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는 북한이 무력적화통일을 목표로 남침해 우리 민족사에 있어서 가장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한 사건이다. 이 동족상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이유는 종전이 아닌 정전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전쟁의 원인과 위협이 62년이 지난 오늘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대남전략은 적화통일이라는 큰 틀 속에서 봐야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다. 3대를 잇는 ‘김씨왕조’를 거치며 적화통일을 위한 북한의 전술은 바뀐 적이 있어도, 목표 그 자체는 한번도 바뀐 적이 없다는 사실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남적화통일노선을 체제목표로 제시하고 있는 노동당 규약이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북한의 적화통일전략은 무력을 사용한 방법과 ‘평화적’ 방법 두 가지로 구분된다. 전자는 6.25때와 같이 무력으로 남한을 정복하는 방법인데 군사강국 건설을 위한 선군정치 선포, 전국 요새화, 재래식 군사력 확대,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개발 등을 감안할 때 무력통일의 재시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전쟁론의 대가인 카를 본 클라우제비츠(Carl von Clausewitz)가 “전쟁은 정치적 수단과는 다른 수단으로 계속되는 정치에 불과하다”라고 한 유명한 말을 북한이 실감나게 해주고 있다.
반면, 평화적 방법의 적화통일전략은 남한에서 활동하는 공작원과 종북세력을 주축으로 대중투쟁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서 사회혼란 속에 인민정권을 세우고,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을 흡수통일한다는 계략이다. 후자 방법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4월 총선을 전후해서 종북세력이 수세에 몰리자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 대선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것은 적화통일전략의 단편적이지만 명백한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통합진보당의 공천사태로 비롯된 종북 논란을 북한 정권이 직접 나서서 불식시키려 하고, 더 나아가 자유진영의 새누리당 대권 후보들을 비방하고 협박하는 행태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는 북한이 친북정권을 남한에 세우기 위해 비밀리에 구사해온 통일전선전술의 공개화이다. 그만큼 남한에서의 반미, 반체제, 종북 노선의 확산 범위에 고무돼 있다는 뜻이다. 6.15 공동선언 이후 약화된 반공의식과 안보불감증이 북한의 과감한 선동.선전 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 해석은 북한이 조급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김정일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불안해진 북한 정권은 오는 12월 대선에서 자유진영의 정권이 지속되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남한에서 친북.인민정권 설립 목적이 좌절된다면 김정은 체제는 앞으로 5년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듯싶다. 우리 대선에 전례 없는 관심을 보이며 무리수를 두는 이유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입장은 더욱 확고해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4조를 보면 우리가 지향해야 할 통일 방식은 반드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 이유는 대한민국의 영토가, 즉 주권적 관할권이 한반도 전체를 포함한다고 헌법 제3조에 제정돼 있기 때문이다. 적화통일은 물론이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로의 통일을 대신할 제3의 대안은 없다. 더 나아가 대대적인 대북지원을 통해 통일보다는 분단 상태를 관리해서 북한과 공생하자는 일각의 주장이 국익에 부합한지도 잘 판단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에 의한 통일 환경은 확산되고 있다. 공산주의 체제는 한 시대의 현상으로 흘러가고 있고, 김씨왕조의 비국가적 행위는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일 없는 북한이 국내외적 현실을 무시한 채 정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즉,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는 북한정권의 붕괴, 따라서 남북통일에 대한 준비가 절실한 시점이다.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부정하고, 유일하게 정당한 통일 방식을 방해하는 종북세력에게 미국의 존 케네디 대통령이 1963년 베를린에서 “이 세상에는 자유세계와 공산세계 간의 가장 큰 이슈가 무엇인지 정말 모르는 사람들도 있고, 모르는 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을 베를린에 오게 합시다”라고 했듯이 ‘그들을 북한에 가서 살게 합시다’라고 우리 지도자들도 얘기할 수 있어야 자유는 지켜지고, 끝나지 않은 전쟁 6.25는 비로소 막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훈 미래한국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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