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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은 “인재가 없다”며 한탄한다. 그런데 막상 인재를 찾아 대령하면 “그는 인재가 아니”라며 한탄을 시작한다.
-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가 결국 사퇴했다. 지난 17일 박근혜 당선인으로부터 지명을 받은 지 2주 만의 일이다.
- 이번 발탁 이전까지 한국인들에게 생소한 이름이었던 김종훈의 이력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중학교 2학년 때 미국 이민을 간 이래로 존스 홉킨스 대학에 전액 장학금으로 입학, 알카텔-루슨트의 벨 연구소 전략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인 그는 오직 자신의 힘으로 거대한 부와 명예를 거머쥔 초(超) 개인(super-individual)이었던 것이다.
-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처럼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김종훈에 대한 공격은 거셌다. “김종훈은 CIA와 관계가 있다”며 의혹을 제기한 통합진보당의 이석기 의원을 위시한 많은 정적들이 각계각층에서 긴 시간동안 미국에서 활동했던 김종훈의 이력을 문제 삼았던 것이다.
- 다른 내정자들이 재산이나 병역 의혹에 대해 해명할 타이밍에 그는 일단 ‘한국인’이라는 사실부터 증명해야만 했다. 하지만 미국 국적 포기-한국 국적 회복의 논점 사이에서 첨예하게 전개된 난맥상은 “야당과 정치권을 보면서 조국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을 지켜내기 어려웠다”고 말한 그의 사퇴 선언으로 결국 원점으로 돌아갔다.
- 4일 아침 10시에 진행된 박근혜 대통령의 첫 번째 대국민 담화 직전에 감행된 이번 사퇴는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첫 번째 이유는 사퇴의 시기가 너무 빨랐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사퇴에 대한 그 어떤 복선도 깔려 있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간을 너무 많이 봐서 문제인 사람이 있는 반면 간을 조금도 보지 않아서 문제가 되는 사람도 있다.
- 박 대통령 역시 김종훈 사퇴에 대한 유감 의사 표명으로 담화를 시작했다. 전에 없이 단호한 어조로 ‘대통령은 있는데 정부는 없는 상황’의 어려움을 토로한 그녀였지만, 새 정부가 가장 야심차게 기획한 조직(미래부)의 수장이 자진 사퇴를 선언한 직후의 대국민 담화에는 박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 김종훈을 감당하기에는 한국 정치의 분열상이 너무 심각한 것일까. 혹은 김종훈이라는 인물은 애초부터 관료 사회(혹은 정치)와는 맞지 않는 캐릭터였던 걸까. 대한민국은 ‘김종훈’을 검색했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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