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수 가족의 UN 진입으로 유엔과 중국은 그 동안 피하려 했던 고질적인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직면하게 됐다.” -뉴욕타임스
“장길수 가족의 용기가 탈북자들의 고통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다.” -워싱턴 포스트
“장길수 일가의 UN 진입은 중국이 목격한 이래 가장 세간의 이목을 끄는 망명이었다.” -타임지
열 다섯 탈북 소년이 중국 은신처에서 북한의 처참한 실상을 담담하게 때로는 신랄하게 고발한 ‘한국판 안네의 일기’가 출간됐다.
도서출판 열아홉에서 펴낸 <은신처에서 보낸 날들>이 그것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 콘텐츠 지원사업 선정작인 이 책은 2014년 출간된 좋은 이웃 출판사의 책, <우리, 같이 살아요>를 새롭게 복간한 책이다. 젊은 독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목차를 재구성하고 에세이 형식으로 원문을 다듬었다.
저자 장길수 소년과 외할머니를 비롯한 열다섯 명의 일가족 전체는 몇 차례 탈북을 감행했다. 그 과정에서 일부는 수용소에 갇힌 채 모진 고문을 당하기도 한 결손가정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겼다.
이들 가족은 대한민국을 밟게 될 날을 꿈에 그리며 북한에 두고 온 나머지 식구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이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 서로에 대한 원망으로 얼룩진 길수 가족은 기약없는 은신처 생활을 이어간다.
지난한 기다림 속에서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사이 길수 가족을 응원하는 방송이 전파를 타고 ‘길수 구명 운동본부’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림 솜씨가 좋았던 길수 형제는 북한의 실상을 크레용으로 그려내기 시작했고, 열다섯살 길수는 스스로 ‘문제 기록장’이라고 일컫는 일기장을 통해 사춘기 소년의 감수성이 녹아 있는 생생한 생존기를 적어 내려간다.
1984년생 또래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것 같은 길수의 일상은, 실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젊은이들과 가장 닮은 언어로 쓰여 있다. 출판사는 “우리가 안네의 일기 못지않게 장길수 군의 일기를 일찍이 접해야 했을 이유”라고 소개했다.
이 책에 바치는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타임지 등 해외 언론의 헌사와, 국회의원 최초로 북한 인권법을 발의, 통과시킨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추천사는 이 책에 무게감과 주목도를 더한다.
국제인권운동가 수잔 숄티와 함께 북한국제인권연대를 이끌며 링컨 대통령의 전기를 읽고 번역해 온 남신우 박사의 ‘저 벽을 무너트려라, 김정은아!’라는 외침 또한 가슴 절절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길수 가족에게 자유를 선사한 큰아버지, 문국한 북한국제인권연대 대표의 추천사는 이 책에 생생한 현장감과 진정성을 더한다는 평가다.
장길수 소년의 일기가 20년 만에 다시 대한민국 독자들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길수 군이 이 일기에서 ‘아마도 20년 뒤에는 통일이 되지 않을까’라고 꿈꾸었던 때가 바로 지금이다.
통일은 여전히 요원하기만 하고, 장길수 군은 위태로운 신변으로 먼 이국땅을 헤매고 있다. 길수 군이 앞으로 걸어갈 길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그가 버텨내 온 시간들에 마땅히 박수를 쳐줘야 하지 않을까.
1984년 북한 함경북도 화대군에서 교사인 아버지와 여군출신인 어머니 사이의 삼형제 중 막내로 태어난 장길수는 한창 공부할 중학교 2학년인 1999년 1월, 어머니와 함께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했다.
그 후 두 차례에 걸쳐 남은 식구들을 구하러 북한으로 들어갔다가 국경 경비대에게 체포돼 모진 고문을 당하던 끝에 극적으로 탈출했다.
1999년 8월, 중국 연길에서 조선족 여인 서영숙 씨와 만난 것을 계기로 문국한 씨와도 인연이 되었다. 문국한 씨는 길수 가족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의식주를 제공하고 보호해주었다.
저자는 그때부터 북한 실상을 알리는 크레용 그림을 그리고 자신의 중국 은신처 경험을 일기로 남겼다. 그가 그린 그림 일부는 <서울 NGO 세계대회>에 출품되어 전 세계 언론으로부터 비상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저서로는 중국 은신처에서 숨어 지내던 시기인 2000년 5월에 출판된 <눈물로 그린 무지개>(길수가족 공저, 문학수첩 펴냄)가 있다. 같은 해 세계적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를 통해 그의 힘겨운 중국 은신생활의 근황이 알려지면서 세상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2001년 6월, 가족과 함께 중국 베이징 주재 유엔난민기구UNHCR에 진입해 탈북자로서는 최초로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 남한에 올 수 있었다. 2008년에 대한민국을 떠나 캐나다로 이주하였으며, 지금까지도 그곳에 살고 있다. 전 세계에 북한 인권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오늘날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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