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핵무장을 결심하는 것은 죽지 않기 위해서 살기 위한 결단을 내린 대한민국의 팔을 미국이 비틀지 않을 것.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 짙은 안개로 가득 차 있다. 말 그대로 오리무중(五里霧中)의 상황이나 마찬가지다. 한국 국민들과 정치가들 그리고 지식인이라는 사람들까지도 순수 방어무기 일 뿐인 사드 미사일 배치를 반대하고 나서서 국가가 소란하다.
방어무기 하나 배치하자는 데도 이렇게 시끄러운 나라가 과연 국가안보를 위한 ‘공격 무기’를 갖출 수는 있을 것인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기는 웬만한 한국 정치가들은 ‘아무리 나쁜 평화라도 전쟁보다는 낫다’는 개념 없는 말들을 하고 다니니, 북한이든 중국이든 우리를 위협하면 대들기보다는 항복해 버리면 될 일이다.
북한이 통치하는 나라에서 사는 것, 조선시대처럼 중국 아래 들어가 살아도 살기만 하면 된다는 사람들이 많아서 문제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그런 평화라도 전쟁보다 낫냐고. 일본에 무릎 꿇고 살았던 일도 전쟁보다는 나은 일이었냐고.
▲ 북한의 열병식에 등장한 장거리 미사일 |
사드 배치 반대는 핵우산 반대와 같은 의미
사드 미사일 배치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사드 미사일의 전략적 의미와 가치를 알 턱이 없으리라 믿지만, 사드 배치 반대가 초래할 위험이 너무나도 크고 엄중하기 때문에 설명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지금 미국이 펼쳐주는 핵우산에 국가안보를 의존하고 사는 나라다.
중국도, 러시아도 그리고 북한도 핵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핵이 없어도 버틸 수 있다고 믿는 이유는 그들 핵보유국이 우리나라를 핵 공격할 경우 미국이 자국의 핵으로 이를 보호해 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약속을 믿고 핵무장을 갖추지 않은 채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보다 학술적인 용어로 핵우산(Nuclear Umbrella)은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다. 미국 또는 어떤 강대국이 자신과 동맹국 혹은 자신이 도와줄 나라들에 대해 핵무장을 하지 않는 대신 자국의 핵무기로 동맹국 혹은 우호국의 핵 공격을 막아주겠다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들은 미국에 제공하는 핵우산 혹은 확장억제력을 믿기에 스스로의 핵무장을 자제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나라가 다른 나라를 자신의 핵으로 보호해 주기 위해서는 먼저 그렇게 할 의지가 확실하다는 사실을 보여 줘야 한다. 문서상의 약속, 혹은 구두 약속은 진짜 위기가 다가 왔을 때 믿을 것이 못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나라(A)가 다른 나라(B)를 핵으로 보호해 주겠다는 가장 확실한 약속은 A국의 군대가 B국에 핵무장한 군대를 주둔 시키는 일이다. 한국인들은 주한미군에 핵무기가 있다는 사실을 미국의 핵우산이 확실한 것이라는 믿음으로 받아들였다. 적어도 노태우 대통령 시절 주한미군이 보유하던 핵무기가 모두 철수되기 이전까지는 그러했다.
당시 한국 정부와 미국은 북한의 핵개발 포기를 설득하기 위한 방편으로 한국에 주둔하던 미국의 전술 핵무기들을 모두 철수 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이제 다 아는 일이 되었지만 대한민국에는 핵무기가 없고 북한에는 핵무기가 있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핵무기가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 금명간 핵무기를 장착한 미사일을 실전 배치시킬 수 있는 상황에 도달할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한미군사령관은 미국 당국에게 주한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사드 미사일 배치를 요청했다.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급속히 증강했기 때문에 이를 막지 않으면 주한미군은 한국을 도와줄 수 없다. 막강한 고대 로마 군단의 병사가 창과 방패를 들고 있는 모습을 봤을 것이다.
북한이 보유한 창이 성능이 좋아진 탓에, 주한미군사령관은 자국 정부를 향해 주한미군에 보다 튼튼한 방패를 배치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사실은 더 좋은 창을 가져다 놓는 것이 전략적으로 더 타당한 일이겠지만, 미국은 우선 방패라도 확실한 것을 가져다 놓기로 결정했다.
더 좋은 창을 가져다 놓는다는 말은 미국의 핵무기를 다시 한국에 배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의 핵을 주한미군이 핵으로 응수하는 것이 전략적 억제(strategic deterrence)의 기본이다. 북한의 핵무기는 주한미군의 핵무기로 그 위력이 상쇄되어 버릴 것이며 같이 죽을 각오를 하지 않는 한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는 아무런 가치도 없게 될 것이다.
미국이 사드미사일을 한국에 배치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북한이 핵 공격을 가해 올 경우 맞서 싸우겠다는 결의를 보인 것이다. 사드 미사일은 미국의 전술 핵이 반입된 것보다는 못 할 지라도 북한 핵의 위력을 약화시키는 확실한 기능을 담당할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수준이 고도화 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사드조차 배치하지 않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그 경우 우리는 미국이 한국을 위해 펼쳐 준 핵우산이 과연 진정한 것인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의 사드 배치는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시스템의 한 부분을 구성하는 것이다. 사드 미사일 배치 반대는 그래서 미국의 핵우산을 반대하는 것과 마찬가지 전략적 파장을 초래하는 일이다.
