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비대칭 전력은 체제 우월성
진정한 비대칭 전력은 체제 우월성
  • 미래한국
  • 승인 2015.09.0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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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우파 발언대] 북한 포격 도발 사건에 대하여

북한의 도발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북괴에게 보여준 우리 국민들의 단호함

▲ 여 명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한국대학생포럼 6기 회장

생전 전화가 오지 않던 군대 간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누나 잘 있지? 아빠는 매일 들어오셔?” 

이번 북한의 무력 도발과 판문점에서 나흘간 이어진 남북 대화 그리고 군사 대치로 인한 긴장감 등 일련의 과정이 적잖이 무서웠나보다. 

그럴 만도 했다. 북한이 지뢰 도발에 이어 연천 지역에 포격을 가하고 준전시체제를 선포하면서 긴장감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 무렵 언론에서는 북한 잠수함 50여 척이 기지를 떠나 행방이 묘연하고 상륙용 공기부양정이 전진 배치됐다는 무시무시한 보도를 계속했다. 또 서해 지역 해안포 기지의 포문이 열렸다고도 했다. 

물론 우리 군도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Watch Condition)을 3단계에서 2단계로 상향 조정하며 경계 수준을 높였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방의 하늘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최신예 전투기들이 무력 시위를 벌였다고도 한다. 말 그대로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이처럼 전쟁 일보직전까지 치달았던 남과 북의 대치 상황은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과 황병서의 회담으로 해결의 전기를 맞았다. 그리고 이들 남북 고위 인사들은 다음과 같이 합의했다. 

‘북한은 남조선의 군사 두 명이 지뢰를 밟고 한 쪽 발목과 두 다리를 잃은 점에 대해 “유감”이라 생각하며 금번 회담의 결과로 준전시상태를 해지한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비정상적 상태가 해제”됨에 따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며 남측과 북측은 다양한 차원에서의 민간교류를 활성화하며 연내 이산가족 상봉을 재개한다.’ 

나흘 간 담담하되 ‘혹시나’ 하는 불안한 심정으로 남북 간의 협의 과정을 지켜보던 국민들의 긴장감이 해소되던 순간이었다. 그런데 이것으로 만족할 수 있는 것일까. 주요 언론과 정부에서 선전하는 것처럼 환영만 할 성과인가. 

명백히 북한 소행으로 밝혀진 목함 지뢰 사건에 대해 황병서가 ‘유감’의 표현을 쓴 것은 외교적 표현상 ‘실질적 사과’라고 치자. 단어 하나하나 파고들다가는 그 동안 북한 정권이 그 무슨 발작하듯 일으키는 도발 때문에 우리 국군 장병들이 희생한 젊음들이 가슴을 후벼 파는 듯해 견딜 수 없으니 말이다. 

▲ 남북 고위급 회담은 ‘유감 표명’이라는 다소 아쉬운 결과물을 냈지만, 이번 사태로 우리 국민은 대한민국의 우월성이 가장 위력적인 대북 심리전이고 비대칭 전력이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했다.

아쉬웠던 남북 고위급 회담 결과 

무력 도발에 대응해 우리 정부가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의 중단과, 그 대가로서 남북이 서로 대단한 무언가를 이뤄낸 것 마냥 이산가족 상봉의 재개를 자축하는 것이, 그것을 지켜보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는 퍽 이해가 되질 않는다.

남북 간의 이산가족 상봉은 상봉 이후 가족 들 간 서신 교환이나 전화 왕래가 가능하지 않다는 점에서 비인도적이며 쇼였다는 비판이 있어 왔다.  

그러나 ‘원칙과 신념’을 내려놓고 ‘현실적으로’ 이번 사태의 성과를 꼽아보자. 
첫째, 이번에도 역시 지각 없고 나쁜 저의에 의한 악성 유언비어가 등장했다. 이를테면 이재명 성남시장은 ‘포를 먼저 쏜 것은 우리’라는 지극히 개인이 믿고 싶은 의심을 SNS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 특히 젊은이들은 더 이상 그런 음모론에 속지 않는다. 더 나아가 88명의 제대를 앞둔 장병들이 이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전역을 연기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8·15 특사로 풀려난 최태원 SK 회장은 이 자랑스러운 장병들에게 기업 입사 시 혜택을 주기로 했다. 두고두고 회자될 현대사의 미담이 될 듯하다. 

둘째는 그동안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그 중요성이 인식되지 않았던 ‘대북 심리전’이, 실은 김정은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우리 식’ 비대칭 전력이었음을 재확인했다. 

처음 우리 군이 북한 지뢰 도발에 이은 포격 도발에 대한 응징으로 ‘기껏’ 대북 방송 재개를 발표했을 때 많은 국민들이 의아해하고 실망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그것이 북한 심장부에게는 가장 아픈 공격이었고, 지난 1주일간 북한은 몹시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대북 확성기 방송심리전 쾌거는 이를 기획하고 추진한 국방부 장관의 혜안과 이를 수용한 통수권자의 슬기롭고도 용기 있는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대북 심리전의 전략적 효과에 문외한이면서 일반 국민 수준의 상식에 입각해 국방부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폄하하고 이번 위기 돌파의 핵심 중추인 국방부 장관을 모욕한 일부 보수 논객들은 당분간 자중할 것을 감히 요구 드린다. 

이번엔 통하지 않았던 음모론

대한민국의 비대칭 전력은 한 마디로 체제의 우월성이다. 자유롭고 풍요로운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자체로 비대칭 전력이다. 이런 우리 국민들이 통일에 대한 열망을 갖고 북한을 바라본다면, 얼마나 고무적인 일이 일어날 것인가? 

통일 혹은 전쟁에서 승리할 때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국민의 의지다. 국력이 월등히 강한 국가들이 국민의 의지가 상대 국가에 비해 약한 이유로 패전한 사실이 현대사에도 적잖이 있다. 

분단 위의 평화는 사상누각이다. 모래 위의 성처럼 위태롭고 허울이다. 통일의 대상을 잘못 인식하는 데서 나오는 발상이다. 그리고 그것은 정권끼리의 타협이나 모종의 거래가 전제된다. 그래서 역대 대통령들에게 대북 정책만 있었지, 통일 정책은 없었다는 비판이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은 대박’을 2014년을 여는 신년 연설에서 천명했다. 이제는 ‘언제’, ‘어떻게’를 보여줘야 할 때다.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남북 간 합의로 결정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대체할 심리전이다.

김정은의 약점이 무엇인지 전 세계에 드러난 이상 통일의 열쇠는 우리에게 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하며 정의로운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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