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단일화 성패가 가른 역대 서울시교육감 선거, 이번엔?
[이슈] 단일화 성패가 가른 역대 서울시교육감 선거, 이번엔?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2.03.2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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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끝나고 이제 세간의 시선은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시도교육감 선거로 쏠리고 있다.

역대 교육감 선거에서는 이른바 보수진영이 초라한 성적을 거두며 절대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0년 6명에 불과했던 진보 성향 교육감은 4년 뒤인 2014년 13명으로 늘었고 2018년에는 14명이나 당선됐다. 직전 교육감 선거 수도권에서는 진보 진영 후보들이 싹쓸이를 했다.

교육계에서 상징성이 큰 서울시교육감 선거의 경우 조희연 교육감은 현직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리며 재선에 성공했다. 조 교육감은 지난 해 해직교사 특별채용 의혹으로 검찰에 기소된 가운데서도 3선 도전 의사를 일찌감치 밝혔다.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진영이 절대 약세를 면치 못하는 원인 분석 가운데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은 보수 후보 난립과 후보 단일화 실패에 따른 분열이다. 또한 당적이 없는 만큼 현직 프리미엄이 크게 작용하는 것도 보수진영이 불리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단적인 사례로 자주 거론된다. 2018년 6·13 교육감 선거 당시 현직인 조희연 후보는 보수 후보를 표방한 박선영 후보와 중도 성향의 조영달 후보가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표가 갈린 가운데 서울시교육감으로는 처음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당시 개표 결과 조 교육감은 최종 득표율 46.6%를 기록했고 2위인 박선영 후보는 36.2%, 조영달 후보는 그 뒤를 이어 17.3%를 득표했다.

단순계산으로도 박 후보와 조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했다면 조 교육감을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선거였다.

선거 때마다 단일화에 실패해온 보수진영의 분열상은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된다. 특히 후보 단일화를 위해 만든 단일화 기구가 난립하면서 “단일화 기구부터 단일화해야 한다”는 안팎의 자조적인 냉소가 쏟아졌다.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단일화 행보에 나섰지만 추진기구 난립으로 갈등과 부침을 거듭했다.

중도보수 진영에서는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 외에 좋은교육감추대국민운동본부(교추본), 이런교육감선출본부(이선본) 등이 각각 후보 단일화에 나서면서 추진기구 자체가 단일화에 어려움을 겪었고, 당시 범사련이 ‘좋은 교육감 후보’를 발표하자 다른 단일화기구의 반발이 잇따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좋은교육감후보추대본부(교추본)와 우리교육감추대시민연합(우리감)이 공동위원회를 결성해 단일화를 진행했지만 일부 후보들이 경선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이탈하는 등 잡음과 갈등이 극심했다.

결국 박선영 후보로 단일화되긴 했지만, 조영달 후보는 끝까지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 노선으로 출마했고, 이 같은 분열은 조희연 교육감 재선 성공의 결과로 이어졌다.

2014년 서울시교육감 선거 역시 ‘다자 구도’로 진행됐다. 조희연 당시 후보는 최종 39.1% 득표율로 당선됐다. 당시 보수진영은 현직이었던 문용린 교육감이 30.6%, 고승덕 변호사가 24.3%, 이상면 서울대 명예교수가 6.0%를 득표하며 쪼개져 처참하게 패배했다. 세 후보의 득표를 합하면 60.9%였다.

서울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 협약식 모습. 왼쪽부터 박선영 21세기교육포럼대표, 이대영 전 서울시 부교육감, 조영달 서울대 교수, 조전혁 서울시 혁신공정교육위원장, 최명복 전 서울시의원./수도권 교육감 후보단일화 추진협의회 제공
서울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 협약식 모습. 왼쪽부터 박선영 21세기교육포럼대표, 이대영 전 서울시 부교육감, 조영달 서울대 교수,
조전혁 서울시 혁신공정교육위원장, 최명복 전 서울시의원./수도권 교육감 후보단일화 추진협의회 제공

여론조사 60%, 선출인단 40%로 단일화하기로 결정

그 이전인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도 비슷한 양태를 보였다. 이른바 ‘우파 6, 좌파 1’ 구도로 치러진 가운데 34.4%의 득표율의 당시 곽노현 후보가 이원희 후보(33.2%)를 불과 1.2% 간발의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그렇다면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중도·보수진영은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일까? 일단 지난 선거에서 단일화 실패란 뼈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단일화 작업에 일찌감치 돌입했다.

지난해 말 공교육정상화시민네트워크, 국민희망교육연대, 한국교육포럼 등 교육시민단체는 수도권 교육감 후보 단일화 및 당선을 위한 ‘수도권교육감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이하 교추협)를 구성했다. 이어 올해 2월 교추협은 단일화 협약식을 열어 방식을 결정했다.

이에 따르면, 대선 전후로 2회 정도의 공개 토론을 실시해, 여론조사 60%와 선출인단 투표 결과 40%를 결합해 단일화하기로 결정했다. 결과는 오는 3월 30일 발표한다.

현재 중도·보수 진영에서 서울시교육감 출마선언을 한 후보는 총 5명이다. 박선영 21세기교육포럼 대표, 이대영 전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 조영달 서울대 사대 교수, 조전혁 서울시 혁신공정교육위원장, 최명복 전 서울시 교육의원 등이 예비후보다. 이 가운데 박선영·조영달·조전혁 3인은 지난 1일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이대영 전 부교육감은 준비 중, 최명복 전 서울시 교육의원은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선영·조영달·최명복 후보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던 적이 있으며, 조전혁 후보는 경기도교육감에 출마한 바 있다.

후보 단일화가 순탄하게 진행돼 결실을 거둘지는 현재 미지수다. 벌써부터 물밑에서 후보 간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일 만큼 경쟁이 치열해서다. 박선영 후보와 조영달 후보는 최근 지난 서울시교육감 선거 단일화 실패 책임론을 놓고 가시 돋친 설전을 주고 받았다.

과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조전혁 예비후보는 최근 기자와 통화에서 “모든 후보들이 단일화에 합의했다. 어려움이 있겠지만 결국 이번에는 단일화가 성사되리라고 본다”라고 전망했다.

교추협 박선영 간사는 “지금까지 교육감 선거에서 단일화 무산으로 인해 선거에서 매번 패배한 뒤 들어선 좌파교육감 체제 아래 10년이 넘도록 대한민국 교육이 너무 좌편향 돼 온 현실에 학부모들과 일반 시민들의 불만이 매우 높고 그래서 후보 단일화에 대한 열망이 극에 달한 상황”이라며 “후보로 참여하신 분들조차 선거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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