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당 기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9월 6일 발표한 문 대통령 국정수행평가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YTN 의뢰,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5일 동안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문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평가 지지율은 지난주(41.3%)보다 0.4%포인트 상승한 41.7%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54.7%에서 54.5%로 0.2%포인트 하락했다. 이 업체 조사에서 문 대통령은 8주 연속 40%대 초반을 유지했다. 한국갤럽 등 다른 조사에서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 원인은 여권의 강행처리와 강경한 태도로 비쳤던 언론중재법 처리를 유보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 데 이어 국회 상임위원장직을 정리하는 등 야권과 협치 의지를 보인 것이 지지율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럼에도 집권 4년을 넘긴 대통령의, 유례를 찾기 힘든 견고한 지지율에 대해서는 대체로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여론조작” 가능성을 제기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매직”이라고 말한다.
장기간 이어지는 코로나 대유행에 따른 감염확산, 부동산 정책 실패, 외교 문제, 인사논란 등 여권발 각종 악재가 끊이지 않는데도 문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데서 비롯됐다.
일부는 코로나가 화두로 떠오를 때마다 지지율이 올랐다며 코로나 방역(K방역)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다른 일각에서는 대선을 앞둔 지지층 결집 효과를 언급한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 지지율 40%’가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여권에서는 ‘정권 재창출의 청신호’로 재집권 낙관론을 펴고 있다. 임기 말 지지율이 ‘역대 최고’라는 점을 근거로 내세운다.
청와대 측은 “지지율 40%인 문 대통령과 척져서는 (여당에서) 누구도 대선을 이길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자신감을 피력했다. 여당 대선 주자들도 ‘친문(親文) 끌어안기’에 여념이 없다.
문 대통령 ‘역대급’ 임기말 지지율의 비밀은 뭘까? <미래한국>은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와 여론조사 전문가 배종찬 인사이트K연구소장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전문가들도 설명할 수 없는 예외적 현상”-신율 명지대 교수
나도 모르겠다. 여러 칼럼에서도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고 썼는데, 지금도 잘 모르겠다.
부동산은 여전히 오르고 있다. 청년 실업률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또 20대 청년 실업만의 문제도 아니다.
그 청년들을 자녀로 두고 있는 아버지, 어머니의 문제이기도 하니 사실 20대 50대 60대의 문제이기도 하지 않나.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문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 이유 1위가 코로나 대처를 잘한다는 거다.
하지만 방역을 실제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많을 것 같지 않다. 문 대통령 지지율 설명이 잘 안 된다. 역대 대통령들은 지금 이맘때 지지율이 20%대였다. 그런데 문 대통령 지지율은 높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위기가 지도자에 대한 지지로 나타난다고 이야기하는데 그렇지 않다. 미국 9.11 테러 때 아들 부시 지지율이 80%를 넘었다.
문제는 위기가 길어지면 사람들이 지치기 때문에 그 위기가 오히려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거다. 아들 부시도 지지율이 떨어지고 걸프전이 있었던 아버지 부시는 심지어 재선에도 실패했다.
코로나가 유행이 막 시작됐다면 모르지만 이렇게 길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은 죽겠다고 난리인데 지지율이 높다는 게 설명이 안 된다. 불가사의하다고까지 말하기는 그렇지만 설명하기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다.
이 지지율이 내년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거다.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게 나오기는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금 여권 대선 후보들에게 만족을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 세미나에 참석한 다른 교수들도 문 대통령 40%대 지지율 설명을 못하더라.
“문 대통령 높은 지지율, 노무현 학습효과 때문”-배종찬 인사이트K연구소장
문재인 대통령이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로 노무현 플러스 학습 효과를 들 수 있다. 코로나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노무현 없는 문재인은 생각할 수 없지 않나. 문 대통령 지지율 40%라면 그중 25~30%는 노무현의 지지율이다.
이낙연 후보가 만일 노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했더라면 지금 지지율보다 더 올라갔을 것이다. 결국 노무현 지지층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노무현을 이어가겠다’고 한다. 노무현과 긴밀하게 연결되는 사람이 누구인가? 문 대통령이다. 전재수 의원은 노 전 대통령 수행비서였다.
이 사람이 이재명 후보 캠프로 갔다. 그래서 충청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과반이 된 것이다. 충청권에서의 경선은 이재명과 이낙연의 대결이 아니라 노무현과 이낙연의 대결이었다.
이 얘기는 문 대통령 지지율은 노무현 플러스 학습 효과라는 것이다. 친문 지지층은 노 전 대통령을 통해 대통령 임기말 지지율이 내려가면 끝장이라는 것을 이미 학습했다.
지지율이 내려가니 정권교체가 됐고,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서 수사를 시작하자 노 전 대통령이 자살을 하게 되는 비참한 상황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지층으로서는 정권을 유지해야 하는 학습효과 때문에 버티는 것이다.
반대로 국민의힘 경우는 노무현처럼 학습효과와 같은 존재나 영향력이 없다. 두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냈기 때문에 기반이 무너졌다.
문재인 정부가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 다 좌절시켰다. 홍준표 후보, 윤석열 후보, 유승민, 원희룡 등 후보들이 두 전직 대통령과 연동이 되나? 안 된다. 학습효과가 없다. 그래서 정권교체 여론은 높지만 보수 지지층이나 국민의힘 지지층이 계속 불안해지는 것이다.
누구든지 귀 기울이게 만들 수 있는 덕이 있는 사람이 등장해서 국민의힘 후보 지지층을 똘똘 뭉치게 만들지 못한다면 현직 대통령 지지율이 40%대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내년 대선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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