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리비아에 개입한 어정쩡한 이유
미국이 리비아에 개입한 어정쩡한 이유
  • 미래한국
  • 승인 2011.04.27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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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미국/ 아틀란타 이상민 기자

미국이 왜 리비아에 개입했는가? 무슨 목적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리비아에 공습을 감행한 것인가? 미국의 국익과 어떤 상관이 있는 것인가? 목적이 뭔가?  미국의 리비아 사태 개입 후 미국 사회에서 나오는 질문들이다.

미국은 지난 3월 19일부터 내전 양상을 띠고 있는 리비아에 개입, UN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정한 비행금지구역에 나타난 리비아 전투기를 공격하고 리비아 군사기지들을 공습했다. 튀니지, 이집트를 거쳐 리비아에서도 벌어진 독재타도 시위에 카다피 리비아 대통령은 전투기까지 동원하며 리비아 민간인들을 무력진압하면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자 국제사회가 개입하기 시작한 것에 미국이 동참한 모습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월 29일 미국이 리비아 사태에 개입한 이유를 밝혔다. “일부 나라는 다른 나라에서 자행되는 만행에 눈을 감아버릴 수 있다. 미국은 다르다. 나는 대통령으로 또 다른 살육과 대살상이 자행되기 전에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그는 지난 3월 21일 칠레에서 좀 더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곳(리비아)에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 정통성을 잃은 지도자가 자신의 군대로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 그저 공허한 말만 하며 서 있으면 안 된다. 행동을 보여야 한다.”

 

인도주의적 이유 때문에 리비아 정부군을 공격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국익 등 지정학적인 목적이 아닌 이념적인 목적으로 공습을 했다고 지적한다.
존 볼튼 전 유엔 주재 미대사는 카다피 리비아 정권이 국제테러를 다시 자행하고 핵무기 개발을 재개할 것이기 때문에 카다피 정권 제거는 미국의 국익과 직결되는 리비아 공습의 분명한 이유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이것을 언급하지 않고 리비아 민간인 보호만을 말했다고 밝혔다.

볼튼 전 대사는 “미 군사력을 미국의 국익이 아닌 인도주의적 목적 달성에 사용한 것”이라며 “그렇다면 수십 년 간 북한에서 억압당하는 북한주민들을 보호하는 데는 왜 군사력을 쓰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절친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진 공화당의 리차드 루거 상원의원도 오바마 대통령이 리비아 공습의 목적이 무엇인지, 성공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개입이 내전을 풀겠다는 것인지, 카다피 통치를 끝내겠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상원외교위 선임의원인 루거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리비아를 공격하려면 의회로부터 개전 선언을 받으라고 했는데 거절했다며 결과적으로 미국은 공식적인 조사나 토론 없이 리비아 내전에 개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전과 이라크전을 개전하며 그 이유를 미국의 국익과 관련해 좀 더 명확하게 밝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전을 개전하며 “이 작전은 아프가니스탄이 테러리스트 기지로 사용되는 것을 파괴하고 탈레반 정권을 공격하기 위한 것”(2001년 10월 7일)이라고 말했고 이라크전은 “미국과 연합군은 이라크를 무장해제하고 사람들을 해방시키고 세계를 위협에서 보호하기 위해 군사작전에 들어간다”(2003년 3월 20일)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군사지휘권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넘기고 미군을 지상군으로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리비아 군사개입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리비아 공습에 5억5,000만 달러의 전비가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주로 미사일 등 무기 비용인데 토마호크 미사일의 경우 1기를 발사하고 교체하는 데 100만 달러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적이 분명하지 못하면 결과를 측정하기가 어렵고 목적을 성취하겠다는 의지가 약하다는 반증일 수 있다.

그래서인지 미국이 군사개입을 하면 보통 미국인들은 처음에는 항상 전폭적으로 지지하는데 이번 리비아 공습은 그렇지 않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절반도 안 되는 47%가 미국의 리비아 공습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왠지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미국도 어정쩡한 형태로 리비아에 발목을 붙잡히지 않을까 우려된다.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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