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이대로 둘 수 없다”
“서울을 이대로 둘 수 없다”
  • 미래한국
  • 승인 2014.05.2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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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인터뷰]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

주사위는 던져졌다. 물러설 곳은 없다. 6월 4일 치러지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서울시장에 출마한 정몽준 새무리당 후보 얘기다.

정당 지지율로는 새누리당이 새정치민주연합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몽준 후보 개인의 지지율은 박원순 후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들의 발언으로 뜻하지 않게 곤욕을 치르기도 한 정몽준 후보의 필승전략은 무엇일까 <미래한국>이 그를 만났다.

- 최다선 7선 의원으로서 대선을 포함해 많은 선거를 치러오셨는데 이번 선거는 예전과 비해 어떻게 다른지요? 개인적 의미와 소감은? 특별히 어려운 점이 있습니까?

사실 어렵지 않은 선거는 하나도 없습니다. 제가 이번 새누리당 경선을 포함해 국회의원 선거 7번, 대통령 선거 2번 해서 모두 10번의 선거를 치렀습니다. 선거는 다 어렵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평소 공직은 죽음과 같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것이 찾아올 때 피하거나 도망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제가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은 서울시장 탈환을 위해 선당후사의 정신을 발휘해 주기를 바랐으며 저 역시 이대로 서울을 방치하면 큰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세월호 사고 이후 박원순 후보에 비해 지지율 격차가 큽니다. 만회 대책이 있는지요. 안전 문제를 부각시키는 것은 박원순 후보와 대결하는 데 있어 적당히 각을 잡기 위한 이슈가 아니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국민들께서 정부와 여당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 역시 여당의 중진의원 출신이자 서울시장 후보로서 커다란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서울시장이 되면 시정의 최우선 순위를 시민의 안전에 두겠습니다. 시민의 안전을 팔아 사익을 챙기는 부패 구조를 뿌리 뽑겠습니다.

박원순 후보는 일을 안 한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는데 많은 분들께서 저는 일을 열심히 할 시장으로 생각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부패구조 뿌리 뽑아 시민 안전 최우선

-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가 있었는데 국면 전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시는지요.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잘 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과 정부 그리고 청와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소신을 가지고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과 국민 통합을 위해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 박원순 시장이 ‘조용한 선거’를 내세우면서 유세차 대신 24시간 소통버스 운영을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본인의 캠페인 전략은?

조용하고 돈 안 드는 선거를 하자는 것은 당연합니다. 박원순 후보는 또 네거티브 없는 선거를 하자고 했는데 박원순 후보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지난 일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3년 전 나경원 후보와 선거하실 때 ‘1억원 피부과’라는 허위사실 유포로 덕을 본 사람이 바로 박 후보입니다.

네거티브 하지 말자는 제안을 하기 전에 말씀을 하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당시 그런 일이 분명히 있었고, 자신은 관여하지 않았다든지, 아니면 덕을 봐서 미안하다는 말을 한 후에 네거티브 하지 말자고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신뢰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 대변인실 100명 근무하는 것은 소통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박원순 후보가 나름대로 열심히 하셨겠지만 서울시민에게 필요한 일을 열심히 하셨다기보다 평소 본인이 관심 있는 일을 열심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시민에게 가장 필요한 문제는 일자리와 안전한 환경입니다. 박원순 후보의 문제는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평소 활발한 소통을 강점으로 내세우셨고 지난 3년간 언론담당 비서관 인원이 약 190명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언론담당 인원을 두고도 서울의 문제와 해결에 나서지 못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듭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서울시 문제를 파악하기보다 선거 준비를 위한 이미지 메이킹이 우선 아니었나 생각하게 됩니다.

- 서울시장이 되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은?

최근 지방선거의 흐름을 보면 여당 후보들이 세월호 침몰 참사 이전에 비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민들께서 정부와 여당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 역시 여당의 중진의원 출신이자 서울시장 후보로서 커다란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국가 개조도 필요하고 관피아와의 전쟁도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에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고 그에 대한 문제 의식이 없다는 게 심각한 상황입니다. 서울시장에 당선돼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부정부패는 물론 모든 적폐를 일소하는 것입니다.

