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애국심 믿어달라"
"탈북민 애국심 믿어달라"
  • 미래한국
  • 승인 2013.02.2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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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은 태국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관으로 근무하다가 탈출해 2000년 10월 한국에 왔다. 홍 위원장은 통일정책연구소에서 4년 근무했고 2011년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북한민주화위원회는 2000년 故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를 중심으로 결성된 대표적인 탈북자 단체이다. 홍 위원장에게 북한민주화위원회의 활동과 향후 북한체제 전망에 대해 들어본다.

- 북한민주화위원회는 어떤 곳인가요?

북한민주화위원회의 기본사명은 북한의 민주화 실현입니다. 북한의 민주화는 곧 3대세습 독재체제가 아닌 민주사회를 건립하는 것이지요. 북한민주화는 통일의 기반을 세우는 것이기도 하구요. 또 북한민주화위원회는 황장엽 선생님을 중심으로 탈북자들의 화합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창립됐습니다.

- 북한민주화를 위해 어떤 일을 하시는지요?

먼저 국내 탈북자단체의 연합을 실현하고 탈북자들의 정착과 안정을 도모하면서 이들을 통일을 위한 일꾼으로 양성하는 사업을 합니다. 또한 탈북자들이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일을 합니다.

종북세력이 북한을 왜곡 선전하고 대한민국의 분열을 조장하는 데 반대하는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각종 집회나 캠페인을 통해서요.

종북세력의 북한 왜곡 선전 바로잡는 노력할 것

- 언제쯤 독재체제가 무너지고 북한의 민주화가 성취될 것으로 보십니까?

독재체제 종말은 어느 때든 오는 것인데, 그 시기는 여러 변수에 따라서 앞당겨질 수도 지연될 수도 있겠죠. 이번 3차 핵실험으로 인해 독재체제의 종말을 앞당겼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북한정권이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몇 배 더 많습니다.

국제사회뿐만 아니라 중국정부와 중국네티즌까지 북핵을 반대하죠. 특히 중국에서 북핵을 반대하는 가두시위가 일어나고, 북한을 싫어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습니다. 북한이 중국의 우방이 아니라는 생각이지요.

대한민국 정권 역시 친북적인 정권이 아니라 진정한 애국정권이 들어섰기 때문에 북한은 막다른 골목에 부딪히게 된 거죠.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체제변화를 하지 않으면 멸망하는 길 밖에 없습니다. 계속 독재체제를 유지한다면 5년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체제를 바꿀 수도 있다고 보시는지요?

북한의 세습독재만 끊어지면 가능합니다. 새로운 정권이 수립되면 민심을 얻기 위해 개혁.개방, 시장경제 쪽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그것이 북한민주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고, 북한이 민주화의 길로 가면 절반은 통일된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낼 것입니다. 통일은 몇 년 후에 남북이 협력을 하면서 점차적인 방법으로, 평화적인 방법으로 될 수 있다고 봅니다.

- 장성택이 개혁개방정책을 펴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이런 시각은 어떻게 보시나요?

어느 개인에 의지하기보다는 북한의 전반적인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게 바람직합니다. 장성택 개인보다는 군대나 민심의 변화가 더 중요하죠.

북한의 전반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 최악 중의 최악의 체제를 더는 용납하지 못하는, 어떤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보는 것이죠. 그렇기에 폭발할 위험이 높습니다.

그리고 탈북하는 대열이 늘어날수록 체제변화는 더 빨라질 것입니다. 지금은 탈북하는 사람들이 북송되고 있죠. 그러나 북송을 막으면 많은 사람이 탈북할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탈북하면 정권유지가 안 됩니다. 그래서 북한정권은 탈북하는 것을 막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요.

탈북자 계속 나와야 북한 정권 무너져

- 만일 대규모 탈북난민사태가 발생하게 된다면 국제적인 조치나 보호 방안이 있어야 할 텐데 난민캠프 건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일 중요한 것은 중국 정부의 태도가 바뀌는 것이지요. 중국 정부가 진정으로 북핵을 반대한다면 북한 정권을 돕지 말아야죠. 중국의 입장을 고려해 평소에 북한을 지원하는 것은 이해하더라도 북한 백성을 사지로 몰아넣는 악독한 짓은 하지 말아야죠.

중국이 태도를 바꾸면 탈북한 사람들이 새로운 생활을 찾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수 있습니다. 중국에 UN 난민사무소가 있으니 거기서 심의를 해서 제3국으로만 갈 수 있게 해준다면 중국은 인도적인 나라로 평가 받을 것입니다. 난민캠프는 중국이 허용하면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이 허가를 안해도 몽골, 러시아, 태국 등에서 난민구치소를 설치하고 거기서 일거리를 줘서 스스로 일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조치가 매우 긴급하고 필요하죠.

- 북한인권운동하면 먼저 ‘정치범수용소 해체운동’이 떠오르는데요, 북한민주화를 위해 이런 운동이 효과적이라 보십니까?

