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유아교육, 초등교육, 영어교육에 관한 책을 소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대학생활과 직장생활, 그리고 사회생활에 관한 책을 소개할까 한다.
4월의 책: 괴테의 <시와 진실>
괴테의 자서전 <시와 진실>은 26세까지의 그의 젊은 날의 생활을 기록한 것으로 특히 대학생은 꼭 읽어둘 만하다.
자서전 표제를 <시와 진실>이라 붙인 것은 젊어서 가장 조심해야 할 일이 ‘시’적인 생각과 ‘진실’ 즉 ‘현실'을 혼동해선 안 된다는 뜻에서다.
이런 얘기를 들려준다. 대학 시절 친구들과 이탈리아 여행을 떠났다. 첫날 저녁 호텔에서 얘기꽃을 피우고 있는 자리에서 한 친구가 일어나 잃어버린 옛사랑을 위해 건배를 하자고 제의했다.
모두가 잔을 비우고 막 내려놓으려는데, 잠깐! 하고 친구가 소리쳤다. 옛사랑을 위해 바친 이 잔에 다시 남의 입을 대게 하는 것은 사랑에 대한 모독이다. 깨자!
장내는 온통 수라장이 되고 모두들 쫓겨나다시피 방으로 돌아왔다. 괴테는 여행을 떠나기 전 선배가 한 얘기가 생각났다. “이 여행은 재미없을 거네. 자네는 현실을 시로 승화시키는 사람이지만, 그 친구는 시를 현실로 끌어내리는 사람이거든.”
맞아! 나 같았으면 잔을 가만히 내려놓고 방에 돌아와, 시나 소설로 옛사랑을 위한 잔을 깨뜨렸을 것이다.
“시를 현실로 끌어 내리지 말고, 현실을 시로 승화시켜라.” 괴테는 이 한 가지 잣대로 얼마나 많은 과오를 피할 수 있었는지 모른다며 자기 자서전의 제목을 <시와 진실>이라 이름 붙였던 것이다.
5월의 책: <마쓰시다 사원의 마음가짐>
마쓰시다는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린다. 초등학교 4학년 중퇴로 시골의 조그마한 수공업 공장을 세계적인 ‘나쇼날-파나소닉’으로 키웠다.
<사원의 마음가짐>은 회사 초년병에겐 바이블이었다.
6.25로 페허가 된 땅에 알몸으로 내던져져 구차스레 목숨만 보전하려던 시기에 그의 저서는 어둠 속을 뚫고 들어온 한줄기 빛이었다.
“너는 지금 너의 일을 통해 이 나라 부흥 역사에 공헌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하찮은 노동에 가슴 뛰는 ‘사명감’을 불어 넣었다. 그리고는 나에게 계시처럼 들린 약속을 했다.
“너의 공헌에 대해 사회가 반드시 보답한다.” 아, 나의 공헌이 나의 생활까지 보장해 주는구나!
그의 계시는 나의 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었고, 아무리 일을 해도 피곤한 줄을 몰랐다.
훗날 그를 교토로 찾았다.
6월의 책: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사회학은 카네기의 ‘인생처세학’ 2권이면 족하다.” 50년대 사회학 강의에 들어온 미국인 교수가 말했다.
인생의 2대 과제는 ‘대인관계’와 ‘고민해결’이다. <인간관계론>은 ‘대인관계’에 대한 것이고, ‘고민해결’은 <카네기 행복론>이 기막힌 처방을 제공한다.
인간관계의 핵심은 동양에서는 ‘역지사지’로 통한다. 남과 입장을 바꿔 생각하라는 것이다.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성경말씀도 같은 뜻이고 논어에서도 “내가 바라지 않는 것을 남에게 행하지 말라”고 했다.
동서 양대 경전이 어쩌면 똑같이 ‘역지사지’하라고 명하고 있는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미래한국)
* 7월 후의 추천도서는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이성원 청소년도서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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