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드디어 야당의 아성인 광주에 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주인공은 박삼용 새누리당 광주 광산구의원이다. 박 의원은 정병채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연) 후보에 이어 2등으로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1995년 지방선거 시행 이후 호남지역은 야당의 텃밭이었다. 한 번도 여당에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특히 광주지역은 反여당 성향이 짙은 이른바 ‘야당의 집토끼’ 지역이다. 지난 18대 대선에서도 당시 문재인 후보가 광주에서 91.97%, 전남에서 89.3%, 전북에서 86.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야당에 대한 높은 충성도를 증명했다.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의원의 호남지역 당선을 이변 혹은 기적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일각에서는 지역에 따라 표가 정해지는 ‘지역정치’가 변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과연 박 의원의 어떤 점이 광산구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정말 지역정치가 사라지고 있는 것일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17일 박 의원의 말을 들어봤다.
- 새누리당으로 광주 광산구에서 당선되셨습니다. 1995년 지방선거 실시 이후 광주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사례는 처음인데요, 소감이 어떠세요?
광주지역은 아시다시피 새정연 소속이면 당선이 확실시 되는 지역입니다. 새누리당이 당선되기란 쉽지 않은 지역이죠. 이런 지역에서 제가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동안 지역 주민들에게 보여드렸던 저의 평소 행실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지역 주민들이 그런 부분을 높게 평가해 주셨고, 또 당을 떠나 현명하고 용기 있는 판단을 하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주민들이 박 의원님의 어떤 부분을 높게 평가했다고 생각하세요?
제가 광산구에서 오랫동안 해왔던 ‘생활정치’를 높게 평가해 주신 것 같아요. 잠깐 제 약력을 말하면, 광산구에서 무소속으로 3선을 했습니다. 이번이 4번째 임기가 되는 것이죠. 2002년부터 2012년 대선 전까지 무소속으로 거의 10년간 광산구의원으로 있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저는 어르신들을 공경하고, 비가 오면 하수도를 뚫고, 눈이 오면 눈을 쓸러 나가고, 가로수 전구가 나가면 직접 갈았습니다. 주민들이 저의 이런 몸에 밴 행동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덕분에 ‘민원해결사’라는 별명도 붙었죠.
- 무소속으로 3선을 하고 민주당에 입당했다가 다시 새누리당으로 옮겼는데요, 민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옮긴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요?
그 부분에 대해 해명을 하자면 민주당으로 갔을 때는 저의 의지가 아니었습니다. 주변 지인이 당적에 제 이름을 올려놓은 것이죠. 그래서 저는 그 사실을 알게 된 후 지인에게 어떻게 나도 모르게 그런 식으로 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죠. 그래서 3개월 만에 민주당에서 나왔습니다. 새누리당에 입당하게 된 동기는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이 호남의 상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입당을 결정했어요. 박 대통령이라면 믿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를 말씀해주세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노력할 것입니다. 지역 주민을 위해 하루하루 봉사하는 것이 제 목표이자 계획이죠. 조금 욕심을 부려보자면, 지금 우리 지역에 만연한 무조건 새정연 뽑아주기 분위기를 없애고 싶습니다. 지역주의와 줄서기 정치를 타파하고 인물정치문화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인터뷰/정용승 기자 jeong_f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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