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경영의 비결은 내려 놓음”
“은행 경영의 비결은 내려 놓음”
  • 김민
  • 승인 2012.03.30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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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민 美 오픈뱅크 행장

 
미국 서부 한인사회에서 ‘오픈뱅크’가 한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5년 6월 퍼스트스탠다드뱅크(First Standard Bank, FS제일은행)로 시작된 이 은행은 2010년 오픈뱅크로 이름을 바꿨고, 최근엔 ‘오픈스튜어드십재단’을 설립해 사회봉사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오픈뱅크의 김민 행장을 현지에서 만나 미주 교포사회의 분위기와 그의 경영철학 및 기독교 신앙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 오픈뱅크는 언제, 어떻게 시작됐나요.
오픈뱅크의 모체는 7년 전에 설립된 First Standard Bank라는 재미교포 은행입니다. 교포들이 자본을 모아 시작했고, 지금도 은행의 고객들이 대부분 교포들입니다. 제가 이 은행의 행장으로 부임한 것은 만 2년 전인 2010년 4월이고 그해 10월 오픈뱅크라고 은행 이름을 바꿔 새롭게 시작하게 됐지요.

- 이름을 바꾼 이유가 있나요. 오픈뱅크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First Standard Bank의 이름이 길어서 사람들에게 쉽게 인식되지 못했고 그동안 이미지도 긍정적이지만은 않았어요. 이에 부임과 동시에 제가 생각하던 은행에 대한 비전을 접목시켜 이름과 운영체계를 바꾼 겁니다. 오픈뱅크란 이름은 하나님께서 하늘 문을 여시고 백성을 축복하신다는 성경 구절에서 따온 이름이에요. 이름뿐 아니라 오픈뱅크의 비전과 기본정신도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은행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커뮤니티에 좋은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뿐 아니라 매일 아침 근무가 시작되기 전에 자원하는 직원들을 중심으로 기도회로 하루를 엽니다.

- 크리스천의 고민 중 하나가 기업을 하면서 굳이 신앙을 밖으로 내세워야 하는가 입니다. 본인만 신앙생활을 하면 되는 것이지 이를 꼭 직원이나 고객들에게까지 알려야 하는가라는 고민입니다. 

저도 그 문제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우리가 기독교 기업이라고 선언을 하고 나면 조금만 잘못해도 욕을 배로 먹을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있었지요. 하지만 제가 갖게 된 믿음은 은행은 내가 운영하는 게 아니라는 것, 내가 아무리 열심히 수고한들 결과는 나에게 달려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에 담대하게 이사님들에게 제안을 했고 기독교 기업을 선포하게 된 것입니다. 그 결정과 함께 ‘선한 사람들이 선한 방법으로 선한 목적을 가지고 세워가는 선한 기업’이라는 오픈뱅크의 구호도 정해졌어요. 선하지 않은 방법이나 거짓말, 속임수는 절대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직원들이 실수하는 것은 용서가 되지만 거짓말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선포했죠.

- 은행 수익의 10분의 1을 떼어 사회에 환원한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오픈뱅크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세워진 은행이기 때문에 재정적인 부분에서도 하나님의 법을 따라 십일조를 드려요. 하나님께서 은행의 재정을 채워 주셨다고 믿기 때문에 재정이 우리의 것이 아니라는 의미로 10%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겁니다.

 
- 십일조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일단은 오픈뱅크가 지역사회를 바탕으로 운영되잖아요. 은행의 주요 고객도 모두 지역사회의 거주자이고. 지역주민의 자본금을 받아 운영하니까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펀드가 많아지면 선교활동도 지원하려고 합니다.

- 현재 은행의 경영 실적은 어떤가요.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기적 같은 과정이 있었어요. 모두가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짧은 기간 내에 이루게 됐습니다.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능력 있는 직원들이 와준 것도 그렇고, 감독국의 제재를 받던 많은 일들이 풀린 것도 그렇고, 작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한 것 등도 그렇습니다.

- 크리스천으로서 성공적 비즈니스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모든 일을 주관하시는 분이 누구인지를 깨닫는다면 그 다음은 쉽죠. 그 원리만 알고 있으면 돼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내려놓음’이에요. 제가 은행을 운영하면서 내 능력, 내가 가진 지식에 의존해 모든 일을 처리하려 했지만 결국은 낙심하고 상처받고 시간만 더 늦어졌어요.  제가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은 내가 다 내려놓으면 하나님께서 일을 하신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걸 수차례 체험하면서도 일이 잘되기만 하면 바로 내가 앞장서고 하나님은 가장 뒷자리로 밀어내는 게 우리의 모습입니다. (미래한국)
LA = 이용진 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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