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헬조선이라는 자조에서 깨어나지 못할 경우 국가 발전의 기회를 스스로 거부하고 국제적인 신뢰를 잃게 될 것
대한민국을 국적으로 가지고 살아가는 대중들의 자괴감과 열등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젊은 층들은 한국은 지옥과 같은 나라라며 ‘헬(hell)조선’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고, 각종 언론들이 이를 앞 다퉈 사용하면서 이제는 헬조선이 넋두리를 하는 듯한 유행어로 널리 쓰이고 있다.
하버드대 박사 출신의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 겸 아시아인스티튜트 소장)는 한국의 역사와 정치, 경제, 사회문화 등 다방면의 영역에서 정통한 ‘한국 전문가’다. 그는 파란 눈을 가졌을 뿐 한국 사람보다 더 뛰어난 한국어 실력을 자랑한다. 책을 저술할 때도 한글로 원고를 쓴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자신의 저서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에서 한국인이 간과하고 있는 한국의 우수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한국은 이미 국제사회에서 남부럽지 않은 위상을 떨치게 되었으나, 스스로 자학적인 태도를 취하는 한국인들의 의식을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정치·경제·외교·문화 등 여러 가지 기준으로 한국을 분석한 결과 한국이 선진국의 일원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심지어 자신들이 가진 장점을 부각하여 성장시킬 경우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 등장할 또 다른 1등 국가는 한국”이라고 자신 있게 주장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한국인들 스스로 자신들의 국가를 선진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선진국을 마치 유토피아처럼 생각하는 한국인들의 선진국에 대한 인식이다. 한국인들은 선진국을 신비한 세계인 것처럼 여기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 따라서 자신들이 선진국의 반열에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 그는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한국보다 대단한 높이에 위치한 ‘유토피아’ 같은 선진국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한국이 당면한 문제는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국가 간의 상대적 격차가 아니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한국의 진짜 심각한 문제는 바로 ‘국가 내부에 존재하는 갈등’이라고 지적한다.
진짜 문제는 내부 갈등
헬조선을 부르짖는 사람들은 한국이 헬조선인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빈부격차’의 문제점을 들고 나온다. 하지만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빈부격차로 인한 사회적 심각성은 자신의 조국인 ‘미국’이 한국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인들은 자신의 조국을 ‘헬아메리카’라고 비난하며 무작정 국가를 탓하지는 않는다.
반면에 한국인들은 선진국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음과 동시에 시대착오적인 약소국 콤플렉스에 빠져 있다. 그리고 자신의 현실을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비난하는 특징을 보인다.
▲ 한국이 헬조선이라고 부르짖는 사람들은 ‘지옥불반도’라는 패러디 사진까지 만들어냈다. |
한국인들이 스스로 자신의 국가를 여전히 약소국으로 치부하며 열등감에 빠져 있을지라도 한국이 국제사회의 선도 국가의 역할을 해야 함은 이미 피할 수 없는 책무가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헬조선 의식에 빠져 자신의 나라를 배척하고, 국제사회의 요구를 정서적으로 외면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한국인들이 빠져 있는 일종의 ‘새우 콤플렉스’를 해결하지 못하면, 여러 가지 기회를 스스로 박탈당하고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한국은 선진국’이라는 현실을 외면하면 어렵사리 달성한 선진국의 지위를 유지하지 못하고 개발도상국의 나락으로 추락할 수 있으며, 선진국으로서 부담해야 하는 역할을 소홀히 하면 국제사회를 진두지휘해야 하는 지도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한국인들이 헬조선이라는 자조에서 깨어나지 못할 경우 국가 발전의 기회를 스스로 거부하고 국제적인 신뢰를 잃게 됨은 물론, 대내적으로는 진짜 헬조선이라는 불편한 족쇄에 채워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한국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한국의 현재의 위상을 인정함과 동시에 한국의 가치와 정체성을 찾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은 어떤 나라이며, 앞으로 어떤 나라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이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발전의 역사를 통해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이는 세계의 최빈국의 늪에서 허덕이던 국민들이 ‘잘 살아보세’라는 일념으로 전력을 다해 헌신하고 도전정신을 발휘하여 일궈낸 결과다.
하지만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에서 좀처럼 국민적인 목표의식과 도전정신을 찾아볼 수 없다. 선진국 반열에 올랐으니 이제는 새로운 목표가 필요하고, 한층 더 고차원으로 나아가기 위한 도전정신이 필요하지만, 국민들이 합의한 국가적 정체성과 가치관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어렵게 살던 시절보다 더 골이 깊은 사회적 갈등에 시달리고 있다.
도전정신이 부족한 한국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한국 산업의 매너리즘을 지적한다. 그는 한국의 기술수준은 계속 발전하고 있지만 “왜?”라는 문제의식이 사라졌다고 진단한다.
급변하는 세계의 흐름 속에서 중요한 것은 더 좋은 스마트폰을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것을 상상하고 현실화 시키는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단기간의 수준 높은 고속성장을 이뤄낸 후, 다음 단계로의 진입을 위한 문제의식과 도전정신을 상실한 채 매너리즘에 빠져 있다. 산업의 영역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매너리즘이 원인과 출처가 불분명한 사회 불만을 태동시켜 ‘헬조선 신드롬’을 일으킨 것일지도 모르겠다.
지금 우리는 앞으로의 대한민국은 어떤 국가가 될 것이고, 어떤 나라의 국민으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정체성을 세워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한강의 기적을 뛰어넘어 한층 더 도약한 세계 일류 국가의 국민으로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꿈도 희망도 없는 지옥 같은 나라 헬조선에서 살아갈 것인가는 결국 스스로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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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국내,해외에서도 헬조선에게 자주하는말이 있다
조선새끼들은 쳐맞고 망해봐야 정신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