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바로 서야 이단이 사라진다
교회가 바로 서야 이단이 사라진다
  • 이근미
  • 승인 2012.03.30 11: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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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지원  국제종교문제연구소 소장·현대종교 발행인

대를 이어 이단 사이비 퇴치에 앞장서고 있는 탁지원 국제종교문제연구소 소장. 이단의 테러에 의해 유명을 달리한 아버지의 아들이라면 선이 굵고 딱딱 부러지는 말투일 거라고 짐작했으나 그 반대였다. 5호선 장한평역 부근 스타벅스 2층에서 만난 탁지원 소장은 겸손하기 그지없는 데다 아메리카노와 어울리는 도회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대화를 나눌수록 한국 교회를 대표해 온몸으로 이단과 싸우는 전사의 내공이 느껴졌다.

1971년부터 <현대종교>를 발간하며 이단 사이비와 싸운 탁명환 소장은 1994년 괴한에게 살해됐다. 공소시효가 지난 지금까지 범인이 잡히지 않고 있다. 당시 신학대학 졸업을 며칠 앞두고 있던 탁지원 씨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18년째 이단 사이비와 싸우고 있다. 운영에 어려움은 없는지부터 물었다.

“아버님 때부터 어려웠어요. 국제종교문제연구소와 현대종교 직원이 총 10명이에요. 초기 몇 년은 직원들 월급 꾸러 다니느라 바빴습니다. 부족할 듯 부족할 듯 채워주시는 하나님 은혜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후원금과 책 판매, 강의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형교회에서 가끔 도와주긴 하지만 500여명의 개미군단이 매달 1만원 씩 십시일반 후원해주는 후원금이 운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아버지 뒤이어 18년째 이단과 싸움

“한 교회에서 큰돈을 지원받는 건 건강치 못합니다. 초등학생부터 어른들까지 보내주시는 정성 덕분에 힘을 내서 일하고 있습니다. 거룩한 부담을 주시는 거죠. 우리도 어렵지만 매달 100여 곳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적은 액수지만 저희들보다 더 어려운 곳을 돕습니다. 우리도 도와야 베풀어주시는 것을 받을 수 있죠.”

탁 소장이 힘든 가운데서도 이 일을 계속하는 것은 매달 1만여명이 이단 사이비에 빠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신흥종교가 500여 종파가 있고, 이 가운데 150-200개가 이단 사이비다. 연구소마다 통계 수치가 다르며, 사실상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다고 한다. 사이비는 사회적인 범주에서 혹세무민하는 집단이고 이단은 종교적으로 잘못된 집단을 뜻한다.

그동안 기독교인 1000만 명, 이단 100만 명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기독교인 860만 명, 이단 200만 명이라고 한다.

“이단들은 일당백입니다. 이단은 ‘준비된 가짜’이고 우리는 ‘준비 안 된 진짜’입니다. 준비된 가짜들은 목숨 걸고 덤비는데 우리는 남의 문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대형교회들이 이단으로 인한 피해를 겪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교회 내부문제를 이단에게 원인이 있다고 떠넘기는 일도 종종 있다.

“시끄러운 교회가 많은데 그 교회 내부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단들은 교회에 잡음이 생기면 중간에 침투해 문제를 크게 만들고 분열시킵니다.”

그럼에도 한국 교회는 이단에 대한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탁지원 소장은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단전문위원이었다. 하지만 대표회장 문제로 다툼이 생기면서 한기총 이단 연구조직이 와해돼 현재 활동을 못하고 있다. 한기총 내에서 이단과 싸우는 그룹, 이단을 옹호하는 그룹, 방관하는 그룹으로 나뉘어 논쟁을 벌이다가 이단 대책이 유야무야된 것이다.

“이단에 대처하는 새로운 연합기구가 나와야 하는데 멀고 먼 산이죠. 이단들은 똘똘 뭉쳐 한국 교회를 공격하는데, 우리는 사분오열돼 있으니 걱정입니다. 한국 교회가 이단 사이비에 적극 대처하지 않으면 해결이 어렵습니다.”

탁 소장은 빨리 할 일이 없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우리 같은 개인단체는 속히 문을 닫아야 합니다. 40년간 준비한 자료를 한국 교회에 넘기면, 건강한 연합기구가 대항해야죠. 현재 평신도를 비롯한 뜻있는 소수만 나서고 있으니 이단들이 얕잡아보는 겁니다.”
여러 교회가 분쟁에 휘말리자 이단들이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있다. 교계에서 이단들의 폐해를 지적하면 “너나 잘 하세요, 뭐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꼴이라니…”라며 콧방귀를 끼는 실정이다. 탁 소장은 한국 교회가 건강해지면 이단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이단들은 사회봉사로 좋은 이미지를 심어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전법을 쓰고 있다.

