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한 마이클 커비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이 30일 동서문제연구원 리더십센터가 주최한 82차 리더십 특강과 31일 연세대 휴먼리버티센터, 세이브엔케이, 올인모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개최한 강연을 진행했다.
연세대 새천년관 대강당에서 열린 30일 특강은 ‘Human Rights Violations in North Korea: COI and Beyond’를 주제로 개최됐다. 많은 사람들이 서서 강연을 들을 정도로 대강당은 참석자들로 가득 찼다. 북한인권과 COI 보고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알 수 있는 자리였다.
커비 위원장은 이날 강연에서 북한은 ‘전 세계에 깊은 우려를 주는 대상’임을 명시하며 북한 인권 수준의 처참함에 대해 말했다. 커비 위원장은 북한인권실태 조사를 위해 북한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하지만 약 2만여명 가량의 탈북자들로부터 북한인권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그가 베이징에서 만난 한 여성 탈북자는 자신이 중국에서 북송됐을 때 북한 당국이 임신 중인 아이를 강제로 죽였다고 증언했다. 이밖에도 북한 내에서 벌어지는 종교탄압과 식량부족은 북한인권의 척도가 된다. 정치범수용소에서의 인권침해 또한 심각한 북한의 인권 상황을 말해준다.
커비 위원장은 당시 자료를 수집할 때 독일의 유대인 대량학살이 생각났다고 강연에서 밝혔다. 그 정도로 북한인권은 끔찍하다는 의미였다. 그는 북한은 이런 인권침해를 부정하고 있지만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실이고 북한의 실상은 전 세계로 널리 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COI 보고서가 발표되고 난 뒤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현재 COI 보고서는 여러 언어로 번역돼 세계적으로 북한인권 실태를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최근 북한이 일본과 맺은 납치자 조사협력 체결도 COI 보고서의 영향이라고 커비 위원장은 설명하며 북한의 인권침해는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돼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제는 정작 북한 주민들은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북한인권운동에 대해 모르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2월 17일 발표된 COI 보고서는 북한인권 실태를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400페이지에 가까운 방대한 분량의 COI 보고서에는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에 대한 구체적인 증언과 증거 자료들이 담겨 있다. 지금까지 나온 북한인권에 관한 보고서 중 가장 권위 있는 국제기구 보고서로 평가된다.
글·사진/정용승 기자 jeong_fk@naver.com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