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아프리카다
이제는 아프리카다
  • 미래한국
  • 승인 2015.08.25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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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오바마 美 대통령의 아프리카 방문

나이지리아·케냐·에티오피아의 공통점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경제적 잠재력을 지닌 나라

▲ 김일수 아프리카 미래전략센터 대표

지난 7월 아프리카 대륙의 두 나라가 귀한 손님을 맞아 바쁜 외교 일정을 치렀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케냐, 에티오피아를 방문했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으로서 에티오피아를 방문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리카 순방에 나서기 전인 7월 19일에는 취임 8주 만에 미국을 방문한 무함마드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담했다.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중에는 마지막이 될 아프리카 여행에서 방문 대상으로 고르거나, 정상회담을 한 나라들을 살펴보면 흥미롭다. 나이지리아는 미국의 주요 원유 수입국이고, 케냐는 오바마 대통령 아버지의 출신국이며,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연합(AU) 본부가 있는 아프리카 외교의 중심지라는 것이다. 이

밖에 세 나라의 공통점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경제적 잠재력을 지니고 있고,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의 핵심 파트너라는 데 있지 않나 싶다. 

나이지리아는 경제 규모, 인구 면에서 아프리카 제일의 대국(大國)이고 원유 등 풍부한 자원이 있어 앞으로 아프리카에서는 물론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이지리아와 비교하면 에티오피아와 케냐는 상대적으로 자원 빈국(貧國)이지만 지난 수년간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경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취약한 안보와 치안 

나이지리아는 2년 전 수백 명의 여학생을 납치해 악명을 떨친 원리주의 이슬람 테러 조직 보코하람과 힘겨운 싸움을 진행 중이다. 케냐는 얼마 전 나이로비의 가리샤 대학을 공격해 150명 가까운 인명을 살해한 소말리아 거점 이슬람 무장 세력 알 샤바브에 대한 대처에 부심하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남수단, 소말리아 등 안보 불안 요인이 산재한 ‘아프리카의 뿔’ 지역 평화 회복 활동에 중심적 역할을 한다. 

보코하람이나 알 샤바브는 시리아, 이라크를 본거지로 시대착오적 신정(神政)주의 테러 국가 건설을 기도하는 IS와 연계된 조직이기 때문에 신종 테러가 아프리카에 확산되는 것을 막는 데 나이지리아, 케냐, 에티오피아 3국과의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아프리카는 최근 10년 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제 성장을 구가하면서 미래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회의 대륙이 테러 확산으로 인해 다시 혼란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은 중요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 일선에 선 잠재적 경제 강국 세 나라를 방문국으로 선정한 것은 십분 이해가 된다. 

▲ 최근 1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을 해온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공적 원조의 20% 이상을 아프리카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사진은 지난 7월 2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케냐를 방문해 의장대를 사열하는 모습.

아프리카의 안보 문제는 우리에게도 적지 않은 중요성을 갖는다. 우선 남수단에 우리 평화 유지군 한빛부대가 파견되어 있고, 소말리아 해역에는 청해부대가 활동 중이다. 이미 아프리카 대륙에 100만이 넘는 자국민을 보낸 중국도 그렇지만 미래의 대륙에 진출을 모색하는 우리 기업들이 일차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안전 문제다.

다행스러운 것은 소말리아, 콩고, 남수단 등 중앙정부가 취약한 일부 나라를 제외하고는 아프리카가 전반적으로 예전에 비해, 그리고 IS가 기승을 부리는 중동에 비해 더 평화롭고 안전한 곳이 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나이지리아에서 총선으로 신정부가 들어선 후 차드, 니제르, 카메룬 등 인근 국가와 협조가 강화되면서 보코하람의 활동 기반은 급속히 축소되고 있다.

소말리아도 아직 전망이 불투명하기는 하지만 케냐, 에티오피아 등 인근 국가들이 알 샤바브를 제압하여 안보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아프리카에서 가장 빠르게 경제가 성장하는 현재 추세를 이어가고 싶어 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긴 하지만 안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에 가장 심각한 장애 요인은 사업에 대한 위험 요인이 높아 금융 조달에 어려움이 크다는 점이다. 사업의 위험성은 현지 사정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과도하게 증폭될 수도 있다. 따라서 아프리카 진출의 전 단계로서 현지 사정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분석이 절실히 필요하다. 

정부 차원의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은 우리 기업들의 투자, 무역 활동에 중요한 지표가 된다. 최근 10여 년간 중국, 일본 등은 아프리카 각국과 정부 간 회합을 정례화하고 있고, 인도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우리도 2006년부터 아프리카와 정치 외교, 재정 금융, 산업, 자원 등 분야 정부 간 포럼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아프리카는 우리나라 공적(公的) 원조의 20% 이상이 집중되는 곳이다. 이제 우리도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아프리카 방문을 비롯해서 세계 주요국들의 아프리카에 대한 움직임을 다시 한 번 눈 여겨 보고 아프리카에 대한 연구를 심도 있게 진행하면서 기업과 정부 간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아프리카와 상생 협력의 방향을 숙고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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