“서울 구로구에 있는 이단교회는 탈북민와 장애인에게 매달 용돈 20만원과 쌀을 줍니다. 그 교회가 진짜 같고 일반 교회가 이단 같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단들이 건강한 단체로 포장을 해서 세뇌를 하면 빠져나오기 힘듭니다. 피라미드와 똑 같은 구조로 운영하는 이단도 있습니다.”

이단들은 언론을 통해 봉사활동 현황을 알리고, 보도된 내용을 홍보수단으로 삼기도 한다.

“그로 인해 여러 부작용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지에 속아 사람들이 빠져들고, 어렵게 이단에서 벗어난 사람들도 그 사람들한테 받은 사랑만큼은 잊을 수 없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이단들이 교묘하게 침투하고 있습니다.”

청소년과 청년을 노리는 이단

 
이단에 빠지기 가장 쉬운 때는 고등학교 졸업할 즈음과 대학 신입생 시절이라고 한다.

“열정적이고 순수할 때 이단에 빠지기 쉽습니다. 이단들이 대학교 동아리 속에 침투해 있습니다. 기타동아리, 드럼동아리, 수화동아리, 성경동아리, 재즈동아리 등 다양합니다. 예쁜 여학생에게 모델 시켜주겠다고 접근해서 교주의 기쁨조로 만들기도 합니다. 학생들을 외국을 보내주는 동아리도 있을 정도입니다. 사이비 이단은 화려하고 순수하고 멋있게 보이지만 그 끝이 다릅니다.”

이단 사이비가 운영하는 동아리와 정상적인 동아리를 구별하는 방법이 있다.

“기타동아리나 축구동아리에 들어갔는데 선배가 성경 얘기를 하고 교회 얘기를 하면 일단 의심을 해봐야 합니다. 실제 건전한 기독교인인 경우도 있지만 슬쩍 슬쩍 종교 얘기를 꺼내 자기들의 집단으로 끌고 가는 이단들도 많습니다. 종교 얘기를 꺼내면 반드시 검증을 해봐야 합니다.”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도를 아십니까?”라고 묻거나 제복을 입은 외국인이 “영어 가르쳐주겠다”고 하면 상대하지 말아야 한다. 교보문고나 영풍문고 기독교 코너에서 “스피치학원에서 나왔는데 모르는 사람과 5분 대화하는 훈련한다”며 말을 걸고 전화번호를 묻는 사람도 이단이다. “큐티집 직원이다, 국민일보에서 나왔다”며 접근하는 부류들도 있다.

“기구한 사연을 가진 사람이 이단에 빠진다고 생각하는데 대부분 설마, 하다가 빠집니다. 오랜만에 동창 만났다가 ‘교회 잘 다니고 있냐, 아는 선교사 소개해주겠다’ 이런 말에 다 넘어갑니다. 친하더라도 종교적인 접근을 하면 검증을 해보고, 문제가 있으면 만나지 말아야 합니다. 지하철에서 전도하는 사람의 70-80%가 이단이라고 보면 됩니다.”

탁 소장은 우유의 유통기한을 확인하듯 이단이라고 의심되면 한 번 더 확인하라고 권한다. 이단들은 아예 청년들을 사범대학에 진학시켜 중고교 교사로 만들 정도로 치밀하다.

“합법적인 공간으로 침투시키는 거죠. 선생이 학생에게 ‘너 공부 잘 하는데 우리 교회 한 번 놀러올래?’라고 하면 갈 수밖에 없습니다.”

탁 소장은 중·고등생들을 훈련시키기 위해 요즘 열심히 뛰고 있다.

“이단에 관심을 갖는 교회는 많지만 중·고등학생들에게 이단의 폐해를 알리는 사역자는 적습니다. 그래서 여름과 겨울에는 회사도 집에도 못가고 계속 수련회 투어만 합니다. 이단에 빠지는 학생이 너무 많아 쉴 틈이 없습니다.”

이단에 빠진 몇몇 아이돌 가수로 인한 피해도 엄청나다고 한다. 모 가수가 구로구의 이단교회에 출석하고 있어 매주 그 교회 앞에 수백 명의 중·고등학생이 진치고 있다.

