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교과서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교조식 좌편향 교육이 더 큰 문제
요즈음 학교 강의를 들을 때마다 저를 씁쓸하게 만드는 것은 많은 대학생들에게 ‘평등’이라는 용어가 이의를 제기해서는 안 될, 어떤 ‘절대선’인양 각인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학생들뿐만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본주의 사회를 약육강식의 세계로 생각합니다. 경쟁은 악(惡)이며, 대기업은 노동자의 고혈을 빨아먹는 집단입니다. 그렇기에 ‘사회적’이라는 용어나 ‘공동체’라는 단어의 마법이 잘 먹혀들어 갑니다.
대한민국 현대사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역사적 사실 관계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건국 세대, 산업화 세대에 대한 혐오감은 가히 경악할 수준에 이릅니다.
현재 한국 사회의 여론 주도 세대인 40대부터 청소년에 이르는 세대가 왜곡된 역사 교육을 받으며 세계관을 형성했습니다. 바로 이 점이, 그러니까 청소년 시기 형성된 반(反)시장경제 의식·반(反)대한민국 의식이 시민들이 작은 음모론에도 무분별하게 거리로 쏟아져 나와 가두시위를 벌이며 반정부 구호를 외치게 하는 이유라고 조심스럽게 진단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 대한 각기 다른 역사관은 남남(南南) 갈등의 근본 원인이 됩니다.
국정 교과서 논쟁이 뜨겁습니다. 저는 나쁜 교과서를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문제인 소위 ‘(일부) 전교조식 좌편향 교육’ 즉 ‘나쁜 교육’을 바로잡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제가, 제 친구들이, 제 후배들이 ‘어떤 교육을 받아왔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경험과 제보 받은 것을 소개드리겠습니다.
이 나쁜 교육은 학생들에게 대한민국을 미워하게끔 가르치고, ‘네 잘못이 아니야. 사회가 이상한 탓이야’라는, 즉 ‘남 탓’ 하게 하는 국민성을 주입합니다. 그들 교사에 따르면 우리 대한민국은 시작부터가 ‘이승만’이라는 개인의 권력욕에서 출발한 나라입니다.
친일파와 독재의 계보를 이은 현 새누리당이 집권하는 하늘 아래 부자들만 보호받고, 평등권은 지켜지지 않으며, 언론의 자유가 없는 대한민국은 헬(hell) 조선입니다. 이 절망적인 시대상이 대부분의 2030세대가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현 모습입니다.
제가 다녔던 학교는 공립 고교였습니다. 전교조 비율이 높은 학교였습니다. 일례로, 제가 고3이었던 2008년, 광우병 대규모 촛불 파동 때 교무실에 가면 교사들 책상마다 ‘미친소 OUT’이라고 쓰인 부채가 꽂아져 있었습니다.
교무실 벽면에는 전교조 내부 행사 홍보 포스터가 붙어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근현대사 및 국어 교육의 문제점으로 교과서, 교사의 교육방식을 소개해드리며 지적하겠습니다.
‘나쁜 교육’의 개인적 경험
국정교과서 전환의 근본 이유는 기존의 검인정 교과서가 대한민국 역사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고3 때 근현대사를 가르쳤던 교사는, 강의 첫 시간부터 노론·안동 김 씨 세도정치가 지금의 한나라당으로 이어진다고 말합니다. 조선을 망하게 한 세도정치 수구 꼴통 붕당정치의 이미지를 현 보수 정당에게 낙인찍는 것입니다.
현재 검인정 교과서의 가장 큰 특징이자 역사를 서술해가는 가장 큰 줄기는 동학농민운동부터 시작되는 ‘무장독립투쟁’의 ‘전설화’입니다. 이들 교과서에 따르면 무장투쟁만이 타협하지 않고, 정의로운 독립운동 방법이었습니다.
▲ 대학생 단체인 한국대학생포럼의 대표인 필자가 서울 광화문 거리에서 국정교과서 지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그리고 미국이 일본에 핵탄두만 떨어뜨리지 않았어도, 광복군이 당시에 미군마저 부담스러워하던 육·해군력을 갖추고 있던 일본군을 몰아내고 자주독립을 성취할 수 있었다고 믿는 분들이 교단에서 청소년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무장투쟁만큼 치열하게 전개했던, 그리고 더 근본적인 방식이었던 외교독립투쟁, 실력양성투쟁은 무언가 비겁한, 그리고 타협적인 운동이었던 듯한 어조로 서술됩니다.
근대의 독립은 자주적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국제 사회에 입증함으로써 성취할 수 있었음을 가르치는 교사나 교과서는 전무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우리나라가 독립국을 세운 힘이었던 외교와 실력양성운동의 처절함은 축소 혹은 폄훼 서술하면서 김일성 마적떼의 ‘보천보 습격 사건’을 마치 청산리 대첩만큼 중대한 전투였던 것인 양 서술하고 가르치는 부분입니다.
자, 이제 청소년들은 대한민국과 북한 정권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여전히 만연해 있는 ‘나쁜 교육’
국어 교과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시(詩)는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 쓰인 반(反)유신 시가 주축입니다. 당연히, 유신 독재는 민주주의의 지연을 가져온 것은 맞습니다. 문제 삼는 것은 왜 그토록 일방적인 분야만 싣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신춘문예 당선작을 쭉 살펴보십시오. 현대 문명의 이기를 비판하지 않은 작품이 드뭅니다. 우리에게 있어 시란, 무언가 찌들어 있고 무언가 비참한 심상을 글자화 한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현재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에게 제보한, 부산 거주 중인 한 고등학생은 이렇게 말합니다. “학교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서명을 요구하고 민족주의 사관을 강요한다.”
서울 거주 한 고등학생은 이렇게 말합니다. “선생님이 박정희 대통령을 향해 입에 담지 못 할 욕을 하는 것에 항의했다가 학급 친구들로부터 이상한 아이 취급을 당했다.”
부산에 거주하는 또 한 명의 학생은 저희 단체로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그 편지에는 제가 대표로 있는 대학생포럼의 통합교과서 지지 1인 시위 및 대자보 부착활동에 대한 응원과 함께 자신이 얼마나 좌편향 된 교육을 바고 있는지에 대한 호소가 쓰여 있었습니다.
이처럼 저희 세대는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말하면 욕을 먹는 세대입니다.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존경은 입 밖으로 꺼낼 수조차 없습니다.
102030세대는 오염된 세대입니다. 이미 사고회로가 한 방향으로 형성된 이 세대는 진실을 말해줘도 듣지 않습니다.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민주주의라고 믿고 있는 그 기만은 결코 자유민주주의가 아닙니다. ‘다양성’ ‘자유’, ‘정의’, ‘진실’ 등 그들이 갖고 있는 속성과 가장 거리가 있는 것들로 포장된 ‘떼법(혹은 사이비) 민주주의’입니다.
일례로, ‘다양성에 대한 침해’를 앞세워 국정화를 반대한다는 친구들이, 통합 교과서를 지지하는 이유를 써 붙인 제 대자보는 부착 3일 만에 찢어버리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학내 게시판에 올려놓았습니다.
저는 결코 교과서 문제와 교사의 교육을 따로 떼 놓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학부모들이 교육개혁에 앞장서야 합니다. 청소년 시기 형성된 세계관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나쁜 교육으로 오염된 세대를 애국적이고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시민으로 교육하는 데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학생들에게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교육, 다양성을 존중할 수 있는 시민성을 키워가는 교육, 긍정적인 세계관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끔 하는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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