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에 바란다] 보훈처를 보훈부로 승격해야
[새정부에 바란다] 보훈처를 보훈부로 승격해야
  • 안종민 청년미래연합 대표
  • 승인 2022.04.2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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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4일 윤석열 당선인은 천안함 생존자 전준영을 만나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하고 2022년 대선에서 ‘일류 보훈’이라는 슬로건으로 국가유공자 보훈보상체계 개편, 보훈사각지대 해소, 국가유공자 의료지원 사각지대 해소, 재대군인 실질적인 지원대책 등 4가지 보훈 공약을 발표했다.

역대 선거에서 보훈 공약은 한 줄 또는 두줄인 것에 비해 윤 당선인이 일류 보훈을 실행하기 위한 정책단계부터 꼼꼼하게 진행하는 것을 보며 국가보훈대상자에 대한 명예와 예우가 진심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국민은 국가를 지켰고 국가가 국민을 버렸다”는 국가유공자들의 한탄이 “국민은 국가를 지켰고 국가는 국민을 지켰다”로 바뀔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필자 또한 '청년 보훈' 관련 공약을 원희룡 정책본부장을 통해 반영시켰으며 윤석열 후보 당선을 누구보다 열렬히 응원했다.

현 보훈 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국가와 국민에 대한 존경이 사라져 간다는 것이다. 2005년 국가보훈기본법 제정으로 영예로운 삶과 순국선열의 정신을 선양하는 법을 만들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국가유공자 정책을 우선적으로 시행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순국선열에 대한 국민들의 부채의식은 점점 희미해지고 국가는 보훈을 복지의 한부분으로 치부하면서 국민들은 보훈대상자를 사회적 약자로 인식했다. 이러다 보니 보훈대상자가 존경과 예우를 받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짐이 되어가는 실정이다.

청년보훈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독립, 호국, 민주로 이어지는 보훈의 역사는 6·25전쟁 이후 수많은 전투가 있었음에도 1990년 이후 청년보훈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등 끊임없는 북한의 도발에 희생된 청년들의 삶은 외면당했고 국민은 국가에서 충분한 보상과 예우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지 않았다.

필자가 2019년 전투에 참가했던 청년들을 만났을 당시 50%도 국가유공자가 되지 못했다. 이들은 어떻게 신청을 하며 어떤 보상을 받는지 모르고 있었다. 이들을 도와 2022년 현재 85% 이상 국가유공자에 등록되고 예우를 받고 있지만 20년, 10년만에 등록한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당선이 되고 ‘새로운 일류 보훈의 시작’으로 국가를 위한 희생에서 분노가 사라지는 나라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국가유공자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2022년 3월 29일 보훈처 인수위 업무보고 내용을 보고 희망이 다시 분노로 바뀌었다.

보훈 대상자들은 존경과 예우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보훈처의 ‘부’ 격상을 희망했는데 인수위 임이자 간사가 승격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을 했다. 핵심은 보훈처 예하 113개 단체 중 하나인 광복회 김원웅 회장의 개인적인 횡령 문제를 거론하며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보훈처 승격을 위한 세미나
보훈처 승격을 위한 세미나

호국유공자에 대한 보훈 관심 증대 필요

보훈대상 유공자는 독립, 호국, 민주 3개축이 있다. 이 중 독립은 약 8600명이며 호국은 약 55만 명(제대군인 10만을 포함하면 65만)이고 민주가 약 5000명이다.

이처럼 가장 큰 축을 담당하는 것이 호국임에도 광복회장의 개인적 일탈로 부의 승격이 안 된다는 것은 정치적 논리이며 보훈의 개념과 존경과 예우의 기본적인 면을 갖추지 못하고 일방적인 것이라 하겠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적정 보상은 ‘일반 사회 복지수준 플러스 알파’ 수준에서 합리적으로 우리 실정에 맞게 합리적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인수위는 이야기한다. 이것이 예우와 보상의 핵심 어젠다이다. 보훈이 복지의 한 축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우스개 소리로 “장애인보다 못한 국가유공자 ”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보상금을 제외하고는 의료, 교육, 취업, 주거 등 모든 면에서 장애인보다 못한 것이 현실이다.

사회적 약자로 분류하면서 문제가 있는데 국가보훈기본법과 국가유공자법을 만들어 단독법령으로 예우를 한다는 것이 사회복지 분야에서는 제외되는 현상이 발생이 되고 있다. 정책을 따로 해야 하는 명분이 명확한데도 사회복지 분야로 다뤄 예우도 존경도 지속적으로 마이너스가 되는 실정이다.

이런 현상을 정확하게 읽고 어떻게 플러스 알파로 재설계해야 하는지를 논의해야 하지만 부의 승격을 정치적 논리의 잣대로 바라보고 있어 문제라고 하겠다.

또한 인수위는 “보훈대상자 간 보상격차 해소를 위해 고령 참전유공자를 위한 참전명예수당 대폭 인상, 기초연금 수급자 선정을 위한 소득 산정 시 보훈보상금 공제, 생계 곤란 보훈대상자에게 지급하는 생활조정수당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등을 제시했다.

이는 10여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었고 이 문제가 해결되어 그나마 ‘폐지 줍는 참전유공자’라는 기사의 제목은 사라질 듯하다.

인수위는 이런 사태를 누가 최초 설계를 했으며 이렇게 만들었는지 역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2012년 국가유공자들에게는 ‘보훈이 사라진 해’ 인식되고 있다. 법령이 개정되면서 구법대상자들과 신법대상자들로 나뉘게 되었고 보훈보상대상자(재해부상군경)를 신설함과 동시에 예우의 축소를 법제화했다.