여러 가지 운동이 다 필요하죠.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는 말할 수 없는 악독한 환경에서 사람들을 개나 짐승만도 못하게 다룹니다. 그러나 사실 북한 전체가 정치범수용소나 같아요. 300만-350만이 굶어 죽었던 1990년대 중반과 같은 현상이 지금 또 벌어지고 있어요.

그렇게 굶어 죽는 세상이 정치범수용소와 다를 바 없죠. 물론 정치범수용소는 더 하겠지만 세계적인 관점에서는 몽땅 정치범수용소와 같죠. 소수의 상류층을 제외한다면요.

그러니까 북한 체제를 바꾸는 것만이 북핵문제도 해결하고 북한 백성들을 구원하는 유일한 길인 거죠. 이번 핵실험을 통해 북한 정권과는 더 이상 대화로 해결이 안 된다는 것이 명백해졌잖아요?

유엔 결의가 나오고 중국까지도 그렇게 반대하던 핵실험을 북한이 강행했는데, 그 사람들하고 협의를 해서 핵을 포기시킨다는 것은 말도 안 되지 않습니까? 오직 악독한 체제를 민주적인 체제로, 인간적인 체제로 바꿔야지 핵을 멈추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이 생깁니다.

- 우리 정부와 시민사회는 북한민주화를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습니까?

우선 대한민국 모든 국민과 정치권이 들고 일어나야 합니다. 작년 2월부터 중국대사관 앞에서 북송반대 시위를 계속 벌여왔는데 이것도 전국민으로 퍼져야 합니다. 과거의 효순이 미선이 때처럼(사실 말도 안 되는 것인데 어쩜 그리 조직을 잘하는지) 또 미국산 쇠고기 반대투쟁처럼, 대중적인 반북한‧반핵 시위도 필요한 것입니다.

"北체제 바꿔야 핵문제 해결"

그 시위가 국내에서만 알려지는 것이 아니거든요.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중국도 그런 시위를 보면서 ‘아 우리가 잘못하고 있구나’하고 알고 또 북한에도 소식이 들어갑니다.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북한독재와 핵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야 하죠.

- 탈북자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최근에는 탈북자 위장 간첩 사건 등으로 인해 탈북자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탈북자와 간첩은 엄밀히 구분해야 합니다. 탈북자로 위장한 간첩은 간첩일 뿐 진정한 탈북자가 아닙니다. 간첩은 여러 경로를 통해서 들어옵니다. 간첩이 목사로도, 학자로도, 탈북자로도 행세할 수 있지만 모든 목사나 학자가 간첩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탈북자가 다 간첩인 것처럼 언론이 잘못 보도하면 탈북자 사회 전체에 위해가 됩니다. 탈북자로 위장한 간첩은 몇 명에 불과할 것입니다.

진정한 탈북자는 독재국가의 쓴 맛을 보고 탈출한 사람들이기에 누구보다 그 독재체제를 싫어하고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세력입니다. 진정한 탈북자들의 역할과 애국심을 믿어야 합니다. 앞으로 탈북자들은 북한을 민주화하거나 통일을 하는 데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일할 수 있는 세력이라고 자부합니다.

- 현재 2만 5000여명 탈북자의 전반적인 삶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정부의 지원이나 시민들의 시각에 대해서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대한민국이 탈북자를 위해서 많은 지원을 하고 있고 전반적으로 잘 정착하고 있다고 봅니다. 사람이 많다 보니 그 중에는 불평하거나 누구에게 사기를 당해서 아주 힘든 사람들도 있지만 대체로는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탈북자를 이방인으로 생각하지 말고 동포이자 형제라는 생각으로 따뜻하게 대해주길 바랍니다. 또 가능하면 그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취업에도 노력해주고 부족한 것은 가르쳐줘서 동포로서 애정을 가지고 대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우리 탈북자들은 대한민국에 고마움을 가지고 열심히 정착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최근 북한 주민의 생활 형편이 어떤지 들으셨는지요?

요즘 북한 근로자의 월급이 0.5달러도 안 됩니다. 지금 북한 환율이 1달러에 6500-7000원입니다. 쌀 1킬로그램에 6000-7000원이니 한 달 일해서 0.5킬로그램 밖에 못삽니다. 주부들이 시장에 나가 장사해서 죽물이라도 먹고, 죽물도 먹을 수 없으면 풀을 뜯어 먹고, 그래도 안 되면 굶어죽고 있어요.

- 대규모 아사자가 속출하는데 인도주의적 지원도 금지해야 하나요?

인도적 지원까지 반대할 생각은 없지만 이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가도록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것보다 독재체제를 벗어나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더 갖기를 바랍니다. 중국내 탈북자들에게도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들이 잡혀 북송되지 않게 해야 합니다.

전해솔 기자 nkrefug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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