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 판도는 전직 대통령 사면이 결정한다
내년 대선 판도는 전직 대통령 사면이 결정한다
  • 김영우  미래한국 편집위원·전 국민의힘 국회의원
  • 승인 2021.07.2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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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주자 가운데 한 사람인 유승민 전 의원이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 전에 사면하는 게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사면을 결정했다가 다시 접은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지만 이것은 그냥 여의도에서 떠돌던 소문으로 끝났습니다.

사면을 놓고 문 대통령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전격적으로 사면이 이뤄진다면 이것이 내년 대선 판도에는 어떤 후폭풍을 몰고 오게 될지 사면의 정치학에 대해 파헤쳐 보겠습니다.

지난해 말 새해 벽두를 앞두고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 얘기를 꺼냈다가 슬그머니 뒤로 뺐습니다. 당시 이낙연 대표는 사면 문제에 대해 청와대와 교감을 했느나는 질문에 그런 일 없다고 딱 잘라 부인했습니다. 야권에서는 집권당의 당대표가 청와대와 교감도 없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특별사면을 먼저 치고 나오는 것, 이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었죠.

그럼 도대체 왜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 이런 저런 말도 많고 문 대통령은 단호하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논란만 일으키게 됐을까요?

우선, 문 대통령은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하게 되면 중도층 흡수와 국민통합의 효과보다는 오히려 지지층만 분열시킬 거라고 판단했을 겁니다. 이낙연 전 대표가 사면 얘기를 꺼내면서 애드벌룬을 먼저 띄웠지만 지지층의 강한 반대에 부딪쳐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앗 뜨거라’ 한 것이죠.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고 현재 복역중인 두 전직 대통령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고 현재 복역중인 두 전직 대통령

전직 두 대통령 사면은 여권 회심의 카드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결국 “사면의 대전제는 국민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사면 카드를 당장 쓰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까 놓고 얘기해 역대 대통령들이 단행했던 특별사면 치고 전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된 후에 사면을 했던 경우가 단 한 번이라도 있었을까요? 또 그것이 가능한 일일까요? 어림없는 일이죠.
 

군부 정권 시절 자신에게 사형선고까지 내린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김영삼 대통령에게 건의한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 과연 국민의 공감대 속에서 그런 어려운 결단을 내린 것일까요? 아닙니다. 

27년 동안이나 감옥에서 복역한 남아공의 흑인인권운동가 만델라 대통령이 전 국민의 공감대 속에서 과거 흑인 탄압세력들을 용서하고 포용했을까요? 아니죠. 더 큰 국민통합을 위해 결단을 내린 것입니다. 국민 공감대가 이뤄질 때까지 기다리고 그 위에 올라타 결정을 한 것이 아니라 먼저 결단을 내려 국민을 통합으로 이끌어 간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리더의 모습이죠. 

두 전직 대통령들을 적폐의 수장으로 몰고 편가르기 정치로 온 국민을 두 쪽으로 만들어 놓고 국민의 공감대를 기다려서 봐가면서 사면하겠다구요? 차라리 두 전직 대통령은 애당초 사면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적폐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면 소신이라도 있나 보다 여겨질 겁니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은 두 전직 대통령 사면 카드를 완전히 버린 걸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왜냐구요?

첫째,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분열을 위한 카드로 활용할 수 있으니까요.

서울과 부산 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의 참패는 이낙연 전 대표에게는 타격입니다. 당대표였으니까요. 

그럼 이재명 지사는 지지율이 견고하게 유지될 것인가? 그렇지도 않을 겁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에 가장 불리한 이유가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실패와 LH공사 땅투기 사건 아닌가요? 여권 내부에서는 이재명 지사와 아주 가까운 인사들이 LH사건을 폭로한 것이라면서 이 지사에게 부글부글 불만을 품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이렇게 되면 여권에서는 제3의 친문 대권 주자를 또 한 명 띄울 수 있습니다. 
 

이처럼 여권이 분열 상태에 빠지면 대통령과 여당은 야권도 분열시킬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바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라는 카드입니다. 일단 사면이라는 카드는 정치적인 여파가 매우 큽니다. 전직 대통령들이 사면되면 일단 전직 대통령들의 측근들은 모이게 돼 있습니다.

이런 저런 정치적인 발언들도 걸러지지 않고 쏟아져 나올 겁니다. 언론이 극대화하겠죠.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과거의 문제가 엉뚱하게 현재 보수층을 다시 갈라놓는 현재의 이슈로 등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대선을 앞두고 전직 대통령 사면은 야권 분열 카드로 사용될 수 있다.
대선을 앞두고 전직 대통령 사면은 야권 분열 카드로 사용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에 찬성한 정치인들, 대권 주자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아무런 죄가 없다고 믿는 공고한 친박세력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하고 감옥 보냈던 검사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재평가 등 보수가 분열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둘째, 결국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통해 문 대통령은 퇴임 후 자신의 미래 상황에 대해 보험을 들어놓는 겁니다. 정치적인 보복이 악순환되는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은 그 누구도 안심시킬 수 없는 것이겠죠. 

그렇다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해서 대한민국이 바로 서고 대한민국이 과거가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처신해야 하겠습니까?

첫째, 국민의 이름으로 문 대통령에게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당당하게 요구해야 합니다. 이것은 문 대통령이 사면 카드를 어떻게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활용하느냐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약속했듯이 국민통합의 대통령이 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약속을 지키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사면에 대한 국민 공감대 같은 추상적 논리가 아니라 사면은 지도자의 결단의 문제라고 주장해야 하는 것이죠.

둘째, 보수 진영도 과거에 잘못이 있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또 보수 진영 내에서 서로 정치적인 견해 차이와 정치적인 선택이 달랐음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탄핵의 강도 건너고 선거도 이기는 것 아니겠습니까. 진주는 조개가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만들어낸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과거 상처는 우리를 더 단단하고 아름답게 만들 것입니다.

우리는 사이비 진보진영과는 달라야 하지만 과거의 우리와도 달라야 합니다. 편가르기 하는 정치, 촛불정신만 강조하면서 나머지는 다 적폐로 모는 사이비 개혁, 온갖 부정과 불법을 저지르면서도 반성이라고는 하지 않는 위선의 정치가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 모두를 위하고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통합의 정치를 준비해 나갑시다. 

※이 칼럼은 ‘낭만보수 영우본색’ 유튜브에 함께 소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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