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을 맞이할 것인가? 아니면 그들에게 쫓겨날 것인가?
저자 유종민은 경제 전문 케이블 방송 한국경제TV 부장이자 깨움연구소 소장이다. 주요 저서로는 『하사비스처럼 알파고하라』, 『나쁜 동화가 아이를 망친다』, 『이낙연의 언어』, 『FUN WORK』, 『안 짤릴만큼만 일해라』등이 있다.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확산일로이다. 코로나19는 단순히 생활의 불편만을 끼친 것이 아니다. 생활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초기에는 물리적 변화를 주었다면 지금은 화학적 변형이 일어나고 있다. 생활의 형태 변경에서 나아가 심리, 정서, 가치관 등 의식의 변화를 주고 있다. 마치 포도를 짜면 포도즙이 되는데 그것이 숙성되면 와인으로 아예 성질이 다른 것으로 바뀌는 것과 같다. 과거 세계 대전과 같은 전쟁이나 경제 대공황 등에 맞먹는 변화이다.
어쩌면 지금의 변화는 전화기, 인터넷이 과거 대면 문화를 비대면 사회로 전환시킨 것과 같이 극적이다. 옛날에는 뭔가 거래를 해도 직접 만나 거래를 해야 했지만 지금은 쇼핑몰을 통해 온라인 거래가 가능하다. 통신 기술의 발달로 스마트폰이 있으면 전세계 누구와도 영상 통화가 가능하며,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변화는 점진적이었다. 반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은 급진적인 변혁을 요구하고 있다. 인터넷과 통신 기술로 비대면 사회로 기울져 가던 경사는 가파르다 못해 낭떠러지 수준이다. 기술의 발달이 내부적, 점진적 변화를 만들어냈다면 코로나19의 창궐은 외부적, 급진적이다. 그나마 대면의 영역으로 남겨져 있던 것마저 그 설 땅을 잃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너무 급진적이어서 기존 통념과 관성을 깨고 있다. 과거 말로만 들었던 재택근무, 원격진료, 원격교육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마트에서 구매하던 조그만 생필품도 온라인 쇼핑몰과 같은 언텟 플랫폼을 이용해서 산다.
이러한 생활 습관의 변경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간'자는 '사이 간(間)' 이다. 인간은 인간 사이에서 인간다움을 찾는다. 하지만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되면서 타인을 경계하는 휴먼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다. 감염 위험에 대한 과도한 결벽증은 결벽을 넘어 철벽을 치게 한다. 이제 갓 사회 구성원에 접어든 아이들은 사회적 충격을 온몸으로 받고 있다. 이러한 충격은 트라우마로 남는다. 사람들은 외부로 나가기 보다는 집에 있으려 하며, 집의 기능도 단순히 거주 목적이 아닌 다양한 용도로 탈바꿈하는 레고형 집문화를 만들고 있다. 나아가 가득이나 낮아진 출산율을 넘어 이제는 나홀로족이 급격히 늘고 있다. 코로나19가 얼마나 양육, 교육 문제를 일으키는지 본 젊은이들은 결혼을 기피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는 사람의 심리와 의식 부터 생활 양식, 소비패턴, 그리고 교육, 의료, 산업 전반을 흔들고 있다. 하나의 변화가 다른 변화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라면 코로나19는 동시 다발적으로 전 영역에 걸쳐 전격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고 적응하고 나아가 변화를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려면 변화의 주체가 있어야 한다. 문장이 주어와 동사로 이루어진다면 주어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 책은 코로나19를 겪고 있는 세대를 코로나 키즈로 정의한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일상은 바로 사람의 삶이다. 그것은 그대로 삶에 투영되며 퇴적층마냥 쌓인다. 한 개인이 아닌 여러 집단에 쌓이면 퇴적층을 넘어 지층이 되고 하나의 띠를 이룬다. 이 책은 그렇게 삶의 형질이 바뀐 사람의 총체를 코로나 키즈라고 통칭한다.
그들은 곧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이며, 미래의 우리이다. 그들의 탄생 부터 생활 방식, 그리고 그들로 인해 바뀔 미래의 모습을 낱낱이 들여다보자. 우리가 준비되어 있다면 그들을 맞이할 것이요, 그렇지 않다면 그들에게 쫓겨날 것이다. 찰스 다윈의 말을 다시금 돌아볼 일이다.
"최후까지 살아남는 사람들은 힘이 센 사람이나 영리한 사람들이 아니다. 변화에 가장 민감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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