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권력기관’으로 뜨는 국세청
‘최대 권력기관’으로 뜨는 국세청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3.04.15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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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경제 양성화에 핵심 역할 예상


국세청은 정부기관으로 내국세의 부과·감면·징수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해 기획재정부 장관 소속 하에 설치됐다. 국세청은 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특별소비세·상속세·증여세 등을 징수하는데 이로 인해 국가 재정이 충당된다.

국세청은 1966년 3월 3일 당시 재무부에서 분리된 후 수차례의 조직 개편을 통해 오늘날에 이르렀다. 이를 기념해 매년 3월 3일을 납세자의 날로 정했다. 1968년 4월 15일 국세청 직제 개편으로 세무공무원교육원이 발족됐고 대구지방국세청 및 4개의 세무서가 신설됐다.

1975년 4월 1일엔 국세심판소가 신설됐고 1994년 12월 국세청의 소속이 재정경제원의 외청으로 변경됐다. 이어 1999년 9월 1일엔 1개 지방청과 35개 세무서를 통폐합하는 국세행정 조직개편이 있었다. 또한 국세청 청사가 이전된 연도도 1999년이다.

국세청장은 차관급이며 그 밑에 별정직 1급인 차장이 있다. 국세청을 이끄는 국세청장은 2만5000명 국세공무원의 인사권을 독립적으로 가지고 있고 과거에는 군 출신이 임명되거나 국세청 차장 또는 서울지방국세청장에서 승진 임명되는 일이 많았다. 현재 6개의 지방국세청과 107개의 세무서, 국세공무원교육원, 국세청주류면허지원센터, 국세청고객만족센터를 산하기관으로 두고 있다.

주요 역할은 세금 안내·징수

국세청의 역할은 크게 2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납세자가 세법의 규정에 따라 자신의 납세의무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도와주는 서비스 기능으로, 이를 위해 국세청은 법령해석, 세금신고, 세금해설책자 제작·배부, 세무상담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둘째, 모든 납세자가 세법이 정하는 바에 따른 납세의무를 제대로 이행토록 하기 위해 세금신고와 납부자료의 관리와 분석, 불성실 납세자의 선정 및 조사, 체납자에 대한 세금 강제징수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국세청 본청은 운영지원과, 감사관, 기획조정관, 전산정보관리관, 납세자보호관, 국제조세관리관, 징세법무국, 개인납세국, 법인납세국, 재산세국, 조사국, 소득지원국, 국세공무원교육원, 국세청기술연구소, 고객만족센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방청으로는 서울지방국세청, 중부지방국세청, 대전지방국세청, 광주지방국세청, 대구지방국세청, 부산지방국세청이 있다.

국세청은 대한민국의 ‘4대 권력기관’ 중 하나로 분류된다. 나머지 3개의 기관은 국정원, 검찰청 및 경찰청이다. 특히 국세청은 기업들의 입장에서 보면 검찰이나 경찰보다 더 두려운 존재일 수도 있다.

기업들엔 두려움의 대상

이는 국세청의 고유 업무인 세무조사 때문이다. 탈세나 편법 등의 문제가 없는 정상적인 기업들의 입장에서도 세무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은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니다. 세무조사가 시작되면 그에 맞춰 평시 업무 스케줄에 지장이 생긴다.

또한 공인회계사나 세무사, 관세사 등과 협의해서 국제회계기준에 맞는 세금을 성실하게 내고 있다고 하더라도 국세청이 철저하게 세무조사를 진행하면 몰랐던 세금을 새로 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최근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지하경제를 양성화시켜 복지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세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더군다나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해 세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세수 확대는 더 절실해진 상황이다.

김덕중 국세청장은 지난달 2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올해 세수에 대해 “1~2월 세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조8000억원 덜 걷혔다”며 “2011년 말이 공휴일이다 보니 2011년 세수 가운데 3조2000억원이 2012년 1월에 납부됐다”고 설명했다. 김 국세청장 말대로 지난해 1~2월 3조2000억원이 더 걷힌 것을 감안하더라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3조6000억원가량 세수가 줄어든 셈이다.

이에 국세청은 지하경제 양성화 추진을 위해 음성적으로 부를 축적·증여한 대재산가 51명, 국부유출 역외탈세혐의자 48명, 불법·폭리 대부업자 117명, 탈세혐의가 많은 인터넷 카페 8건 등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최근 공식 발표했다.

우선 국세청은 기업자금을 불법 유출해 차명으로 재산을 관리하거나 변칙적으로 경영권을 승계한 혐의가 있는 대재산가들을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편법 상속.증여 혐의가 있는 대재산가 771명을 조사해 자녀회사의 사업권을 저가로 양도하거나 우회거래를 통해 이익을 분배 증여하는 등 편법적 탈세를 단행한 사례를 다수 적발, 1조1182억 원을 추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이번 51명의 대재산가 조사를 통해 ▲위장계열사 설립 ▲부당 내부거래 ▲지분 차명관리 ▲특정채권 ▲신종사채 등을 통한 편법 상속·증여를 중점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세금 회피를 위해 의도적으로 국부를 유출하고 있는 역외탈세자에 대한 세무조사도 강도 높게 진행한다. 국세청은 현재 37명의 해당 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날 11건의 관련 세무조사에 새롭게 착수했다.

다만 국세청이 세무조사라는 결단을 내리고 세무조사의 대상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는 조금 더 원칙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한 조세전문가는 “국세청으로서는 세무조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는 것도, 경제 상황을 고려해서 유예하겠다고 하는 것도 논란의 여지를 낳을 수 있다”며 “정해진 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본연의 임무를 다하는 것이 국민들의 신뢰를 위해서도 국가 경제의 선진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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