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사대(親中事大)는 조선과 북조선체제의 연장
친중사대(親中事大)는 조선과 북조선체제의 연장
  • 김광동 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16.09.01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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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중화적 세계관 추종은 보편 가치와 문명사 전개의 방향 감각 상실 때문

대한민국은 세계에 코리아(Korea)로 알려져 있다. 세계무대에서 고려(高麗, Corea)인들이 활동했던 결과이다. 고려는 물론, 신라(新羅)조차도 곳곳에 신라방(坊)을 만들고 세계를 지향했고 이슬람과도 교류했다. 장보고, 최치원 등에서 보듯 폭넓은 세계무대에서 활동했다.

▲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미래한국 편집위원

그런데 고려(高麗)’이후 500년을 넘게 이씨가 집권한 ‘조선(朝鮮)’에 대한 기록은 세계무대에서 찾기 어렵다. 내세울 것도 없고 세계사에 기여한 것도 없다. 오직 김일성이 ‘조선’을 이어 또 다른 조선을 만들었지만 세계에서 사라졌고 봉건폐쇄와 실패체제의 상징일 뿐이다.

그러나 낙후된 500년을 뛰어넘어 등장한 대한민국은 성공과 번영의 상징이자 세계적 모델국가를 만들었다. 민족사를 가르는 차이를 만들어낸 명백한 한 가지 사실이 있다. 그것은 신라, 고려, 대한민국은 모두 세계를 지향했지만 조선왕조 500년과 북조선왕조 70년은 중국만 바라보고, 중국에 의존해 권력을 유지한다는 사실이다. 

세계는 중국이란 중심과 그 외의 변방으로 이뤄졌다는 중화적 세계관에서 대한민국과 북조선은 변방일 뿐이다. 중국을 기준으로 동이(東夷), 서융(西戎), 남만(南蠻), 북적(北狄)이 바로 그것이다.

공존과 상호호혜의 시각 대신 힘관계와 상하관계로 본다. 우리 민족에 대해선 동쪽 오랑캐로 보고, 한 술 떠서 이이제이(以夷制夷)의 대상으로 본다. 이만제만(以蠻制蠻)이나 이적제적(以狄制狄)과 같은 표현이 없는 것을 보면 자기끼리 싸우는 우리가 우습게 보였던 모양이다. 

그 결과가 한반도의 분단이기도 하다. 자기들끼리 서로 잘 싸우기 때문에 굳이 군사를 보내 정벌할 것도 없이 이이제이하면 된다는 수준이다. 나아가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이라 칭하며 순종하며 예의를 잘 갖추는 오랑캐라는 격려성 비아냥을 덧붙여 왔다. 

오죽하면 일본이 근대 문명질서와 담쌓고 중국만 추종하던 조선에게 중국을 떠받들던 모화관(慕華館) 자리에 독립문(獨立門)을 세워줬겠는가? 그런데도 상당수 국민은 지금도 독립문이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지향했던 독립문으로 알고 있고 평양에 ‘독립문’을 세워야 할 과제는 잊고 있다.

▲ 미래한국 고재영

중국 패권으로 김일성의 조선은 근대로의 첫걸음조차 내디디지 못해

대한민국이 만든 빛나는 근대화(近代化)는 중국 패권으로부터 분리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중국 손아귀에 놀아나는 장난감이 된 김일성의 조선은 아직 근대로의 첫걸음조차 내디디지를 못하는 민족 파멸적 체제로 남아 있다.

그런 면에서 세계사에 빛나는 대한민국 70년 성공 역사는 달리 표현하면, 중국이 가는 길을 거부하고 중국을 따라가지 않은 결과이기도 하다. 만약 우리가 중국 주변의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나, 김일성의 북한처럼 세계와 근대를 지향하는 대신 중국을 따라 갔더라면 당연히 오늘의 대한민국은 없다. 조선 500년과 북조선 70년의 실패와 대참사는 바로 중국 중심적 세계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국가의 파산 결과이다. 

그런데도 계속되는 북한 핵무기 위협으로부터 방어체계를 갖추자는 사드(THAAD) 배치를 둘러싸고 친중사대(親中事大)란 지병이 대한민국에 다시 흘러 넘치고 있다. 세계무대를 지향하고, 보편가치를 지향하던 대한민국이 다시 중국적 세계관과 중국에 휘둘리는 신세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우리는 중국에게 6·25 침략전쟁의 책임도 물어본 적이 없다.

중국이 지금도 6·25 침략전쟁을 정의(正義)의 전쟁이라 반복하고, 기념하는데도 단 한 번 제대로 된 항의조차 못하고 감추는 나라다. 1949년 중국 공산 소비에트가 완성되자 모택동은 연이어 한반도 전체를 공산체제로 만들기 위해 조선인 중심의 최정예 2개 사단을 보내 6·25 침략의 주력군으로 만들었다.

미군과 유엔군의 도움으로 펼쳐진 1950년 10월의 통일기회 때도 중국은 인민해방군 60만 명을 보내 서울까지 점령하며 한반도 분단을 영구화하였다. 김일성과 함께 6·25 침략전쟁을 주도하고 한반도 통일을 막은 장본인이 중국이다. 

오늘날 북한 정권이 민족을 노예상태로 만들고 문명과 담쌓고 폐쇄독재국가로 남아 있게 만든 가장 큰 책임도 중국 공산당에 있다. 중국 공산당의 지배구조에서 조선노동당은 중국을 지키는 수문장(守門將)이자 셰퍼드일 뿐이다. 

