로 인기리에 방송 중인 우파 팟케스트방송들. 1. 정규재TV 2. 신의 한수 3. 윤창중의 칼럼세상 TV 4. 배나TV 5. JBC까 6. 정미홍 진정방송 TNJ TV / 유튜브 캡처 |
지난 1월 25일 직무정지 중인 박근혜 대통령을 단독 인터뷰 한 정규재TV는 대표적 1인 미디어이자 성공 모델로 꼽힌다.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이 운영하는 정규재TV는 지난 2012년 2월 13일 유튜브에 처음 업로드 방송하며 소박하게 출발한 이후 최근 방송 5주년을 맞았다.
15일 기준으로 유튜브 조회수는 약 5000만 건, 자체 홈페이지는 1520만 건에 이른다. 자체 콘텐츠로 간판 프로그램 ‘정규재 칼럼’을 비롯해 ‘오정근 교수의 경제산책’, ‘황성욱 변호사의 문제판결 감시’, ‘허원순의 칼럼과 미리보는 한경’, ‘자유세상 초대석’ 등이 마련된 가운데, 하루 방문자 수 최대 50만 가까이 달하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기성 언론 타락이 대안매체 인기 돌풍
이 방송의 호스트인 정규재 주필은 정규재TV의 인기 몰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정 주필은 “꾸준한 심층 보도와 거짓 없는 진실된 보도”를 이유로 꼽았다. 그는 “정규재TV는 환율 문제 등 일반 경제 문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해왔고, 또 그리스 재정위기나 트럼프 현상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등 기존 언론이 전부 엉터리 보도를 해온 것과 다르게 정확한 분석과 함께 거짓된 보도가 없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인기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애국 팟캐스트를 자처하는 ‘신의한수’(대표 신혜식)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두드러진 활약으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슈와 애국진영 태극기 집회가 있는 현장을 찾아가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하며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Jtbc 태블릿 PC 보도 관련 심의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벌어진 이른바 ‘방통심의위 사태’ 당시, 목동에 위치한 방송회관 1층 로비를 점거하며 농성 시위를 했던 시민들의 농성 현장을 찾아가 생중계로 전하는 등 역할을 했다.
기존 신문 방송이 외면하면서 그대로 묻힐 뻔했던 태블릿 PC 조작보도 의혹을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꺼내게 된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다양한 이슈와 화제의 인물이 출연하면서 현장감 있는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는 게 특징이다.
거의 매일 업로드 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적게는 수만 회에서 많게는 수십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친형인 이재선 씨 부인이 출연한 ‘성남시장 이재명의 실체를 폭로한다’ 방송분은 조회수 50만을 훌쩍 넘기며 큰 화제를 모았다.
오랫동안 애국현장을 누벼온 ‘참깨방송’(대표 김종환)’도 우파진영에 잘 알려진 1인 미디어이다. 국민행동본부를 비롯한 애국진영의 강연회나 집회 영상을 담아 전달하고 있다. 2008년 10월 중순 손바닥만한 캠코더 하나로 시작해 떼법의 현장에 출동해 현장을 고발해온 참깨방송은, 올해로 어느 덧 9년차에 이른다.
중견 미디어로서 우파진영의 깨소금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09년 이른바 용산사태 당시 밤마다 현장에서 열리는 촛불데모를 동영상에 담아내 주목받았다.
북한 관련 콘텐츠와 이춘근 박사(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의 국제정치학 강의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배나TV’도 전문매체로서 인기를 끌고 있다. ‘배우고 나눈다’라는 뜻의 머리글자를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는 배나TV는 ‘탈탈탈’, ‘몰랐수다 북한수다’ 등 북한 관련 콘텐츠가 북한 정보에 목마른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가운데, ‘이춘근의 국제정치’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이춘근 박사가 고정 출연하는 ‘이춘근의 국제정치’는 국제정치에서 한국이 처한 냉정한 현실을 짚어 마니아까지 형성되는 등 인기가 높다. 국제정치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일목요연하게 다뤄 국제정세에 어두운 시청자들의 ‘우물안 개구리’ 신세 탈출을 돕고 있다.
