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원숭이두창, 별것 아니라고? 방역전략 점검할 때
[이슈] 원숭이두창, 별것 아니라고? 방역전략 점검할 때
  • 전경웅 미래한국 객원기자
  • 승인 2022.06.3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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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원숭이痘瘡·천연두 또는 마마, Monkeypox)’이 세계 20개국 이상으로 번졌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혔다. 확진자 수는 30일 기준으로 이미 400명을 넘었고, 이제 유럽과 북미, 호주뿐만 아니라 남미에서도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세계 각국의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은 코로나와 달리 대유행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자국민들을 안심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대유행에 3년 동안 시달린 세계인들은 방역당국 이야기에도 불안해한다.

2020년 3월 중국 우한시에서 코로나가 확산될 당시에도 세계 각국 방역당국은 이와 비슷한 이야기로 국민들을 안심시키려 했기 때문이다.

특히 ‘PC주의(정치적 올바름 지향주의)’에 물든 일부 서방 언론이 원숭이두창의 확산 원인이 남성 동성애자들의 문란한 성생활 때문임을 제대로 알리지 않으려 해 사람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이 원숭이두창은 한국에까지 번질 가능성이 낮지 않다. 질병관리청 또한 “최근 코로나 봉쇄가 풀리면서 해외여행이 늘었다”며 이를 시인했다.

만약 국내에서 올여름 전후로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하고, 전파가 시작된 뒤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향후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영국 BBC의 2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서 확인된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237명이다. 이들에게 나타난 증상을 보면 말만 원숭이 질병이지 사실상 마마(천연두)와 거의 유사한 모습이다.

원숭이 두창에 감염된 손, 원숭이 두창은 아프리카 풍토병으로 현재 20여 개국으로 번졌다.
원숭이 두창에 감염된 손, 원숭이 두창은 아프리카 풍토병으로 현재 20여 개국으로 번졌다.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사람은 5~21일 전후의 잠복기를 거친 뒤 38도 이상의 고열, 두통, 오한에 시달리고, 온 몸의 림프절에서는 부종이 나타났다. 또한 얼굴에서 시작해 손, 발, 몸으로 수포성 발진이 생긴다. 이 수포성 발진을 긁거나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으면 곰보자국이 생긴다.

AP통신이 같은 날 WHO를 인용한 데 따르면, 스페인에서는 1명의 여성을 포함해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98명으로 늘었고, 영국은 106명, 포르투갈은 74명으로 확진자가 늘었다.

이외에 미국서 9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독일, 네덜란드,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호주, 모로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이스라엘, 슬로베니아, 체코, 덴마크, 스위스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특히 UAE에서는 25일 처음으로 여성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 여성은 서아프리카에서 입국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WHO 일부 관계자와 유럽·미국 언론들은 이처럼 원숭이두창 환자가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이유를 두고 ‘동성애자 환락파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지난 23일 워싱턴포스트 등은 WHO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에서 드문드문 발생하던 풍토병인 원숭이두창이 유럽과 북미, 호주 등으로까지 급속히 확산된 계기는 최근 스페인에서 최근 열린 동성애자 축제와 벨기에에서 열린 성도착증자 축제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인천국제공항 입국 장에도 원숭이 두창 관련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연합
인천국제공항 입국 장에도 원숭이 두창 관련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연합

원숭이두창, 생물학무기 대응과도 연관성 있어

워싱턴포스트와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지난 11~12일 스페인 카나리아제도에서 열린 동성애자 축제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8만여 명의 동성애자가 참가했다. 이들은 축제를 즐긴 뒤 마음이 맞는 참가자와 자리를 옮겨 성관계를 가졌다고 한다. 이들이 성관계를 가진 곳 가운데 한 곳은 마드리드 소재의 동성애자 전용 사우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WHO와 세계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에 대해 지나치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지난 24일 실비 브라이언드 WHO 세계적 감염 대응국장은 24일 “원숭이두창의 전파 수준과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경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원숭이두창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이미 있어 억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브라이언드 국장은 이어 “현재 원숭이두창과 관련한 예방백신 지침을 준비 중이며, 회원국들의 방역지원을 위한 추가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라며 “과도한 반응을 보이지는 말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영국 등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한 나라에서는 의료진과 확진자와의 밀접 접촉자에 대해 인간 천연두 백신을 제공하고 있다. 인간 천연두 백신의 원숭이두창 예방률이 85% 이상인 것으로 나타난 때문이다.

독일은 원숭이두창 백신 4만회 분을 덴마크 백신제조업체에 주문했고 프랑스와 덴마크도 의료진과 밀접접촉자에게 천연두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미국은 오는 30일 천연두 백신 공급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과 미국 등이 천연두 백신 도입과 접종을 서두르는 이유는 42년 동안 천연두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WHO는 1980년 5월 천연두 종식을 선언했다. 이후 백신 접종을 하지 않으면서 인간은 기존의 천연두뿐만 아니라 원숭이두창에 대한 면역률과 예방률이 갈수록 떨어지기 시작했다.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의 2020년 연구 결과 1980년대 초반 인간의 천연두 예방률은 85% 이상이었던 반면 2020년 예방률은 60%로 대폭 감소했다. 파스퇴르 연구소는 이를 두고 “인간의 천연두 면역 수준은 현재 0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천연두 백신 접종을 받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면서 이를 생물학무기화하려는 시도가 증가했다. 역사적으로 천연두가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사례가 여러 번 있었기 때문이다.

기원전 5세기 펠로폰네소스 전쟁 당시 아테네 군은 천연두 때문에 전쟁을 시작하기도 전에 병력의 25%를 잃었다. 16세기 스페인 군대는 침략한 멕시코 일대에 천연두를 퍼뜨렸고 그 결과 아즈텍 문명과 잉카문명 등이 멸망했다.

이런 천연두가 1980년 종식된 뒤 서방국가들은 국민들에게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1954년부터 화학무기와 생물학무기 개발에 몰두하던 북한은 지금도 주민들에게 천연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이를 두고 국내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천연두 바이러스를 무기로 만들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2006년 10월 국회 국정감사 당시 북한이 21곳의 생화학무기 시설에서 생물학무기를 생산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2016년 국방연구원은 “북한이 생물학무기용 병원체 13종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탄저균, 브루셀라, 야토균, 장티푸스, 발진티푸스, 유행성 출혈열 등과 함께 천연두도 포함돼 있었다.

반면 한국은 1980년 5월 WHO 발표 이후 천연두 백신 접종을 중단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57세 이하의 경우 천연두 면역력은 ‘0’이다. 현역군인 절대다수도 마찬가지다. 북한이 이를 비대칭 공격의 목표로 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020년 3월 중앙일보는 “한국에서는 현재 천연두 예방접종을 실시하지 않아 이를 생물무기로 사용되면 위험할 수 있다”며 “다만 백신을 비축하고 있어 필요할 경우 접종할 수 있다”는 군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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