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은 한국 경제를 좌우하는 재벌의 역사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대우그룹을 세웠다. 섬유 제조회사로 시작한 대우는 자동차, 대형 화물선박, 고층 아파트, 전자제품 등을 만들어내는 자랑스러운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는 1997년과 1998년 경제 혼란 중에 이 모든 것을 잃었다. 이 경제혼란은 한국에서는 ‘IMF 위기’로 기억되고 있다. 이 때 한국 정부는 한국을 국가부도라는 치욕에서 구해준 58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받으러 가는 수모를 감수해야 했다. 먼지가 가라앉은 후 IMF으로부터 빌려온 융자는 예정일보다 일찍 상환됐고 수많은 ‘유령’회사들이 퇴출당했는데 이 가운데 한때 한국의 5대 기업 중 하나였던 대우가 포함됐다.
나머지 삼성, 현대, LG, SK는 살아남았고 개혁과 개조, 구조조정을 통해 현대화된 한국 경제를 이끄는 동력들로 여전히 자리하고 있다. 김우중이 가장 애착을 보였던 대우자동차는 결국 제너럴 모터스(GM)에 넘겨졌고 자동차 대기업인 현대-기아 자동차와는 멀찍이 떨어져서 나름대로 좋은 차를 계속 생산하고 있다.
김우중의 진실게임
김우중은 자신의 전 사업을 잃었을 뿐 아니라 회사 돈을 대규모 횡령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기 위해 나중에 한국에 돌아올 때까지 망명생활을 했다. 20여명의 간부들은 감옥에 갔지만 김우중은 건강상의 이유로 감옥에는 수감되지 않았다. 그 뒤 그에게 어떤 일이 생겼는지 알고 있는가? 김우중은 2008년 노무현 대통령의 사면으로 살아났고 베트남에서 사업에 정통한 경제 전문가로 변신해 전문지식과 통찰력을 나눠주고 있다. 그는 명목상 공산주의 국가인 베트남 하노이에서 환대받을 뿐 아니라 지혜로운 멘토로 잘 나가고 있다.
김우중이 미국에서 아들을 자동차 사고로 잃는 등 수많은 고통에도 불구하고 절대 포기하지 않고 절대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에 여러분은 감동을 받을 것이다. 김우중은 싱가포르 국립대학의 신장섭 교수와 여러 차례를 대화를 가졌고 신 교수는 이를 정리해‘김우중과의 대화: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라는 긍정적인 제목의 책을 최근 발간했는데 김우중은 이 책에서 대우의 몰락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나는 ‘Korean Crisis: Unraveling of the Miracle in the IMF Era’라는 책을 쓰면서 대우의 실패를 광범위하게 다룬 바 있다. 처음에는 자신의 몰락에 대한 김우중의 주장에 굉장히 큰 흥미를 가졌다. 그의 요점은 대우나 다른 회사들 때문이 아니라 정부와 IMF 때문에 대혼란의 시기가 초래됐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모든 대기업들을 떠받치고 있던 비정상적인 자산대비 부채비율이 아니라 IMF의 ‘과도한 긴축정책’이 한국 기업의 독특한 생명력을 앗아갔다며 IMF를 공격했다. 그는 ‘IMF의 잘못된 결정’으로 한국 경제는 15년 동안 느릿느릿한 국내 수요에 고착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재벌이 은행에서 빌려올 수 있는 액수를 엄격하게 제한한 당시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도 공격했다.
올해 78세인 김우중은 명예 회복을 위한 용기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상당 부분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내가 책에서 썼던 것처럼 당시 대우의 빚은 추정치였던 570억 달러보다 훨씬 많은 약 730억달러(86조8000억원)에 달했다.
정주영과 그를 동급에 놓을 수 있을까
나는 책에서 “대우의 위기는 전 은행시스템을 위협했다”며 “상업은행들과 투자신용회사들 모두가 위험했다”고 썼다. 유럽에 숨어 있던 김우중은 1999년 11월 25일 대우 직원들에게 대우 그룹을 무너뜨리게 했던 자신의 ‘잘못된 판단, 실수, 부주의’를 사과하는 편지를 썼다. 대우의 한국 채권자들은 대우회사가 지고 있던 최소 160억달러, 대우자동차가 지고 있던 350억달러의 빚을 회수하려고 했고, 외국 채권자들은 빌려준 돈을 1달러 당 18센트만 받는 비율로 회수한 것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
이런 배경을 볼 때 신 교수는 어떻게 자신의 책에서 김우중과 고 정주영 현대회장과 같은 기업가들을 스티브 잡스와 비견되는 인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지 모르겠다. 김우중은 스티브 잡스, 그리고 내가 ‘Korean Dynasty: Hyundai and Chung Ju-yung’이라는 책에서 썼던 정주영과 비교될 수 없는 인물이다. 현대에 관해 재벌독점, 불공정경쟁 등을 말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주영의 현대그룹은 대한민국 성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 정주영의 후손들이 운영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세계 최대 선박 제조회사인 현대중공업 및 다른 현대계열 회사들의 성공은 결코 부인할 수 없다. 슬프게도 김우중은 한국 역사 속에서 비극적인 인물이자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목표를 추구하다 실패한 사람으로 남아 있다. 물론 자신의 신조와 명예회복, 한때 그가 소유하고 관리했던 제국의 복구를 위해 여전히 싸우고 있는 한 사람의 순수한 용기와 끈기는 존경받아야 할 것이다.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번역 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Kim Woo-choong has got to be one of the most controversial figures in the history of the chaebol that dominate the Korean economy. Yes, he founded the Daewoo group, which rose from its origins as a textile manufacturer to become the proud manufacturer of motor vehicles and merchant vessels and soaring apartment buildings and electronic goodies and much else. No, he lost it all in the economic mess of 1997 and 1998. That was the debacle that's still remembered in Korea as "the IMF crisis" since the government had to endure the embarrassment of going to the International Monetary Fund for a $58 billion bailout package that saved the south from the humiliation of national bankruptcy.
