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미중 경쟁과 글로벌 디지털 거버넌스
[서평] 미중 경쟁과 글로벌 디지털 거버넌스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9.2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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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디지털경제 시대 미중 경쟁의 본질을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디지털 거버넌스의 형성을 둘러싼 주요 행위자들 사이의 동태적 상호작용을 분석한다.

이승주는 ‘디지털 무역 전략의 국제정치경제’에서 글로벌 디지털 거버넌스 수립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경쟁이 다차원적으로 형성되고 있음에 주목한다. 이슈 연계에 더해 경쟁의 축이 다차원적이기 때문에 글로벌 디지털 거버넌스의 수립 과정에서 복합 갈등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승주는 주요국들이 글로벌 데이터 거버넌스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양자, 지역, 다자 등 다양한 층위의 장을 연계하는 것이 글로벌 디지털 거버넌스의 수립 과정에 복잡성을 더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배영자는 ‘해외직접투자 규제와 국가안보’에서 미국의 FDI 규제가 안보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강화되었다고 주장한다. 배영자에 따르면, 미국이 FDI 규제를 안보화한 기원은 1980년대 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00년대 부분적으로 완화되었던 FDI 규제는 2007년 외국인 투자 및 국가안보법(FINSA)과 2018년 ‘외국인 투자위험 심사 현대화법(FIRRMA)의 제정을 계기로 대폭 강화되었다. 배영자는 FDI 규제의 안보화가 미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로 확산되는 경향이 있음을 감안할 때, FDI 투자 보장과 국가안보 사이의 균형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차정미는 ‘중국의 “디지털 실크로드”’에서 일대일로의 핵심축 가운데 하나인 디지털 실크로드가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 등 미국의 공세에 대응하는 수단인 동시에 중국 중심의 디지털 블록을 형성하려는 시도라고 파악한다. 차정미는 중국의 담론, 전략, 추진 양상을 검토함으로써, 중국이 디지털 실크로드를 통해 디지털경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지역 차원의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임을 밝히고 있다.

홍건식은 ‘디지털 시대 무역질서 변화와 디지털 무역 레짐 복합성’에서 디지털 무역질서의 변화의 동학을 ‘레짐 복합성’(regime complex)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그는 디지털 무역 레짐의 복합성이 증대된 것은 미국, EU, 중국 등 주요국들이 차별화된 레짐 접근을 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즉, 미국, EU, 중국이 자신이 처한 환경과 친화성이 높은 디지털 무역질서를 구축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레짐 복합성이 증대되었다는 것이다.

강하연은 ‘글로벌 빅데이터 거버넌스의 정치경제’에서 디지털경제 시대의 석유인 데이터, 특히 빅데이터 분야의 글로벌 거버넌스 수립에 대한 정치경제적 분석을 시도한다. 국내적 차원에서 데이터의 이동과 규제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저마다 상이하게 형성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자국에 유리한 글로벌 데이터 거버넌스를 형성하려는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바로 이 때문에 글로벌 데이터 거버넌스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지정학과 지경학적 시각이 필요하다.

유인태는 ‘글로벌 인터넷 기업에 대한 국가주권 확장의 국제정치경제’에서 디지털경제 시대 초국적 기술 기업들이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는 데 따른 반작용으로서 국가 주권이 확장되는 현상에 주목함으로써 국가와 기업의 관계를 재조명한다. 유인태에 따르면 초국적 기술 기업의 관점에서 볼 때, 국가별로 상이한 규제에 순응해야 하는, 특히 국내 규제의 역외 적용의 대표적 사례인 디지털세 도입에 대한 분석을 통해 주권 개념의 확장과 동태적 변화를 검토한다.

김상배는 ‘사이버 안보와 선도부문의 미중 패권경쟁’에서 사이버 안보 분야의 미중 경쟁을 분석한다. 미국이 화웨이 문제를 미래의 안보 위협으로 규정함으로써 기술 또는 산업 문제를 안보화하였다는 것이다. 김상배는 안보화의 이면에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라는 국제정치경제적 요인이 작용하였는데, 미국이 중국의 기술 굴기를 견제하려는 우방국들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화웨이 문제를 안보화하였다고 주장한다.

김주희는 ‘디지털 전환과 규범경쟁’에서 디지털경제 시대 미중 경쟁에 대한 유럽의 대응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럽 국가가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 GDPR의 채택을 통해 단일한 입장을 취했던 것과 달리, 5G와 디지털세 도입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차별화된 대응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왕휘는 ‘미국과 중국의 디지털통화 전쟁’에서 미중 경쟁이 디지털 통화 분야로 확대되고 있을 뿐 아니라, 디지털 통화의 도입에 대해 미국과 중국이 전혀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음에 주목한다. 페이스북(Facebook)이 추진하는 리브라(Libra)와 중국인민은행이 추진하는 디지털 통화가 많은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미중 디지털 통화 경쟁, 더 나아가 통화 전쟁의 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김준연은 ‘미중 AI 패권경쟁’에서 AI 분야의 미중 경쟁을 ‘중국의 기술 추격과 미국의 견제’라는 시각에서 분석한다. 미중 AI 경쟁의 본질은 기본적으로 선도국과 추격국의 경쟁 구도라는 것이다. 김준연은 이러한 주장을 ‘기술의 특성이 해당 산업의 혁신 패턴을 결정한다는 기술혁신론’에 입각하여 검토한다.

최용호는 ‘미일 기술패권 경쟁과 미국의 경제적 대응’에서 1990년대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미일 기술 경쟁의 성격을 민군겸용기술에 대한 미국 내 안보 논쟁과 그 결과 초래된 통상 마찰의 사례를 중심으로 검토한다.

김지이는 ‘미국 기술패권에 대한 중국의 안보인식’에서 미국 기술에 대한 위협 인식은 미국에 선행하여 중국에서 먼저 형성되었다고 주장한다. 1990년대 후반 중국은 미국의 기술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중국 정부의 위협 인식이 강화되었다는 것이다. 중국이 사이버 공간에 인터넷 주권을 강조하는 근원적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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