이 밖에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시사 종합 평론을 위한 정론직필, 정론직언의 방송-대한민국 국가중심세력의 정신적 거처”를 표방하는 윤창중칼럼세상TV도 주목받고 있다.
뉴스타운 대표이사 겸 애국 태극기집회 사회자로 유명한 손상대 대표의 ‘JBC까’ 방송도 정치사회 현안에 대해 솔직하고 직설적인 입담을 자랑하며 최대 수십만 건의 조회수를 자랑하는 유튜브 인기방송으로 자리 잡았다.
이 밖에도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의 진정방송이 다양한 기획과 프로그램은 본격적인 방송 채비를 갖추고 있고, 애국채널snsTV, MFN 엄마방송 등 다양한 소규모 미디어들도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보수 유권자들 대안매체로 관심
이렇듯 전에 없는 우파진영 1인 미디어 및 대안매체 활성화 현상은 어떻게 봐야 할까? 탄핵 정국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기성 미디어가 보수 유권자의 관심을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탄핵 정국에서도 자유한국당보다 더 오른쪽에 위치하는 유권자들에게는 그런 쪽 시각을 대변하는 매체가 없다고 느꼈을 수 있다”고 했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이른바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보수 언론이 냉정한 관찰자 워치독(watch dog)의 위치를 포기하고 직접 선수로 뛰는 바람에,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할 통로를 잃어버렸다는 취지의 시각이다.
1인 미디어를 직접 성공시킨 경험자로서 정규재 주필도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정 주필은 “기존의 종편과 기성 미디어들은 연일 엉터리 주장으로 도배질하다 시피 보도하고 있다. 가령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과 같이 언론이 시뮬라시옹 즉, 진짜보다 더 진짜처럼 구성된 가짜의 세계를 집단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라며 “광우병과 메르스, 각종 인사청문회 날조 보도, 문창극 동영상과 같이 심지어 악의적인 편집까지 횡행하면서 우리 사회가 쓰러지기 직전의 세월호처럼 휘청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언론 현상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이 되었다”며 “이 때문에 진실한 뉴스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다른 매체를 찾게 된다. 또 옳은 각도에서 해설을 해주는 것이 필요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현재 속속 등장하는 1인 미디어와 대안매체는 한시적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보일 수 있을까? 전문가들의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아 보인다. 대중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기에는 확장성과 시장의 한계가 있고, 전문성과 경쟁력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의 포화와 한계, 타개책은 전문성 확보
한규섭 교수는 “어차피 1인 미디어는 지상파와 다르게 결국 대다수의 시청자나 청취자를 대상으로 하기보다 특정한 시장을 목표로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곧 시들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한 교수는 “(정치적 분야) 시장의 가운데는 이미 지상파와 다른 언론으로 포화상태라 가장 왼쪽과 가장 오른쪽 유권자들, 기성 언론이 제대로 대변하기 어려운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
좁은 시장에서는 곧 포화상태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결국 경쟁이 치열해지면 자극적 소재를 찾을 수밖에 없게 되는데, ‘자극경쟁’이 심해질수록 오히려 한계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진보진영이건 보수진영이건 1인 미디어 시장 속성상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의 한계가 있다면 결국 전문성 확보와 콘텐츠의 질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 특정한 정치 사건 중심으로 정국마다 널뛰기식 한철 장사로 끝난다면 우파진영의 스피커로서도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진영을 넘어 대중에게 어필할 무엇인가를 확보해야 한다.
정규재 주필은 “정치 이슈가 당장은 인기가 있지만 앞으로 우파매체에도 다양성이 필요하다. 과학 사회 등 전문성 있는 여러 분야의 전문매체가 생기면 좋다”며 “보수철학과 가치의 속살을 채워줄 수 있는 전문성 있는 영역들이 개척되어야 한다. 그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했다.
정 주필은 “단지 욕이나 하는 것으로 끝나선 안 된다”며 “우파 1인 미디어나 대안매체들도 앞으로 오래가기 위해선 전문성을 갖추고 교양의 일각을 담당하는 생각을 가지고 계속 공부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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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저런 것들이 언제 사라질까.
아니면 퇴치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