After the dust had settled, the IMF loans all paid off way ahead of schedule, and numerous 'zombie' companies forced out of business, the once proud Daewoo group, among the top five, was no more. Samsung, Hyundai, LG and SK all survived, reformed, remodeled and reconstructed but still in place as the power houses of modern Korea. Not Daewoo. The centerpiece of the group, the company that Kim Woo-choong most wanted to preserve, eventually went to General Motors, which continues to produce quite good cars in distant competition with the giant Hyundai-Kia organization.
Kim Woo-choong not only lost his entire business group but also lived in exile until finally returning to Korea to face trial for massive embezzlement of company funds. More than 20 of his executives went to jail while he managed to stay out of prison on medical grounds. But guess what? Kim Woo-choong, granted a pardon by the late President Roh Moo-hyun in 2008, not only survives but has recast himself as a highly knowledgeable business and economic expert dispensing expertise and insights in Vietnam. Based in Hanoi, he's not only accepted but thrives as a font of wisdom in that nominally communist country.
You have to be happy for Kim Woo-choong, after so much disappointment and suffering, which also included the death of a son in a motor vehicle accident years ago in the U.S., simply never to give up, never to admit defeat. Far from it, in a series of conversations with Professor Shin Jang-sup of the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he's put his views on the demise of Daewoo in a book whose optimistic title is "Dialogue with Kim Woo-Choong: The World Is Still Wide and There Are Many Things To Do."
As one who wrote extensively about the failure of Daewoo in a book entitled, "Korean Crisis: Unraveling of the Miracle in the IMF Era" I was most intrigued to see for the first time Kim Woo-choong's version of his downfall. His central point is that the government, and IMF, were to blame, not Daewoo or many other companies that sank during that tumultuous period.
Rather than blame the extraordinary debt-equity ratios that propped up all the major groups, he attacks the IMF for "harsh austerity measures" that "took away the unique vitality of Korean businesses." As a result of "the IMF's bad decisions" he argues, "the Korean economy was stuck in sluggish domestic demand for 15 years." He also attacks Lee Hun-jai, the chairman of the financial supervisory service, who severely limited the amount the chaebol could borrow.
Now 78 years old, Kim Woo-choong if nothing else displays raw courage in battling for redemption. It's difficult, however, to accept much of what he says at face value. As I wrote in my book, Daewoo's debts had skyrocketed to 86.8 trillion won, the equivalent at the time to $73 billion, rather than the $57 billion previously estimated.
"The Daewoo crisis threatened the entire banking system" I wrote. "Commercial banks and investment trust companies alike were at risk. "On November 25, 1999, in hiding in Europe, Kim wrote a letter to Daewoo employees apologizing for "errors of judgment, mistakes and negligence" that had brought his empire to its knees. Daewoo's Korean creditors fought to recover at least $16 billion owed by the Daewoo Corporation and another $3.5 billion owed by Daewoo Motors while foreign creditors complained they had to accept repayment of loans at 18 cents to the dollar.
Against this background, you have to wonder why or how Professor Shin, discussing the book, should claim that "entrepreneurs like Kim Woo-choong and the late Chung Ju-yung of Hyundai should be held up" as figures comparable to Steve Jobs. Kim Woo-choong was not at all comparable either to Steve Jobs or to Chung Ju-yung, about whom I wrote an earlier book, "Korean Dynasty: Hyundai and Chung Ju-yung."
Say what you want about chaebol dominance, unfair competition and all the rest, but Chung's empire endures as a monument to Korean success. It's hard to deny the success of Hyundai Motors, Hyundai Heavy Industries, the world's largest ship-builder, and a host of other Hyundai entities that are now in the hands of his heirs.
Very sadly, Kim Woo-choong has to go down in Korean history as a tragic figure, a failure whose goals far outstripped reality. That said, you do have to admire the sheer guts and tenacity of the man who is still fighting for what he believes, for redemption of his name and, in his dreams, recovery of the empire that he once owned and control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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