- 서울시장은 서울시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또한 바라봐야 하는 자리입니다. 현재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진단하시는지,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세월호 침몰 참사와 같은 비극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국가 개조도 중요하고, 관피아와의 전쟁도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에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고, 그에 대한 문제 의식이 없다는 게 심각한 상황입니다.

자유시장경제 신념 … 기존 질서에 안주하지는 않아

- 이번에 아들의 발언이 논란이 됐지만 반면 표현은 거칠었지만 올바른 말을 했다는 의견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정몽준 후보님이 굳이 눈물을 흘리면서까지 사과를 할 사안이 아니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경선 끝나고 눈물을 흘리는 등 절제되지 못한 모습을 보여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제 막내 아들의 철없는 짓에 아버지로서 죄송하기 그지없습니다. 저희 아이도 반성하고 근신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입니다. 막내 아들은 넷째인데 셋째하고도 10년이나 차이가 나는 늦둥이로 거의 혼자 자란 셈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신문, TV 뉴스는 보지 않더라도 친구들과 인터넷은 합니다.

본인의 말에 따르면 추모의 글도 많이 썼는데 어쨌든 그런 말을 한 것은 아주 잘못된 것입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는 정말 생각하기 어려운 참사이자 비극입니다. 막내 아들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 선거 때만 되면 후보들의 병역 문제가 논란이 됩니다. 정몽준 후보는 재벌 아들이면서도 ROTC로 병역을 마치고 정 후보님의 아들도 병역을 마쳤습니다. 이러한 점은 장점일 것 같습니다.

저는 ROTC 13기로 육군 중위를 만기 전역했습니다. 현재는 대한민국 ROTC 상임고문입니다. 큰 아들은 ROTC 43기로 군복무 시절 수색대 소대장을 했습니다. 자식과 함께 ROTC 동문이고 육군 장교로서 군복무한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 부친이신 정주영 회장님은 박정희 대통령 때 울산 현대조선소 건설, 중동건설 개척, 자동차 국산화 등으로 우리나라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오늘날 번영의 초석을 놓았습니다. 정주영 회장님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저는 아버지에게 인생을 배웠습니다. 아버지는 “나라가 잘되는 것이 우리가 잘되는 것이며, 우리가 잘되는 것이 나라가 잘되는 길”이라는 말을 자주 하셨습니다. 또한 아버지는 자유를 소중하게 생각했습니다.

생각이 자유로워야 기존 인습의 한계를 깰 수 있고, 그래야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정치가 먼저 변해야 나라가 변한다’는 말씀도 제가 정치에 입문한 계기 가운데 하나입니다.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던 건…

- 정몽준 후보님은 보수입니까 진보입니까? 보수와 진보의 이념, 구분을 넘어서야 한다는 의견도 일각에서 제기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보수를 대한민국의 헌법, 우리 사회가 지향하고 있는 자유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면 저는 보수주의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기존질서를 고수하려 하고, 변화에 저항하려고 하는 것은 보수가 아닙니다.

저 자신은 자유주의에 대한 뚜렷한 신념으로 우리 사회, 대한민국이 안정적으로 민주주의에 기초한 번영을 위해 적극적으로 변화해 나가야 한다고 믿고 있을 뿐입니다.

- 보수진영에서는 정몽준 후보님의 최약점을 2002년 대선에서의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보수진영의 패배와 노무현 후보의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인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2002년 당시 우리 사회가 요구하고 있던 시대정신은 변화였다고 믿었고, 저는 그런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데 있어서는 노무현 후보가 더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라 단일화에 나섰던 것입니다. 노무현 후보의 급진주의를 간과했던 것은 잘못이었고 그래서 뒤늦게지만 지지 철회를 선언했던 것입니다.

저는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 및 지지 철회 이후 약 5년간 자숙하면서 여러 가지 반성을 했고, 그런 시간을 거쳐 2007년말 한나라당에 입당하며 친노세력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2008년에는 당의 요청에 따라 위험을 무릅쓰고 서울 출마라는 결단을 내려 선거의 승리를 선두에서 이끌어 내기도 했습니다. 보수진영의 대표인 한나라당의 당원과 대의원들께서는 흔쾌히 저를 받아들여서 2008년 전당대회에서 2등의 성적으로 최고위원에 당선시켜 주셨고 뒤에 영광스럽게 대표직을 승계 받을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인터뷰/강시영 편집국장 ksiyeong@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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