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폭등, 매매가격 올리나
전세 폭등, 매매가격 올리나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3.09.27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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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년의 줌인부동산


수십차례의 매매활성화 대책에도 침체를 면치 못했던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모처럼 활력을 찾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8·28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효과라고 볼 수도 있지만 전세가 폭등에 시달리던 수요자들이 드디어 매매수요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8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지난주 대비 0.03% 올랐다. 14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서울 강북권과 경기도 등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지며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은 블루칩들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구로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일부 아파트는 전세금 비율이 70%에 육박하다 보니 대책 발표 이전부터 전세금에 돈을 조금 보태 집을 사는 사람이 생겼다”고 말했다. 거래가 활발해지자 일부 단지는 집값도 오르고 있다. 동대문구 전농동 ‘전농SK’(80m²)는 지난주 1000만 원 올랐다.

전세매물 부족에 시달리던 경기·인천 지역도 8주 만에 반등했다. 경기 안산시는 1년 6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신규 분양시장도 전세금 급등을 못 견딘 세입자가 몰리고 있다.

올 들어 전세금이 9% 이상 오른 경기 용인시 수지구에서 분양한 ‘래미안 수지 이스트파크’는 상담고객의 절반가량이 매매 전환 수요였고 평균 3.32 대 1의 경쟁률로 순조롭게 청약을 끝냈다.

이 같은 시장 상황은 2005년과 2006년 부동산 대세상승에서 다소 소외됐던 강북권 소형 아파트들이 뒤늦게 폭등하던 2007년의 시장 상황과 유사하다. 당시 노원구-도봉구-중랑구 등 강북 외곽권 아파트들은 강남권 아파트들처럼 폭등하지는 않았지만 2006년 하반기부터 전세가가 매매가를 밀어올리기 시작하더니 2007년에는 확연한 대세 상승으로 이어진 바 있다.

한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 역시 상승세다. 지난주 서울 전체 재건축 단지는 0.40% 올랐으며 강남구(0.83%) 송파구(0.56%) 강동구(0.51%) 등은 0.5% 이상 급등했다. 7월 말 10억2000만 원에 거래되던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112m²는 현재 11억1000만 원까지 호가가 올랐다.

이 같은 상황은 재건축 시장에서 시작된 상승세가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서울 강북과 경기 지역은 전세가 상승을 견디지 못한 서민들이 실수요자로 돌아서면서 매매에 나서고 있으며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은 부유층이 투자 또는 실거주를 목적으로 활발한 거래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금리는 낮고 가을 이사철 전세난 압박이 커진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의 이자 소득공제도 확대돼 매수세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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