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여 한국교회가 이 지경입니까. 문화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교회가 오히려 세속 문화에 끌려가고 있습니다.”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회 대표회장인 이종윤 서울교회 원로목사가 이 사업회의 학술대회에 앞서 토로한 말이다. 하나님과 멀어져만 가는 세속문화와 또 이런 문화를 바로잡기보다는 오히려 종속돼가고 있는 한국교회의 현실에 대한 문제 제기다.
교회가 문화를 선도해야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회가 종교개혁과 문화를 주제로 한 제3회 학술대회를 지난 3월 16일 서울교회에서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대표회장인 이종윤 서울교회 원로목사와 상임회장인 오덕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전 총장, 한영태 서울신학대학교 전 총장을 비롯 김재진 섬김의교회 담임목사, 김성봉 신반포중앙교회 담임목사, 김명용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등이 참석했다.
서울바하합창단의 연주와 함께 이승구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박사의 강연이 이어진 학술대회에는 많은 목회자와 신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됐다.
이종윤 원로목사는 학술대회에 앞서 거행된 경건회에서 “모든 기독교인이 문화의 기독교화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로목사는 “문화를 일으키는 능력은 하나님 은혜의 선물이기 때문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 문화의 최종 목적이고 인간 행복의 지름길”이라면서 “하나님의 존귀함과 영광을 가리지 않고 드러내는지, 그리스도 신앙고백이 담겼는지 등 성경의 잣대로 모든 문화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로목사는 또 교회의 문화운동과 관련, 세계 복음주의자가 모여 서명한 로잔서약서를 인용해 “하나님 앞에서 새로 거듭난 인간이 문화를 재창조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술대회 강연자로 나선 이승구 박사는 독일의 음악가 요한 세바스찬 바하(1685~1750)에 대해 주목했다. 그는 바하의 생애와 함께 주요 작품들을 소개함으로써 신앙이 어떤 식으로 작품 속에서 발현됐는지를 보여줬다.
이 박사는 “우리 주변의 문화를 하나님에게 복종하도록 하는 것은, 바하처럼 위대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발전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며 “그때까지 영적인 투쟁은 계속돼야 하고, 참된 신앙은 문화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으로 변혁하는 데로 나아간다”고 밝혔다.
교회 문화운동 실례로서 바하의 음악
바하는 평생 마틴 루터파 교인으로 살며 예배를 위해 많은 칸타타와 예배 전주곡, 수난곡 등을 작곡했다.
종교개혁의 주역인 루터의 성경을 가사로 사용한 것과 각종 작품들에 녹아 있는 바하의 정신과 신앙을 보면 그의 음악이 신앙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종교개혁과 신앙이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울러 한국교회의 문화 기독교화 운동에도 실마리를 준다.
강연에 앞서 서울바하합창단이 바하의 칸타타 제80번 ‘내 주는 강한 성이요’(Ein feste Burg ist unser Gott)를 연주해 이날 주제 강연의 의미를 더했다. ‘내 주는 강한 성이요’는 마틴 루터가 작사·작곡한 동명의 찬송가를 토대로 만들었다.
서울바하합창단은 지휘자인 김명엽 전 연세대 교회음악과 교수의 지휘로 ‘나의 마음에 오소서’ ‘주 그리스도의 피로 물든 깃발 휘날린다’ 등 모두 8곡을 연주했다.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회는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해 한국교회가 종교개혁자들의 정신을 계승하자는 취지로 2011년 3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7개 기독교 학회가 모여 조직한 사업회다. 종교개혁신학 명저번역 프로젝트, 종교개혁신학 학술대회, 종교개혁신학 소책자 출판·보급 프로젝트를 중요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선 이 사업회 사업의 하나인 종교개혁 명저번역자 위촉식도 가졌다. 기념사업회는 3차 회의를 통해 25권의 종교개혁 명저를 선정하고 이를 번역하기 위해 황정욱 한신대학교 교수를 포함한 19명의 번역자를 위촉했다.
명저번역위원회 위원장인 김명용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은 “한국교회를 하나님의 말씀과 종교개혁 신앙에로 되돌리기 위해 종교개혁자들의 귀중한 책들을 번역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재욱 기자 jujung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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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넓은 웅덩이에 장작은 더미로 쌓여있고 불쏘시개도 마련되었다. (이사야3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