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커플이 있다. 젊은 커플 존과 캣, 중년의 부부 잭과 캐서린. 이들의 공통점은 일생일대의 중요한 날을 ‘하루’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사유는 정반대. 존과 캣은 결혼을 앞두고 있다. 잭과 캐서린은 이혼을 앞두고 있다.
결혼 전날, 30대 영화감독 지망생 존은 다가올 미래에 설레기보다는 영화사로부터의 연락을 기다리며 초조한 하루를 보낸다. 캣을 사랑하지만 다른 모든 여자들과 이별해야 한다는 사실이 못내 서운하다.
그런 존과 함께 하는 캣 역시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패션잡지 초보 에디터로 막 발을 디딘 그녀의 마음속엔 성공에 대한 욕심과 ‘웨딩드레스’로 대표되는 행복에 대한 선망이 교차한다.
한편 40대 부부의 남편이자 광고회사 카피라이터인 잭은 이혼을 앞두고 후회의 감정에 휩싸인다. 자신의 실수로 결혼을 망쳤다는 죄책감과 아들 아담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그는 아직 이혼 서류조차 작성하지 못했다.
그런 잭을 바라보며 캐서린은 냉소를 날린다. 세계적인 패션지의 편집장으로 승승장구하며 남편과 달리 사회적인 성공을 거머쥔 그녀는 이혼 이후의 삶에 기대를 걸어보지만 손에는 술잔이 들려 있다. 네 사람은 한 목소리로 이 뮤지컬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내 인생 달라지겠지”를 노래하지만 표정은 제각각이다.
지난 6월 1일부터 삼성동 KT&G 상상아트홀에서 공연을 시작한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연출 이성원)은 이미 런던, 시카고, 브로드웨이를 거쳐 도쿄에서 흥행하며 화제가 된 작품이다.
관객의 입장에서 첫 눈에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이 작품이 무대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소극장 무대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밴드를 은막 뒤로 배치했다.
무대도 전환되지 않으며 암전도 최소한으로 줄였다. 이로 인해 배우들의 대사는 상당히 연극적으로 들리지만, 극적인 멜로디의 음악을 가미하면서 뮤지컬 본연의 역동성에도 힘을 싣고 있다.
본 작품은 국내 초연이라는 의미 외에도 출연 배우들의 화려한 리스트로도 화제를 낳고 있다. 2000년 ‘아가씨와 건달들’을 필두로 ‘진짜진짜 좋아해’, ‘더 씽 어바웃 맨’ 등의 뮤지컬에 출연한 바 있는 배우 박상면은 본 작품으로 소극장 뮤지컬에 도전한다. tvN ‘SNL 코리아’ 출연으로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김슬기는 이 작품이 뮤지컬 데뷔작이다.
‘지킬 앤 하이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맨 오브 라만차’, ‘친정엄마’ 등 쟁쟁한 출연작을 자랑하는 배우 이혜경 역시 ‘캐서린’을 연기한다. 그 외 박선우, 이석준, 최나래, 송용진, 정상윤, 이창용, 임강희 등 총 10명의 배우가 네 가지 배역을 바꿔가며 연기한다.
‘생활 밀착형 뮤지컬’이라는 닉네임이 붙어 있는 이 소극장 뮤지컬은 관객에게도 밀착해 다가와 사랑과 미래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관객은 적어도 넷 중 한 사람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9월 1일까지. 만 15세 이상 관람가.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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