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에 대한 미국의 우려
한일관계에 대한 미국의 우려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3.11.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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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후 60년, 미국은 한국과의 냉전 동맹을 중단해야 한다”

미국의 유력한 싱크탱크인 케이토 연구소의 더글라스 밴도우 선임연구원이 지난 7월 15일 영향력 있는 잡지인 포브스에 기고한 칼럼의 제목이다.

밴도우 연구원은 칼럼에서 “60년 전 한국전쟁은 끝났다. 이 전쟁으로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됐지만 이것은 주한미군에 의한 일방적인 보호장치”라며 “한국에만 유리하고 미국에는 넌센스”라고 밝혔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특별보좌관을 역임한 그는 “한반도는 냉전 당시의 세계적 싸움과 더 이상 연계돼 있지 않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전쟁 때처럼 북한에 군사적 원조를 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지금 북한보다 경제적으로 성장을 많이 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다”며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고 상호방위조약을 폐기하겠다는 의도를 알리며 주한미군 철수 계획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후 양국 정부는 동등한 입장에서 미래의 군사협력에 대해 협상하고 이때 포커스는 한국의 책임인 북한이 아니라 광범위한 지역적, 세계적 활동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밴도우 연구원은 북한 핵 이슈에 대해 북한이 비국가 행위자들에게 핵물질을 넘겨주는 것만이 미국에 위협이라며 이것에 대한 한계선을 분명히 설정한 후 북핵 이슈는 중국, 한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당사국에 넘기고 미국은 손을 떼라고 제안했다.

밴도우 연구원의 이 같은 극단적인 주장은 지난 몇 년 동안 계속돼 왔기 때문에 새로운 것은 아니다.

미일 군사동맹의 강화

하지만 최근 오바마 행정부가 미일 군사동맹을 강화하면서 그의 주장은 미국 측에서 한미동맹의 가치를 낮게 보는 하나의 경고로 분석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0월 3일 미일 안보동맹을 강화한 양국 간의 합의는 동아시아에서 중국과 북한의 위협이 커지고 있고 미국은 국방비를 삭감해야 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이 선택한 해결책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일본을 중국에 대한 대항마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오랫동안 일본이 군대를 자위대로 제한하지 말고 좀 더 정상적인 군사국가가 되기를 희망해왔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미국의 유력한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1% 이상 늘리고 집단적 자위권을 채택하도록 촉구해야 하고 일본 평화헌법 개정 노력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제안했다. 그는 일본 의원들에게 국제사회 안보를 위한 일본의 역할 확대와 주일미군의 필요성을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미일동맹을 한미동맹보다 더 중시해 한국에 웬만하면 일본에 맞추라는 입장들이 나오고 있다.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지난 10월 1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국이 이제는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할 때가 아니냐고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에 “한일관계의 중요성은 안다. 하지만 일본이 우리의 과거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있다”며 반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관계 개선 촉구하는 미국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지난 8월 방한 기간 중 “한국과 일본 사이에 위안부 문제와 같은 불미스러운 사실이 있지만 60년 전과 21세기 오늘날 아시아의 현실과 정세는 다르기 때문에 아시아 지역에서 평화와 안보를 강조한 일본처럼 한국도 박근혜 대통령이 아베 일본 총리와 힘을 합해 양국 간 차이를 극복하고 미래지향적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매케인 의원은 헌법해석을 바꿔 동맹국이 제3국으로부터 공격받을 경우 자기 나라가 공격당한 것으로 간주해 공격한 나라를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추진 중인 일본에 대해 “오늘날 세계의 현실은 일본의 평화헌법이 처음 제정됐을 때와는 다르다”며 일본을 지지했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10월 3일 이 집단적 자위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주한 미대사를 역임한 알렉산더 버시바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차장은 지난 17일 한국에서 열린 역대 주한 미대사 모임에서 “증가하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일 양국의 협력관계가 중요하다”며 “한국은 일본의 정책 변화에 과민하게 반응하지 않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지난 APEC 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고위급 회담을 갖지 않고 외면한 것을 언급하면서 “한국은 일본과 대화하는 능력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과거의 이슈들을 최소화하거나 외면할 수 없고 바르게 다뤄야 한다. 동시에 우리는 미래를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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