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사관으로 물든 역사학계와 역사교육계가 역사교육을 잘못된 방향으로 끌고 가는 상황을 방치하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 따라서 역사교육을 바로잡기 위한 비상사태를 선언한 것이 바로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
정리 박진우 미래한국 기자/ 사진 이모람 객원기자
“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싸고 좌우 진영 간에 사생결단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좌편향되고 친북적이며 대한민국의 가치를 모욕하는 교과서를 가지고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교육이 교단에서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올바른 역사 교과서 하나 제대로 만드는 것이 이토록 힘든 일인가.
그렇다면 대체 역사교육이란 무엇이며, 교과서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역사 교과서와 역사교육 문제를 연구해 온 이명희 공주대 교수를 만났다. 이 교수는 역사교육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근대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근대적 국민 양성’입니다. 근대적 국민을 양성하는 데 있어 핵심 교과의 하나가 역사와 국어입니다. 국어는 자국민의 의사 소통을 위해 표준어를 정해 교육함으로 해서 일체감을 형성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역사는 국민의식을 형성하는 교과입니다. 스페인의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라는 철학자가 이야기했듯이 국민의 본질은 미래를 공유하는 사람들입니다. 그 미래를 어떻게 함께 가꿔 가느냐, 공통의 미래를 형성하는 교과로서 가장 중핵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역사교육입니다.
따라서 역사교육 문제는 국가미래전략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국제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국내에서도 각 정치세력들이 민감한 관심을 갖는 교과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교과서란 무엇입니까.
“국민들이 공통의 미래를 갖도록 하려면 과거의 역사를 가르치기만 하면 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시각에서 과거 역사를 올바로 바라보고 평가하도록 해야 합니다. 즉 대한민국의 헌법 가치와 관점, 대한민국의 눈으로 과거 역사를 공부하도록 함으로써 그 연장으로 미래를 전망하고 공유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즉 국민적 시각, 국가적 시각에서 과거 역사를 정리하는 것이 바로 역사 교과서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 교수께서는 현행 검정 한국사 교과서가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십니까.
“시각, 즉 관점이 문제입니다.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의 시각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특정 계급 즉 민중 계급의 입장, 때에 따라서는 북한의 시각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게 결정적인 문제죠. 그러니까 이 교과서로 공부하면 민중 계급이 아닌, 다른 시각은 다 부정 되는 거에요.”
-얼마 전 한 여고생 동영상을 보니 “역사교육은 프롤레타리아 레볼루션(혁명)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이렇게 주장하던데요.
“그 아이 입에서 그런 용어가 왜 나오겠습니까? 그건 우연이 아닙니다. 학교에서 역사교육 시간에 민중 계급 입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그것이 정의인 것처럼 강조하니 아이들도 그 시각을 그대로 수용하는 거죠.”
-언론 보도를 보니 명망 높은 사학자들이 “현행 검정교과서가 뭐가 잘못이냐? 내가 보니 전혀 문제가 없더라” 이런 이야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 분이 민중계급 시각에서 역사를 연구하고 그것이 정의로운 관점이라고 믿으면 그런 주장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한국사 교과서가 문제가 된 것이 벌써 10년도 넘었습니다. 이 교수께서 쓰신 기고문을 보니 2013년 교학사 교과서 파동이 났을 때 “전체주의 공포에 몸과 마음이 떨렸다”고 쓰셨던데요.
“그때 전교조나 좌파 인사, 좌파 언론들이 저를 이완용의 자손이라고 몰아붙이는 겁니다. 그 근거가 뭔지 아세요? 키가 비슷하고, 같은 이 씨이고, 출신 지역도 문경으로 비슷하다 이런 겁니다.”
-교학사 교과서 난동 사례를 보면 검정 한국사 교과서를 제대로 다시 써서 펴낸다 해도 채택을 방해하기 위해 또 다시 좌파들이 들고 일어나면 보나마나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겠군요.
“민중사관에 어긋나는 내용으로 만들어진다면 또 다시 전체주의적 광기로 ‘친일 교과서 채택하면 안 된다’ 이렇게 몰아붙일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민중혁명의 우선순위에 역사교육이 있다”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책임은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에 있는 거 아닙니까? 이 두 부서가 제 역할을 제대로 했다면, 검정제도 하에서도 얼마든지 특정계급이나 국가관에 현저히 위배되는 교과서를 막을 수 있었을 텐데요.
“교육부와 국사편찬위가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에 대한 자각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또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 이런 부분에 대한 문제의식이 상당히 결여되어 있다고 봅니다.”
-언론에서는 우리 역사학계가 심각하게 좌편향 되었다고 지적합니다. 어느 정도나 좌편향 되었다고 보십니다.
“우리 역사학계 전체가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한국사와 역사교육 관련 분야는 80~90%이상 좌편향이 되어 있다고 봅니다.”
-그 정도로 편향될 동안 역사학계에서는 편향성을 바로잡으려는 자정 노력이 일어나지 않았나요?