‘주체’와 ‘자주’라는 말을 북한이 무한 반복하는 것도 실제로는 중국 공산당의 비호 속에 살아가는 하루살이에 불과하다. 당연히 북한의 핵개발과 세계를 향한 위협 활동도 중국 핵전략의 일환일 뿐이다.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대상으로 쏟아내는 도발과 위협도 궁극적으론 중국을 지키는 차원에서 펼치는 엄호행위이고, 그런 행위를 충실히 하기에 김정은 체제는 유지되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를 무력화시키고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김정은 체제의 존속을 보장하고 있다. 중국은 자유민주가치와 개방사회가 중국까지 확산되는 것을 막고 공산당 영구지배를 이어가기 위해 김정은 체제를 존속시키고 우리 민족 2400만 명을 희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 중국을 보면서도 중국에 의탁해 살아가자는 세력이 준동하고 있다. 북한을 통한 이이제이는 물론, 이제는 대한민국까지 분열되는 이이제이 전략이 작동되고 있다.

중국은 방어무기인 사드(THAAD)에 대한 반대 여론을 부추기고 ‘한반도에 화약 냄새가 가득하고 재난이 될 것’이라고 위협하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하고 있다. 경제보복을 공공연히 거론하며 좌시하지 않겠다고 부추기며 내년 대선에서 사드 배치 반대세력이 승리할 것이라는 등 내정간섭과 대선개입까지 노골화하였다. 

과거 조선말 중국의 의도대로 하지 않는다며 고종의 부(父)이자 국정중심이던 흥선대원군을 위안스카이가 중국으로 납치했다가 3년 뒤 돌려보낸 것과 같은 오만이다.

더구나 우리는 중국 보복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공격용인 중국 핵무기와 북한 핵무기 개발에 반대하며 결사투쟁했던 것을 본 적이 없다. 국회의원 6명이 중국을 찾아가 무릎 꿇는 것이나 정세현 같은 전임 통일부 장관들이 미국과 갈라서게 되면 중국과 연대하면 된다는 식의 행위는 모두 중국만 바라보며, 보편가치와 문명사의 전개방향을 보지 않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모택동을 가장 존경한다고 했다. 좌파들이 가장 존경하는 리영희가 쓴 <전환시대의 논리>를 보면 그들 모두는 모택동주의자였다. 중국인이 직면했던 노예와 같은 삶과 집단처형과 학살 같은 사실은 보지 않고 존경을 표하고 모델로 삼겠다는 것이 바로 시대착오의 전형이자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위협이다.

존경하려면 이승만과 박정희를 존경해야지, 어떻게 대한민국을 침략하고 분단을 영구화시키고 중국인 수천만을 기아와 학살로 내몬 모택동을 존경한단 말인가? 그런데도 그 친노세력이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등장하고 있다. 남중국해 갈등과 사드를 둘러싼 베트남과 한국의 대응만 보더라도 차이는 명확히 드러난다. 

사드 배치는 소련 붕괴시킨 레이건의 SDI 전략과 비견 

남중국해 갈등에서 중국 보복을 가장 걱정할 나라가 있다면 그 나라는 베트남, 대만, 필리핀이다. 더 취약하고 더 중국 위협에 직면해 있지만 베트남과 대만은 미국과 연대를 강화시켰고, 필리핀은 중국 반대에도 필리핀에 다시 미군 기지를 건설했다. 인도네시아도 중국 불법어선을 포격, 침몰시켜가며 불법어로를 막고 있다. 설사 보복에 직면하더라도, 장기적 국익과 보편가치, 그리고 국제법에 근거하여 판단하는 것이다. 

1983년 레이건 미 대통령은 소련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우주위성을 활용하여 요격하겠다는 우주방위계획(SDI)을 발표했었다. 미국을 공격하기 위해 개발한 소련의 핵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이 무용지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을 공격할 수 있고 전쟁이 나면이길 수 있다는 위협과 거짓으로 버티던 소련이 힘을 잃고 무너지게 만들었다. 대결에 실패한 소련은 급격히 붕괴되며 결국 자유민주적 시장경제의 방향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마찬가지로 현재 북한이 버텨내는 마지막 힘의 근간이란 핵무기와 중국의 엄호다. 그런 측면에서 핵미사일을 통한 전쟁 협박으로 대한민국을 굴복시킬 수 있다는 그런 기대와 희망의 끈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사드이다. 한국의 사드 배치는 소련을 붕괴시킨 계기이자 체제 유지의 임계점을 넘게 만들었던 레이건의 SDI 전략에 비견될 만큼 의미가 있다. 

우리는 보편원칙과 국제법에 따라 당당히 중국의 위협과 보복을 극복해내야 한다. 만약 중국이 국제규범을 어기고 보복에 나선다면 그것은 북한의 공격용 핵은 허용하면서도, 한국에게는 방어무기도 배치하지 못하게 만들어 무장해제 상태로 만들려한다는 중국의 전략을 보여주는 행위일 뿐이다.

그 때는 우리도 국제사회와 함께 중국에 상응하는 제재에 나서야 한다. 북한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제재 받으면 버텨낼 수 없고 수십 년을 후퇴하게 된다. 

우리는 중국이 가야 할 모델과 이정표를 만들어 이끌고 선도해야 한다. 실제 중국은 지난 40년간 한국이 간 길을 따라 변화시켜왔다. 대한민국은 중국이 가야 할 모델을 만들고, 가야 할 길을 개척할 뿐이지, 아직 중국을 보고 한국이 따라갈 수는 없다는 것이 보편가치와 문명사 전개가 보여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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