이러다 보니 국가유공자들은 구법대상자와 신법대상자로 나뉘어 불평등한 예우로 불만이 폭주하게 되었다. 지금도 구법대상자들은 장애상태가 악화돼 새롭게 상이등급을 받아야 하지만 등급하락을 걱정하며 신체검사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2012년 법령개정은 불평등을 최고조로 만들었고 그 중 상이등급이 가장 낮으면서 가장 많은 인원이 분포해 있는 7급 유공자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다다르게 되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보상금의 격차는 국가유공자들이 인정하지만 7급의 경우만 유독 비현실적이다. 상이등급간 보상금의 격차는 1급에서 6급은 80~85%로 설정되어 있고 그리고 7급만 전 등급 비율로 53%이다.

구법과 신법으로 나뉘어 일부 혜택이 없어지고 축소되다 보니 7급 유공자들의 삶은 비참해져가고 있다.

[참고] 6급2항 유족연금 구법 144만원, 신법 57만원으로 3배차 발생

교육지원 구법의 경우 성적 70% 이상 지원, 신법은 배우자, 자녀 만 30세 이전 취학, 7급의 자녀의 경우 생활수준 일정소득 이하 지원/취업지원 구법 자녀 3인에 등급 제한 없고 나이제한 35세만 있었으나 신법 자녀1인, 나이제한 35세, 7급은 제외됨

또한 고령의 참전유공자 배우자의 혜택은 전무하다. 의료비가 집중되는 고령인데 의료지원이 되지 않아 의료비는 늘어나고 수당 또한 노령연금을 제외하고 지원되는 것이 없다. 일부 지자체에서 주는 5만 원에서 10만 원의 참전유공자 보훈명예수당을 제외하면 지급되는 것이 전무하다.

[참고] 228개 지자체중 131지자체는 5만~10만 원의 보훈명예수당을 배우자에게 지급하고 있으며 97개 지자체는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들이 10년 넘게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바뀌지 않는다. 이를 영향력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보훈처의 보훈부 승격이 필수조건이며 그와 더불어 사회복지의 한축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예산을 편성해 예우할 수 있는 길을 만들는 것이 급선무이다.

●보훈처 예산을 들어다 보면 국가예산: 2012년 341조>> 2021년 588조 (72% 증가)

●보훈예산: 2012년 4조5400억>> 2021년 5조6000억 (23% 증가)

●복지예산: 2012년 36조3000억>> 2021년 89조5766억 (146% 증가)했다.

국가예산 증가에 비해 보훈예산 증가는 3분의 1 수준

이처럼 10년 동안 국가예산이 70% 이상 증가함에도 보훈예산은 20% 증가에 그치고 있다. ‘플러스 알파’를 실현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청년보훈과 의무복무 장병에 대한 처우 개선 방안이다. 선거 전에 가장 먼저 만든 조직이 청년위원회이다. 하지만 당선이 되고 난 후 인수위 구성시 가장 늦게 합류시킨 것은 ‘청년’이었다.

즉 이번 정부도 결국 ‘쳥년문제’를 핵심과제로 선정하지 않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런 와중에 청년보훈 문제는 더 관심을 잃어 가고 있다.

공약에서 병사 급여 200만 원과 제대군인법상 의무장병을 포함하고 취업 및 주택지원 가산점이 정책의 핵심이었다.

현재 국가유공자는 약 88만 명이고 제대군인은 약 10만 명이다. 현재 법상 5년 이상 근무한 중장기 근무자만 혜택을 받고 있는 실정이며 2021년 12월 법령개정으로 의무복무대상자를 포함하게 되어 있다.

이렇게 되면 1년에 약 12만 명의 대상자가 증가하게 되고 3년간 지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제대군인법상 대상자는 약 50만 명까지 증가하게 된다. 국가보훈대상자가 약 50% 증가하게 되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주관할 보훈처를 승격하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청년보훈과 의무복무자의 청년보훈설계는 이번이 첫 단추이다. 즉 이번 년도에 설계를 잘 해야 청년보훈과 의무복무자의 혜택의 설계가 된다. 이렇게 중요한 때 청년보훈전문가는 전무하고 청년보훈 문제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 인수위에 없는데 어떻게 이에 관한 정책을 설계를 할 것인지 모르겠다.

예를 들어 청년유공자 약 380명이 임대주택을 신청했는데 지원받은 것이 8명(4.4%)이다.

청년유공자와 의무복무자 가산점을 어떻게 구상할 것인가? 현재 법령상으로는 지원의 한 계가 존재한다. 현재도 주택지원을 위해 약 18만 명의 대기자가 있고 의무복무자까지 추가될 경우 보훈대상 유공자의 주택지원은 무너지게 되어 있다.

또한 제2연평해전, 천안함, 연평도 포격 전 인원들이 왜 이렇게 늦게 인정받았는지 문제를 파악해서 선진국 안내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이에 대해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예산을 감축한다는 미명하에 신법과 구법을 만들어 보훈의 예우를 둘로 갈라 놓은 2012년인데 지금 인수위가 하는 모습이 2012년을 떠오르게 하는 것은 나뿐만 아닐 것이다.

보훈은 정치가 아니라 국가 존속의 가장 핵심이며 “지키려는 사람들을 위한 최소한의 예우이다.” 다시 분노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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