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선거 '가정사'보다 '사상사'다
교육감선거 '가정사'보다 '사상사'다
  • 이원우
  • 승인 2014.06.03 13: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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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 지방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에서는 서울시교육감 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지난 주말 고승덕 후보의 딸이 올린 페이스북 글은 지지율 상위권을 달리고 있던 고 후보에게 치명타로 작용했다. 고승덕 후보의 과거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하지만 그것으로 전부일까.

고승덕 후보의 ‘가정사’에 가려져 잘 부각되지 않는 게 하나 있다. 서울교육감 좌파단일후보 조희연의 ‘사상사’다. 철 지난 색깔론이라는 비판을 듣는다 할지라도 이는 제기될 수밖에 없는 문제다. 조희연 후보의 국가관이야말로 철 지난 것이기 때문이다. 철 지난 사상에는 철 지난 비판이 반복적으로 제기될 수밖에 없다. 아직도 과거의 유물을 붙잡고서 미래를 말하는 이들과 대한민국의 체제를 걸고 승부를 벌여야 하는 사람들의 운명이다.

교육보다 정치에 ‘일가견’

조희연 후보는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다. 교육 분야보다는 ‘다른’ 분야에서 활동한 전력이 훨씬 많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이는 그가 지금까지 저술한 20여권의 책 제목만 봐도 확인이 가능한 사항이다. ‘한국사회 구성체논쟁’ ‘현대 한국 사회운동과 조직’ ‘한국의 국가 민주주의 정치변동’ ‘NGO가이드’ ‘계급과 빈곤’ ‘박정희의 개발독재시대’ ‘동원된 근대화’ ‘민주주의 좌파 철수와 원순을 논하다’ 등의 제목 어디에도 교육문제에 대한 암시는 없다.

교육과 관련된 책은 최근에야 나왔다. 지난 3월 5일에 출간된 ‘병든 사회 아픈 교육’이다. 교육감 후보로 출마를 하기 위해 부랴부랴 내놓은 이 책의 출판기념회에는 이재정 現경기도교육감 후보를 비롯해 김상곤 前경기도교육감,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김중배 前참여연대 대표, 안경환 前국가인권위원장, 김정훈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등의 좌파 인사들이 ‘총출동’하며 큰 화제가 됐다. 그의 주변에 있는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자리였던 셈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의 관계도 각별하다. 유신 시절 긴급조치 위반으로 구속된 바 있는 그는 성공회신학대학에 자리를 잡으며 교수 생활을 시작했는데, 이후 박원순 現 서울시장과 함께 참여연대 창립을 주도했다.

박원순과의 인연은 역사문제연구소로도 이어진다. 일단 이 연구소의 부소장 임헌영은 1979년 남조선민족해방전선(남민전) 사건에 연루돼 투옥됐다가 1998년 복권된 전력이 있다. 박원순은 이 연구소의 초대 이사장을 지냈고, 조희연은 연구위원으로 활동했다. 역사문제연구소는 “기록된 역사를 사회주의적 사실주의에 입각해 왜곡 내지 변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비판을 받는 곳이다.

 

학교와 연구소에서 연구만 한 것은 아니다. 조희연 후보는 과거 국가 변란을 선전·선동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회주의 노동자연합(사노련)’을 옹호하는 주장을 펼치며 논란이 된 전력도 있다. 2011년 12월 국가 변란을 선동한 혐의로 기소된 사노련 오세철 전 위원장 등 사노련 핵심 구성원 4명은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황한식)로부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2년,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사노련이 현 정부를 타도하고 새로운 정부를 수립하자는 주장을 한 점이 인정된다”며 “이는 국가의 존립 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것으로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한 것”이라고 밝혔다.

‘무장봉기 등으로 정부를 전복해야 한다’ ‘토지를 국유화해야 한다’ ‘폭력으로 정부를 전복하자’ 등의 내용이 담긴 신문을 집회 장소에 다량 배포한 이들의 모습은 이석기의 RO를 연상케 한다. 여기에 대한 조희연 후보의 입장은 어땠을까.

조희연 후보는 사노련 재판 1심 선고를 앞둔 2011년 2월 22일 사노련 사건 피고인들의 무죄를 주장하는 탄원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사건이 처음 불거졌던 2008년 여름에는 “사회주의자가 자유롭게 활동하는 것이 ‘최소한의’ 민주주의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며 오히려 이명박 정부를 강경하게 비판한 바 있다.

서울은 그에게 묻지 못했다

서울시민들은 ‘교육감 후보’로 나온 조희연 후보에게 국가관에 대한 질문을 던질 기회를 얻지 못했다. 교육감 후보에게는 교육에 대한 질문만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는 세상의 축소판이다. 학교에선 세상 모든 일에 대한 논의가 경계 없이 진행된다.

조희연 후보가 교육감으로 당선된 서울시에서 6‧25는 지금처럼 남침(南侵)일 수 있을까. 천안함은 ‘폭침’이요 연평도는 ‘피격’일 수 있을까. 마르지 않은 아스팔트처럼 깊은 잔상을 남기는 아이들의 마음에 올바른 국가관을 심어줄 수 있느냐 없느냐의 중요한 문제가 내일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결정될 것이다.


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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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이 2014-06-07 00:04:19
연애칼럼이나 쓰시오 당신이 정치나 시사를 논하기에는 부족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