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전격 사퇴한 가운데 그동안 이른바 ‘조국 게이트’ 정국에서 사실상 ‘조국 수호’ 보도를 이어온 MBC 내부에서 집회 편파보도 책임자 징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MBC노동조합(비언론노조)은 이날 자사 보도를 감시하는 산하 공감터를 통해 “여야 집회에 대한 MBC의 보도 태도는 이제 편파 · 불공정이 고착된 것 같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NBC노조는 구체적인 편파 보도를 지적한 뒤 “책임은 담당 기자와 부장, 그리고 박성제 보도국장과 정형일 보도본부장에게 있다”며 “최승호 사장은 그들의 편파 · 불공정 보도 경위에 대해 즉시 조사하고 문책하라”고 밝혔다.
- 이하 공감터 전문-
[MBC노조 공감터 66호] 여야 집회 편파보도 책임자를 징계하라
여야 집회에 대한 MBC의 보도 태도는 이제 편파 · 불공정이 고착된 것 같다. 10월 9일 광화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장관 규탄 집회가, 10월 12일 서초동에서는 조국 장관 지지 및 검찰 수사 규탄 집회가 열렸다. 양일의 MBC 뉴스데스크 보도 태도는 지난 10월 3일과 5일 여야 집회에 대한 편파 보도와 판박이였다.
1) 편파적인 보도 순서
10월 9일 야권 집회는 뉴스데스크 5번째 기사로 보도한데 반해, 10월 12일 여권 집회는 톱 기사로 올렸다. 일주일 전에도 야권과 여권 집회가 각각 9번째와 톱 기사였다.
2) 여권 집회에는 찬사 일색
10월 9일 야권 집회 기사에는 “색깔론을 부추기는 발언들과 막말이 어김없이 나왔다”며 부정적인 내용을 집어넣었다. 반면에 10월 12일 여권 집회 기사에는 행사를 비판하거나 주최 측 주장에 반대하는 의견이 단 한 자도 없었다.
3) 서초동 야권 집회 외면
10월 12일 서초동 대검청사 주변에서는 여권 집회 뿐 아니라 조국 장관의 권력형 비리 의혹 수사를 지지하는 야권 집회도 동시에 열렸다. 두 집단 사이에 충돌은 없었지만, 여권 집회 참가자가 야권 집회 연사 얼굴에 레이저를 쏘는 등 폭력적인 행위들도 있었다. 그러나 뉴스데스크는 야권 집회에 대해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4) 과장된 참가자 수 그대로 방송
10월 9일 뉴스데스크에서 김민찬 기자는 “아홉 번 동안 연인원 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함께 했다”는 여권 집회 주최 측 주장을 아무 검증 없이 그대로 전달했다. 서초동 여권 집회에 대규모 참가자가 모인 것은 9월 28일과 10월 5일, 10월 12일 세 번이었다. 그리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AI로 집회 참가자를 세어 본 결과 ‘200만 집회’였다는 9월 28일 참가자가 5만 명 정도였다. 아무리 넉넉히 계산해도 900만 명 이상이 서초동 어디에 서있었다는 건지 이해하기 힘들다.
5) 여권 집회 주장의 반복
10월 12일 뉴스데스크에서 여권 집회를 보도한 김아영 김민찬 기자는 무슨 앵무새처럼 같은 내용을 계속 반복했다.
김아영 기자)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대한 물결을
1km에 이르는 거리가 시민들로 가득
서초경찰서까지 인파가 이어졌는데
김민찬 기자) 서초역 사거리 주변 네 방향 도로를 가득 메웠습니다.
서리풀 터널과 교대역 방향이 촛불로 환하게 밝혀졌습니다.
김아영 기자) 검찰개혁과 조국수호 손팻말을 흔들며
김민찬 기자) ‘정치검찰 아웃’과 ‘공수처 설치’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든
“검찰 개혁! 조국 수호! ”
김아영 기자) 참석자들은 이번에야말로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며
김민찬 기자) 시민들은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김아영 기자) 촛불 집회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
김민찬 기자) 당분간 집회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아영 기자)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언제든 다시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민찬 기자) 시민들은 검찰 개혁이 완수될 때까지 감시를 늦추지 않겠다고
“하는 걸 지켜보고, 그래도 안 되면 다시 또 광장에 모이지 않을까”
검찰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다시 촛불을 들겠다고
앵커멘트를 빼고도 두 기자의 리포트 내용에 똑같은 내용이 몇 번씩이나 반복됐다. 아마도 여권 집회 내용이 리포트 두 개에 나누어 담을 정도가 안 되었던 것 같다.
6) 조국 집회 보도는 MBC 사규 위반
과거 군부독재 시절 MBC가 정권의 선전도구 역할을 했지만, 그래도 그때는 기자들이 부끄러운 줄은 알았다. 나중에 이에 대한 반성으로 만든 것이 ⌜MBC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이다.
⌜MBC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은 ‘프로그램 일반 준칙’에서 ① “정치 문제는 특정 정파나 정당에 편향되지 않도록 공평하게 다룬다.” ② “의견이 대립되고 있는 공공의 문제는 가능한 한 여러 시각에서 공평하게 다룬다”고 규정했다.
그리고 ‘시사・보도 프로그램 제작준칙’에서는 ③ “MBC의 시사・보도 프로그램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될 수 있는 사안을 다룸에 있어 개방적인 마음가짐으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입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또 한 번 공정성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시위 취재에 대해서는 ④ “어느 한 편의 일방적 주장만을 담는 보도는 삼가야 한다.” ⑤ “시위대 규모에 대한 취재도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두었다.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은 훈시적 규정이 아니라 위반 시 징계까지 할 수 있는 MBC의 사규이다. 10월 12일 뉴스데스크는 단 두 개의 리포트로 이 사규의 다섯 개 조항을 위반했다. 그 책임은 담당 기자와 부장, 그리고 박성제 보도국장과 정형일 보도본부장에게 있다. 최승호 사장은 그들의 편파 · 불공정 보도 경위에 대해 즉시 조사하고 문책하라!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