남의 핵우산은 100% 믿을 수 없다
사드 배치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 장치의 일환이다. 그러나 언제라도 남의 것과 내 것은 다르다. 프랑스의 예를 들어보자. 프랑스가 핵무장을 하려 할 때 미국이 만류했다. 미국이 핵우산을 펼쳐줄 터이니 핵무장을 하지 않아도 되지 않겠냐는 의도였다.
프랑스가 반문했다. 소련 핵미사일이 프랑스 파리를 공격할 경우 미국은 뉴욕이 핵 공격을 당할 각오로 모스크바를 핵 공격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즉 미국은 파리를 구하기 위해 뉴욕을 포기할 의사가 분명한가를 물은 것이다.
미국은 정직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프랑스는 그래서 독자 핵무장을 결정했다. 프랑스 사람들은 프랑스가 보유한 10발의 핵무기가 미국이 보유한 1000 발의 핵무기보다도 프랑스를 지키는 데 더 효용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 능력이 미국으로 하여금 ‘서울을 구하기 위해 LA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를 상황’을 번민케 하기 이전까지 미국의 핵우산은 믿어도 된다. 그러나 미래 어느 날 북한의 핵폭탄이 미국의 도시를 공격할 수 있게 되는 날, 한국을 위해 미국이 펼쳐줄 핵우산을 말 그대로 신뢰하기는 어렵게 된다.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를 도와줘야 하는데 그럴 경우 우리나라 대도시들인 부산, 인천 등이 우리가 도와주려는 나라의 적국의 핵 공격 표적이 된다고 가정해 보자. 우리도 부산, 인천을 포기할 각오로 남의 나라를 도와줄 수 없을 것이다.
김정일이 김일성이 살아 있을 때 했던 말이다. “수령님 대에 조국을 통일하자면 미국 본토를 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마음 놓고 조국통일 대 사변을 주동적으로 맞이할 수 있다.” 북한이 장거리 핵미사일, SLBM 등을 개발하는 데 혈안인 이유는 미국과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다.
미국까지 가는 핵을 보유하는 날, 북한은 미국의 개입을 겁내지 않고 한국과 단독으로 일전을 벌일 수 있으며, 핵을 보유한 북한은 당연히 한국을 압도하고 자기가 원하는 통일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 미국은 어떻게 할까? 통일을 이룩한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을 격멸해 버릴까?
아닐 것이다. 북한은 미국에게 협상하자고 할 것이다. 마치 공산주의로 통일한 베트남이 지금 미국편에 서서 중국과 맞장을 떠주는 것처럼 자신도 그렇게 할 수 있다며 미국과 관계를 개선, 중국의 위협에 대처하고자 할지도 모른다.
미국은 이 같은 상황을 도덕적으로는 쑥스러워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국제정치는 도덕의 영역은 아니다. 통일을 이룩한 한반도가 미국에 붙겠다는데 미국이 마다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전술핵 사용 권한 공유 선언 필요
방어무기도 안 된다는 정당과 국회의원들이 적지 않은 이 나라에서 북한 핵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하는 게 과연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일지 심한 자탄을 하게 된다. 어쩌다가 우리나라는 북한의 눈치, 중국의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하는 나라가 되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비록 너무 늦었다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우리의 살 길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다. 우선 미국의 사드 미사일 배치를 신속히 완료해야 한다. 그 정도도 못하는 나라는 진정한 나라가 아니다.
이번 SLBM 성공에서 보듯이 앞으로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일취월장할 것이다. 상대방의 창을 방패로만 막을 수는 없다. 100번 막는 데 성공해도 한번 찔리게 되면 우리는 죽는다. 그래서 오로지 방어만 하겠다는 전략은 결코 승리를 이룩할 수는 없는 전략이다.
일취월장한 북한의 핵능력을 막을 방법은 우선 미국의 전술 핵을 한국 영토에 다시 반입하는 것이다. 반입만 해서는 안 된다. 비록 형식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북한의 핵 공격이 있을시 한국군이 미국의 전술 핵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공유한다고 선언할 필요가 있다. 그 다음 단계는 우리 스스로의 핵무장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핵무장을 미국이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핵무장을 결심하는 것은 죽지 않기 위해서다. 살기 위한 결단을 내린 대한민국의 팔을 미국이 비틀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미국 학자들 중에는 한국이 핵무장을 함으로써 스스로를 방위하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지 모른다고 권유한 사람들이 여러 명 있다.
물론 그런 상황이 지금 당장 도래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핵우산이 더 이상 진실 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시기가 닥칠 경우, 한국이 궁극적으로 핵무장하는 것을 미국이 막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의 핵무장 대안은 브레진스키, 미어셰이머 교수가 말했고 대선 주자인 트럼프가 말한 것이다. 이제 최악의 상태가 다가올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심각하게 독자 핵무장을 준비하는 것이 정상적인 나라가 할 일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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