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이오주(州) 주민들은 지난 11월 3일 대마초를 오락용도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주민투표에서 반대 64%, 찬성 36%으로 거부했다. 

오하이오 주민들이 거부한 가장 큰 이유는 이번 오하이오주 대마초의 오락용 사용 합법화 발의안 내용 중에 10개의 부지에서만 대마초를 재배할 수 있도록 하는 ‘대마초 재배 독점 허용’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10개의 부지에 과거 NBA 농구스타, 가수 등 25명이 투자했고, 이들은 오하이오에서 이번 발의안이 채택되도록 홍보하는 등 2000만 달러를 쏟아 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 오하이오에서 대마초 오락용 사용 합법화 투표를 위해 마련된 마스코트 ‘부디’. 대마초 형태와 색을 띤 이 마스코트는 어린이들에게도 대마초를 할 수 있게 한다는 반발을 샀다.

미국에서 대마초의 오락용 사용을 최초로 합법화한 콜로라도주의 경우 지난 1년 동안 대마초 판매를 통해 총 7000만 달러의 세금을 걷어 들였다. 술 판매로 지난 1년 동안 걷어 들인 세금은 4200만 달러로, 대마초 관련 세수가 2배 정도나 많다. 

결국 대마초 재배를 10개의 부지로 제한한 것은 일부 투자자들이 돈을 벌도록 하려는 것이지 시민들의 권리나 건강, 공공 안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오하이오 주민들에게 팽배했다는 분석이다. 

대마초의 오락용 사용 합법화를 주장하는 측은 대마초가 술이나 담배보다 건강에 덜 해롭고, 주정부가 대마초 사범을 감옥에 넣는 데 들어가는 수억 달러의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대마초 판매를 통해 세수를 늘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콜로라도주는 지난해 대마초 판매로 걷은 세금으로 학교를 짓고, 마약퇴치 교육과 청소년 프로그램에 사용했다. 세계 최대의 대마초 농장이 있는 콜로라도주 푸에블로 카운티 정부는 대마초 판매로 걷은 세금 중 350만 달러를 대학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디트로이트처럼 파산하는 자치단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이런 소식은 가뭄 끝의 단비와 같을 것이다. 

하지만 세수가 늘어날지는 몰라도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대마초를 하며 마약 중독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지난 11월 10일 오하이오의 한 초등학교에서 8세 여학생이 화장실에서 대마초를 피우다 붙잡혔다. 8세 소녀가 어떻게 대마초를 구했는지 경찰이 조사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대마초가 의학용, 오락용으로 합법화되면서 마약에 노출되는 어린이들이 늘고 있다는 조사가 발표되고 있다.  

의학용 대마초는 캔디, 쿠키, 빵 등의 형태로도 제작되는데 아이들이 무심코 이를 먹을 수 있다. 클리니컬 소아과 보고서에 따르면 6세 이하 어린이들의 대마초 노출 비율은 2006년부터 2013년까지 147.5%나 증가했다. 고등학생의 경우 12학년생 21.2%는 지난달에 대마초를 했다고 밝혔고, 6%는 매일 하는 것으로 답했다. 

문제는 대마초가 합법화되면서 대마초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게 큰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마초가 ‘합법’이 되면서 대마초를 ‘안전한 마약’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더 많은 청소년들이 대마초를 하게 되고, 결국 마약 중독으로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미국에서 초중고 학교에 가면 ‘Drug free zone’이란 표지가 붙어 있다. 마약이 없는 곳이라는 뜻이다. 대마초가 의학용, 오락용으로 합법화되고, 대마초 판매로 걷은 세금으로 학교가 세워지고 운영될 경우 이 표지를 미국 학교에 계속 세우기는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