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공영노조가 지난 11일 ‘청와대 의전비서관 왕(王)피디 시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2050 탄소 중립 비전 선언’ 생방송 연출을 지시했다고 폭로한데 대해 KBS가 공식 부인했다.
앞서 공영노조는 해당 성명에서 “이번 탄소 중립 선언은 청와대 기획, 청와대 연출, KBS 제작대행, KBS 송출의 역할 분담에 따라 제작됐다”며 “KBS 역할은 외주제작사만도 못한, 인력공급 대행 및 송출업체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분(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어제 대단한 연출을 했다. 대통령의 등장 장면을 흑백으로 처리하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했다.
공영노조는 이에 대한 근거로 제작진과 지역국에 ‘하달’된 내용이라는 메시지에 ‘오늘 BH(청와대) 중계 제작 관련 흑백으로 제작됨을 감안 바랍니다. 탁현민 의전비서관 요청사항이며, 행사 2시간 전까지 엠바고(필수)’라고 적힌 점을 들었다.
또한 “방송들에 이를 중계하라고 지시하는 것으로는 양에 차지 않는지, 제작의 구체적 방법까지 지시하고 있다”며 “괴벨스의 방송과 뭐가 다른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KBS는 같은 날 반박 입장을 내고 “일각의 의혹 제기는 사실과 다르다”며 “이번 중계방송은 KBS가 ‘키사’(KEY社)를 맡아 진행했으며, KBS 중계 제작진이 청와대 측 담당자와 여러 차례 협의를 통해 방송 시간과 카메라 위치, 영상 연출, 화면 구성 방법 등 주요 사안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탄소 배출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하는 차원에서 일부 영상이 흑백으로 처리된 것도 이와 같은 협의 과정을 거쳐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KBS는 청와대 측으로부터 ‘하달 사항’ 지시가 있었다는 것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KBS는 “흑백 영상이 방송되는 동안 좌상단의 로고(대한민국 탄소중립선언, 더 늦기 전에 2050)를 자체 제작해 ‘컬러’로 내보냈으며, 우하단의 수화 영상 역시 ‘컬러’로 방송했다”며 KBS공영노조의 주장을 “악의적 의혹 제기”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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