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대박론
통일 대박론
  • 미래한국
  • 승인 2014.01.27 1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의각 교수의 세상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1월 6일 연두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언급한 데 이어 국내외에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기대와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연초부터 우리 정부는 법무부, 법제처, 외교부, 국방부, 기획재정부, 통일부 등을 참여시켜 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통일법제 협의체를 발족시키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통일을 바라보며 정부 차원에서 이와 같은 대책을 강구해나가는 것은 결코 시기상조이거나 노력 낭비가 아니다.

남북 통일은 우리 국민 모두의 소원이자 역사적 과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이 언제 어떻게 올 것이며 이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와 대책은 아직 구체적으로 많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12월 12일 북한 권력의 제2인자였던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전격적 처형으로 인한 북한 내부 권력구조의 지형이 바뀜에 따라 김정은 체제의 앞날이 예측할 수 없는 불안정성을 띠게 되면서 우리 정부 당국으로서는 비상대책 강구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북한 붕괴의 가능성

남북 통일이 언제쯤 어떻게 이뤄질 것인가? 사실 그 시기와 방법에 대해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상황에 이르면 북한이 자체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고 내부 붕괴로 정권이 무너질 확률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북한 주민의 외부세계와의 개방비율이 현재 40%수준으로부터 60~70%수준으로 확산되면 북한은 자체 내부 붕괴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북한의 개방비율이란 북한 인민들이 각종 언론매체나 전자매체(휴대전화, 인터넷 등), 그리고 귀에서 귀로,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소문 등을 통해 남한과 그 밖의 이웃 나라의 생활수준 등에 대한 정보에 노출되는 전체 인민의 절대비율을 말한다.

앞으로 이 비율이 20~30% 더 추가적으로 높아지는 데 소요되는 기간은 지금과 같은 북한의 폐쇄정책 하에서도 5~6년이면 충분할 것으로 본다. 북한에서 평양시민 250만 명을 제외한 90%(약 2000만 명)의 인민생활수준이 개선되지 않는 한 내부 폭발(implosion)의 가능성은 5~6년 지나면 현실화될 것이다.

이때 지금 생존의 한계 상황에서 허덕이는 북한 인민들의 생활이 조금 더 개선되면 군중 폭발의 확률은 줄어들 것인가? 아니다. 사람들이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아주 가난한 단계에서보다는 오히려 최극빈 임계선을 넘어설 때 민중봉기의 발생확률은 동반 상승한다. 왜냐하면 집단행동은 최악의 허기진 상태에서는 기대할 수 없고 최악의 궁핍단계를 넘어서 어느 정도 배에 힘이 생겨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내부 폭발이 남북 통일로 이어질 것인가? 반드시 그렇게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우선 북한 군부가 민중 봉기를 진압하고 중국정부의 지원 아래 새로운 독재공산정권을 재창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른 한편, 인민군부 자체도 군부 내부 분열이나 인민들의 강력한 저항으로 결국 무너질 수도 있다. 이 후자의 경우에는 무정부상태가 돼 폭동과 약탈이 자행되고 북한의 핵무기와 각종 화생방 무기 등의 심각한 외부유출위기를 초래해 이에 대한 제3국 또는 연합국의 신속하고도 효과적인 개입과 통제로 질서가 잡히지 않으면 전 세계가 대단한 위험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 내부 붕괴 시점에 대처하기 위해 중국, 미국 등과 긴밀한 사전외교접촉을 통해 북한 위기 상황에 공동대처할 수 있는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중국과 미국이 동북아에서의 이해관계로 대립각을 높이고 있는 상황 하에서 이 두 나라가 한반도 통일에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우리의 선택 방안은 무엇일까?

두 나라를 설득할 수 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반도 통일이 미국이나 중국 두 나라에 국제정치관계에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담보하는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양국의 이해와 양해를 구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현재의 한미군사방위조약 뿐만 아니라 일본과 러시아 그리고 미국과 중국 등 관련국들 간에 상호 얽힌 국제이해관계도 우리가 지혜롭게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될 매우 민감한 사안들이다.

비록 어렵기는 하겠지만 한국이 이 국가들의 적극적 반대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국제관계에서 우리가 군사적으로나 외교적인 측면에서 중립노선을 선언하는 것일 수 있다.

앞으로 이 국가들 간의 쌍무적 그리고 다자간 관계도 유동적일 수 있기 때문에 우리의 군사 및 외교적 중립은 영구중립보다는 약 50년 정도로 한정해 협약을 유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군사 외교적으로는 중립노선을 선언하는 한편, 정치 경제 체제는 우리 국민이 선택하는 자유민주시장경제 체제를 계속 유지해도 이들 주변국의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세계 모든 나라들이 이미 자유시장경제를 채택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과연 통일은 박 대통령이 적시한 것처럼 대박이 될 수 있을까?

경제적으로 대박을 가져오게 될 것이 확실하다. 물론 통일 후 남북한 주민의 1인당 평균소득수준을 동일하게 만들기 위한 투자액(일명 직접 금전적 통일비용)은 현재 기준으로 보아 약 1.5조 달러(1500조 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필요한 재원(통일비용) 조달 준비를 국내외에서 미리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것은 물론 감가상각으로 소멸되는 비용이 아니라 투자로 간주되기 때문에 투자의 전후방 파급효과를 수반해 장기적으로 투자승수에 따른 국가경제 재건이익을 창출해 나갈 것이다.

통일의 막대한 순기능

통일이 되면 남북한 간의 물적 인적 자본의 새로운 결합을 통해 많은 투자의 가속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새로운 국내생산수요시장 확충은 말할 것도 없고, 해외시장과의 전후방 연결 개척을 통한 막대한 국익 창출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비가시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통일 성취를 통해 얻게 될 국민 모두의 자긍심과 행복감으로 현시되는 이익이 통일에 수반될 수 있는 고통(금전적, 비금전적 통일수반 비용)을 능가할 것이기 때문에 통일은 긍정적이다.

또한 가시적 측면에서도 통일된 한국은 최소한 남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군사력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일 수 있고 그러한 잉여 노동력을 생산부문으로 돌릴 수 있다. 남북 대결로 인한 전쟁 불안감과 또 대결로 인한 각종 심리적 경제적 부담들이 통일이 되면 사라진다.

외국투자자들의 통일된 한반도시장에 대한 관심과 투자 증대가 필연적으로 따라올 것이며 관광산업도 더 활기를 띠게 될 것이다. 통일이 가져올 통합 시너지 효과는 통일한국을 수년 내에 세계 경제의 5위권 강국으로 부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남북한이 하나 되는 것 그 자체보다 더 큰 대박이 또 어디 있겠는가? 통일을 대박으로 간주하는 대통령을 국민이 만나게 된 것도 우연이 아니다. 이 대박을 기대하며 우리는 통일을 위한 각종 대책과 준비를 범국민적 운동으로 착실히 펼쳐나가야 한다.

황의각 편집고문·고려대 명예교수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