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國基)를 바로 세우기 위하여
국기(國基)를 바로 세우기 위하여
  • 미래한국
  • 승인 2013.10.0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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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각의 세상보기
 

한 나라의 기초 즉, 國基는 대내적으로 국가헌법을 중심으로 하는 법질서가 바로서서 공정하게 집행되고 국민 각 구성원이 법질서에 따라 사회윤리와 도덕기준에 부합되는 삶을 영위할 때 바로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법이 있어도 지켜지지 않으면 그 법은 유명무실한 것이 되며 국민이 법테두리를 벗어나서 자기의 좋을 대로 치외법권적으로 행하는 나라는 마치 비탈에 서 있어 기초가 흔들리며 기울어지는 집이나 다를 바 없다.

민주주의는 국민 다수에 의한 결의 선택을 근간으로 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국가의 법과 강령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하며 국정을 운영하는 제도이다. 대한민국헌법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의 수호를 기본정신으로 삼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방 이후 체제분단으로 불가피하게 반공(반공산주의)을 주요 국시(國是)로 하여 출발했다.

법 집행이 방해받는 나라

법은 그것을 시행하고 집행하는 국가당국이나 법의 보호와 제재의 일반대상자인 국민이 정직하게 지키고 준수할 때 법의 권위와 정당성이 존중된다. 그러나 법 시행당사자가 법을 임의적으로 적용운용하거나 공정하고 엄격하게 집행하지 않으면 임의적으로 적용된 법은 결과적으로 공의를 벗어난 악법으로 전락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법의 준수의무를 지닌 국민이 법을 어기고 지키려 하지 않으면 법의 권위와 존재가치는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법치를 중요시하는 민주시민사회에서는 법집행당국이나 법의 보호감시대상인 시민의 철저한 준법정신과 사상이 전제돼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법이 어떻게 준수되고 있는가 하는 것은 그 나라의 사회문화의 선진화 수준을 나타내는 척도가 된다. 사회의 온갖 부정과 불의는 그 사회의 법집행과 법 준수수준과 역함수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국민 각자가 하나님이 감찰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믿고 하늘의 징계를 두려워하면 사람이 보든 안보든 마땅히 법을 지키려 노력하며 정직한 삶을 살게 된다.

그래서 신실한 신앙은 모든 사회법을 초월하는 힘을 지닌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종교인이든 아니든 위법행위를 하는 데 있어서는 동일한 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석기 의원의 국가보안법 위반에 따른 구속과정에서 구속수감을 방해하려는 재야세력과 구속집행에 나선 국정원간의 몸싸움 현장을 본 많은 국민은 어쩌다 이 나라가 이 형국이 됐는지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다.

국정원은 이석기 의원에 대해 국가내란 음모죄를 적용해 적법 절차를 밟아 체포했다. 그러나 지난 20여년 민주화라는 시대적 과정을 거쳐 오면서 이 나라는 적법 절차에 따른 공권력집행마저 거센 저항에 부닥치기 일쑤이고 무엇 하나 법의 집행이 제대로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나라로 변질된 것 같다.

사실 우리나라에는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 활동을 규제해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1960년 6월에 제정된 법률, 즉 국가보안법이란 것이 있다. 이 국보법은 1960, 1970년대와 1980년대의 군사정권하에서 반체제인사들과 정치적 반대세력을 탄압하는 도구로 이용된 측면이 많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법은 실제 공산주의 적색분자를 가려내는 데 순기능을 해온 측면이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민주화가 확산되면서 1990년대부터 국가보안법, 특히 국가보안법 15개 처벌조항 중 제7조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 고무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조항에 대한 강한 사회적 비판과 반발에 직면하게 됐다.

그래서 이 조항에 대해 1990년 헌법재판소가 한정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국가의 존립이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것을 알면서’ 행동한 자만 유죄로 인정하도록 1991년 국회가 국가보안법 7조를 축소개정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무너진 대공방어망의 현실

군사정권시의 국가보안법 남용 적용과 그후 노도같이 사회 전반을 휩쓸며 일어난 이른바 ‘민주화 혁명과정’을 거치면서 국가보안법은 당연히 칼을 뽑아 들어야 할 때에도 칼집에서 낮잠만 자며 20여년 침묵과 무용(無用)의 세월이 흘렀다.

더욱이 김대중 정권 때와 국가보안법의 무용론을 외친 노무현 정권 때 그리고 토목사업에만 치중하면서 이념적으로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임기를 마친 이명박 정권 때를 거치면서 우리 사회는 심정적 좌경세력이 사회의 각 분야로 확산되면서 ‘대공방어망’이 철저히 무너지고 말았다.

대부분의 전후세대는 일제침략의 역사와 6·25 동란의 비극과 공산주의자들의 만행을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알려고도 하지 않는 걱정스러운 시대가 돼 버렸다.

이들 전후세대는 국가정보원과 같은 대공기관들을 눈에 가시같이 적대시하며 민족주의로 포장한 좌익세력을 지지하는 경향을 띠고 있다.

전교조라는 교직원 조직이 그동안 학교를 장악해 학생들에게 북(北)은 선(善)이고 남(南)은 미 제국주의 앞잡이로 악(惡)이라고 가르쳐 왔다. 그 결과 투철한 애국관을 갖춰야 할 3군사관학교 생도들을 포함한 다수의 젊은이들이 6·25는 남쪽이 북한을 공격해 발발한 전쟁으로 이해하고 있는 나라에서 우리는 지금 살고 있다.

우리의 실체를 헷갈리게 만드는 혼돈의 어두운 영이 덮고 있는 시기에 약해보이지만 실상은 강하고 확고한 국가관으로 무장한 박근혜 대통령이 이 혼동의 국민의식과 가치관에 조용한 개혁의 수술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정치, 사회, 경제, 교육, 법적용 등 모든 분야에서 잔잔한 변화가 감지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니 이미 감지되기 시작했다. 미래의 우리 역사는 지난 날 국기(國基)를 엉망으로 뒤죽박죽으로 흔들어 놓았던 남성 대통령들과는 구별돼 새로운 질서를 확연히 수립하게 될 첫 여성 대통령의 통치 행적을 뚜렷하게 비교하며 기록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국기를 바로잡기 위해 대내적으로는 법에 따른 원칙적 정치와 국가의 안전과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무너진 대공방어전선을 정상화시키고 북한에 대해서도 상호합의를 통해 이루어낸 원칙을 존중하는 관계회복을 기함과 동시에 대외적으로 국가안보확보를 위해 진취적 외교정책을 펼치는 특출한 시대를 열어가게 되기를 기대한다. 이를 이룰 수 있도록 의식 있는 모든 국민은 전폭적으로 바른 정부를 지원해야 한다.

황의각 편집고문·고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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