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자는 연대하지 않는다, 자유주의자는 헌신하지 않는다, 자유주의는 독자적으로 번영하기 힘들 것이다…. 집단보다 개인의 가치를 중시하고 타율적 규제를 거부하며 자생적 질서를 선호하는 자유주의와 그 지지자들에 대한 흔한 선입견이다.
지난 3월 28일 오후 2시 30분부터 개최된 컨퍼런스 ‘한국 자유주의 운동의 진화와 도약’은 바로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유의미한 시도로 평가될 만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정규재TV, 미래를여는청년포럼, 경제진화연구회 등 5개 단체가 공동주최한 본 행사는 한국의 자유주의자들이 총집합한 자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김영용 전남대학교 교수의 기조연설과 김종석 홍익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Session 1은 ‘한국 자유주의 운동의 진화와 도약’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되었다.
발제를 담당한 김정호 연세대학교 특임교수는 한국인들이 지나치게 경제적 자유에 인색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대형마트 규제와 최근 유행하고 있는 협동조합의 문제점을 사례로 들었다.
또한 그는 자유주의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단순 명료화하는 것이 중요함을 지적하며 ▲내 인생은 내 스스로 책임진다 ▲내 자유와 재산이 중요한 만큼 타인의 자유와 재산도 존중하겠다 ▲국가와 여론의 부당한 간섭에 저항한다는 자유주의자의 3대 원칙을 강조했다.
이어서 민경국 강원대학교 교수,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신보라 미래를여는청년포럼 대표, 변종국 경제진화연구회 부회장 등의 지정 토론이 이어졌다.
이어지는 Session 2의 주제는 ‘대중 모금에 기반을 둔 자유주의 싱크탱크를 꿈꾼다’였다. 이는 지금까지의 자유주의 담론에서 한 발자국을 더 나아간 것으로 자유주의가 소수의 호의에 의해 후원받는 방식이 아닌 범(汎)대중적 기반 위에서 활약해야 함을 강조하는 순서였다.
배진영 인제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안재욱 경희대학교 교수가 ‘자유주의 싱크탱크의 구상 및 전략’에 대해 발표했으며 조전혁 前국회의원, 조동근 명지대학교 교수,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김소미 용화여고 교사 등이 정관계, 재계, 언론계, 교계 등의 지지 확보전략에 대해 지정 토론을 펼쳤다.
구체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던 ‘전략적 논의’가 오고간 만큼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융통되는 가운데 청중들의 질문도 날카로웠다. 대학로에서 개그맨 박준형 등과 함께 시사 개그를 선보이고 있는 개그맨 장동국은 문화계 전반에 퍼져있는 이념적 편향성을 지적하며 대중문화계로의 저변 확대가 절실함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 날의 컨퍼런스는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고 한국 자유주의의 ‘싱크탱크’를 설립하는 구체적인 작업으로 연장될 예정이다. 절대다수의 국민들에게 보수 정부로 인식되고 있는 박근혜 정부마저 경제민주화, 대기업 규제, 복지를 통한 성장 등의 담론을 펴고 있는 가운데 시장경제와 자본주의의 정수를 지켜가려는 자유주의자들의 노력은 지식의 차원을 넘어 행동의 국면으로 도약을 시작했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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