“그 중에 많은 학생이 등록을 하니 안타까운 현실이죠. 연예인들 가운데 이단에 빠진 사람이 많습니다. 자신도 문제지만 팬들까지 휩쓸리게 합니다. 이성미 씨와 가수 션이 이단에 빠진 연예인 구출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어린이들을 유인하는 이단들도 있다. 학교 앞에 승합차를 대기해놓고 선물을 나눠주면서 끌고 가는 단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를 이어 계속되는 협박

“엄마가 낯선 사람 조심하라고 아무리 당부를 해도 애들은 선물을 주면 그냥 넘어갑니다. 영적인 유괴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단들은 아이든 어른이든 가리지 않아요. 이단들은 대학과 영어학원을 만들고, 연예인을 활용하고, 유학, 어학연수, 군대, 캠퍼스, 직장, 아르바이트 장소, 어디든 다 침투해 있습니다. 교회 생활을 오래한 어른들을 미혹하기 위해 3-10년 동안 잠복해 있다가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때쯤 활동을 시작해 교회에 파란을 일으킵니다. 아무리 교육해도 ‘설마 저 사람이’ 하면서 빠집니다. 가족도 믿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열심히 달리는 탁지원 소장을 향해 대를 이은 협박이 계속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어려움을 많이 당해 웬만한 협박은 무섭지 않다고 한다.

“몽둥이를 들고 쳐들어와 아버님 내놓으라고 소리 지르고, 차에다 폭탄을 설치하고 그랬습니다. 저는 단련이 되어 괜찮지만 두 자녀와 아내한테까지 막말을 하며 협박하는 건 좀 힘드네요. 그나마 다행인 건 직접적인 폭력보다는 돈과 시간을 빼앗고 신경 쓰이게 하는 방법을 쓴다는 점입니다. 온라인상의 댓글로 상처를 줍니다.”

탁 소장은 그간 여러 차례 고소를 당해 무혐의 판결을 받았으나 7년 전에 고발당한 사건으로 요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단에 빠진 어린이들의 동영상을 공개했다가 모욕죄와 초상권 침해에 걸린 것이다.

“아이들이 이단 빠진 게 안타까워 합창하는 영상을 올려놨는데 ‘탁 소장 아동인권 유린, 도가니 같은 사람’ 같은 댓글을 달아 속이 상합니다. 이단들은 조직적으로 인터넷 댓글과 UCC 동영상 올리는 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심에서 5600만원 벌금을 받았고 2심에서 1억 원 배상 판결이 나왔습니다.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재산이라곤 아버님이 물려주신 1억5000만 원 상당의 20평 사무실 하나밖에 없는데 압류가 되었어요. 그래서 교회들이 십시일반 그 돈을 모아주고 있습니다.”

높은뜻연합선교회 김동호 목사가 페이스북에서 “내 생일에 1만 원짜리 밥 한 끼 사준다고 생각하고 현대종교에 보낼 성금을 보내달라. 목표는 2000만원이다”라고 제의해 46시간 만에 모금액을 달성했다. 김동호 목사는 목표액을 초과한 2800만원을 탁지원 소장에게 전달했다.

“미국에서 20달러 보내려고 수수료로 25달러를 낸 분도 있다고 해요. 정말 감동했습니다. 겨우 공탁금을 마련해 사무실 공탁을 걸어놨습니다. 형인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와 일본 성공회 신부인 동생 탁지웅도 고맙고, 똘똘 뭉쳐서 일하는 직원들도 고맙고 모두 고마운 분들이죠.”

조직적 고소 고발과 십시일반 성금

탁 소장은 국제종교문제연구소에서 연구한 결과물을 현대종교에서 발표하고, 단행본 발간과 상담, 강의를 계속 할 예정이라고 했다. 상담전화가 많게는 하루 100통 이상 온다. 직원들은 전화 상담에 응하고 탁 소장은 인터넷 상담의 댓글을 담당한다. 사이비종교에 빠진 사람들이 전화를 하면 구출기관과 연결해준다.
거대한 경제조직이 된 통일교를 비롯한 수많은 이단들이 지금 이 순간도 맹렬하게 활동하고 있다.

“옛날에는 이단들이 시끄럽게 활동했지만 요즘은 전략이 진화되어 교묘하고 세련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단들이 우후주순 격으로 나타나는 것은 예언의 징표입니다. ‘다 이겨놓은 싸움에 마침표를 찍으라’고 하신 하나님의 명령을 준행해야 합니다. ‘지피지기, 깨어 근신, 경계와 예방’으로 지역과 교회, 가정을 지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야 합니다.”

탁지원 소장은 교회가 교회다워지고, 사랑이 넘치는 공동체를 이뤄 섬김과 나눔을 실천해야 사이비 이단 문제가 자취를 감춘다고 강조했다.

“세상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존중을 받아야 하는데 개독교라는 말이 난무하니 안타깝습니다. 교회가 세상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하나님께 칭찬받는 공동체가 되길 기대합니다. 이단 사이비 문제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안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미래한국)
글 / 이근미 편집위원 www.rootlee.com
사진/이승재 기자  fotolsj@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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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연 2018-05-01 17:29:00
이거는 잘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