“그런 노력이 의식적으로 행해진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대한민국에는 아직도 민중계급 혁명을 포기하지 않고 그것을 실현을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분들은 민중혁명을 위해 우선순위가 있는데 상당히 앞부분에 역사와 역사교육이 있습니다.”
-민중계급 혁명을 위해 교과서를 그에 걸맞게 만들었다고 봐야 되나요?
“그렇죠. 민중혁명을 꿈꾸는 사람들은 한국사와 역사교육 부분을 혁명의 진지로 선택해서 그곳부터 물들여 가기 시작한 거예요. 좀비 영화를 보면 좀비가 옆 사람을 물어대면 사화 전체가 다 좀비가 되잖아요. 이처럼 역사 교과서가 민중사관으로 물들면 우리 사회 전체가 다 그런 사관으로 물들 위험이 큽니다. 그들은 바로 이 점을 노리고 있는 겁니다.”
-역사학계가 자정 능력을 상실했다고 봐야 합니까.
“자정의 몸부림이 바로 2004년에 교과서포럼 결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좀비들과는 대화와 타협이 안 되니 역사 전쟁이 벌어진 거죠.”
-박근혜 대통령이 교과서를 국정으로 새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은 정상성을 복원하기 위한 첫걸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이 ‘역사 비상사태’를 선언한 것이라고 봅니다. 민중사관으로 물들어 있는 역사학계와 역사교육계가 국민의 역사교육을 크게 잘못된 방향으로 끌고가는 상황을 방치하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 통일 이후가 더 문제다, 따라서 역사교육을 바로잡기 위한 비상사태를 선언한 것이 바로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느 누가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국정 교과서가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하겠어요. 그러나 지금은 평시가 아니라 비상사태이기 때문에 비상수단으로서 국정화가 선택이 된 것입니다.”
-역사 교과서를 제대로 만들어도 학교에서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교과서대로 안 가르치면 어떻게 할 것이냐. 이 문제가 또 남습니다.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정교과서를 가지고 교육하지 않는 교사들에 대해서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강력히 항의하고 감시하고 견제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현행 제도 중에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별 학업성취도 평가를 하는데, 국사도 중요 과목으로 설정하여 시험 결과가 상급학교 진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해야 합니다. 또 수능의 경우 EBS 교재에서 70% 이상 출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EBS 교재를 잘 만들어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EBS도 좌편향 방송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는데요.
“그건 EBS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현행 검인정 교과서가 모두 좌편향이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이것을 근거로 EBS도 자연히 그런 방송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봐요. 교과서만 제대로 되면 EBS 교재와 방송의 좌편향은 확실히 바로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 교수는 EBS가 역사교육뿐만 아니라 우리 교육 전반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EBS 정관을 보면 학교 교육을 보조하는 역할과 함께 민주시민교육을 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민주시민교육에서 중요한 부분이 역사교육입니다. 저는 평생교육과 민주시민교육 차원에서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훌륭한 교양 프로그램, 역사교육 프로그램을 얼마든지 만들어 교육의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고 봅니다.”
교육부, 민중사관으로 투항
-대통령이 나서서 특정계급을 편드는 교과서를 다시 만들라고 선언할 동안 우리 교육 당국은 무엇을 한 것입니까?
“성숙한 민주시민을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교육부가 게을리 했다고 봅니다. 일본은 1950년대 중반에 검정체제를 완성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사회주의 좌파들과 군국주의 계열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자유시민으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교육하는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일본 교육부는 엄격한 검정제도를 시행했습니다. 교육부 내에서 1년 내내 교과서의 내용 조사를 엄격하게 해서 교과서가 전체주의, 사회주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비장한 노력을 했어요.”
-우리 교육부는 어땠다고 보십니까.
“교학사 교과서 검정 과정에서 담당자들이 노골적으로 ‘좌편향으로 수정하라’고 수없이 지시를 하는 겁니다. 교학사 교과서는 ‘대한민국 건국’이라고 썼는데, 이것을 ‘정부수립’이라고 수정하라는 겁니다. 이런 사례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그 사회에 잘 교육된 민주시민이 존재해야 한다.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것이 민주시민교육인데, 미국의 교육분야 석학(碩學) 로버트 프리만 버츠는 민주시민교육의 핵심 콘텐츠로 첫째, 건국의 역사와 이념을 제대로 가르칠 것, 둘째 헌법의 정체성(법치)을 가르칠 것, 셋째 민주시민으로서의 권리와 함께 책임과 의무를 가르쳐야 한다고 정의했다. 우리 사회는 과연 이 정의대로 민주시민을 교육하고 가르치고 있는가.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는 로버트 프리만 버츠의 주장과는 정반대되는 교육을 통해 “프롤레타리아 레볼루션(혁명)”을 당당하게 외치는 학생들을 쏟아내고 있으니…. 저들의 뜻대로 되도록 구경만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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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인정 교과서 집필자 이신철 교수왈
역사라는 건 계급의 관점에서 써야 하는 것이고 계급의 관점에서 역사해석을 선택하는 것이 일상적 투쟁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 '한국의 교과서 운동과 향후전망이라는 논문중에서'
자신의 계급에 유리한 교과서를 선정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