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논란을 데스크가 축소 보도해 제작진이 반발하는 등 파문이 일었던 KBS ‘시사기획 창’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KBS 라디오뉴스 제작진이 “KBS 국장단으로부터 ‘조국 관련 뉴스가 너무 많다’는 무언의 압력을 받아왔다”고 폭로했다.
KBS 보도본부 라디오뉴스 제작진은 23일 “제작진은 국민의 관심 사항을 중점 보도해야한다는 사명감으로 내외부 간섭 없이 자율성을 발휘해서 편집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제작진은 “이재강 보도국장이 라디오뉴스팀장을 불러 라디오뉴스 편집에 대해 강하게 질책했다”면서 “1라디오 편집건과 관련해 이렇게 조국 뉴스를 많이 할 수 있냐며 공식적으로 ‘엄중 경고’한다고 선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본부노조(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본부)에서 8월 28일부터 9월 8일까지 1라디오 뉴스큐시트를 제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본부노조와 국장 단은 장단이 잘 맞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조가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권력의 핵심 인물에 대한 관련 기사가 많다고 제작진에게 큐시트를 요구하는 것은 KBS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작진은 이러한 KBS 내부 행태에 대해 “본질은 ‘조국친위세력’의 뉴스개입과 편집권 간섭”이라며 “살아있는 권력으로부터 자유롭게 독립된 방송을 해야 할 공영방송 KBS뉴스가 과연 조국관련 소식을 공정하고 정확하게 보도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KBS공영노조도 이날 성명을 내어 “제작진의 말대로 보도국장은 ‘조국 친위세력’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조국과 문재인 정권을 그렇게라도 지켜야하는 이유가 있는 것인가?”라며 “이재강 보도국장은 시청자가 주인인 공영방송 KBS를 더럽히지 말고 즉각 사퇴하라”고 반발했다.
공영노조는 아울러 “민노총 산하 KBS언론노조도 사측과 같이 ‘라디오 뉴스에 조국 관련기사가 많다’며 방송내용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하니 기가 찰뿐”이라며 “민노총 KBS언론노조가 노조인지, 사측의 대변기구인지 구별이 가지 않는다. 도대체 민노총 KBS언론노조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KBS가 정부 태양광 사업의 난맥상을 지적하고 조국 법무부 장관 논란 등을 다룬 ‘시사기획 창’의 방송 시간대를 토요일 저녁으로 옮기자, 제작진은 양승동 사장을 찾아가 “시청률이 낮은 시간대로 옮기는 것은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편성 변경에 대한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라. 근거 없는 편성 변경은 단호히 거부한다”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보도본부 라디오뉴스 제작진 성명서)
<라디오뉴스 제작진의 자율성 침해를 거부한다>
최근 제작진들은 라디오뉴스에서 조국 관련 뉴스를 너무 많이 한다는 무언의 압력을 계속 받아왔다. 국장단이 팀장을 통해 노골적인 간섭도 수차례 했다.
그러나 제작진은 국민의 관심 사항을 중점 보도해야한다는 사명감으로 내외부 간섭 없이 자율성을 발휘해서 편집하고 있다.
그렇다고 편집되는 기사들이 우리가 새로 만들어낸 기사도 아니다.
대부분 검찰 수사 진행상황과 관련된 발생 기사나 조국장관이 청문회에서 한 말이 허위 거짓이었음을 하나하나 확인해 주는 기사들로 취재부서에서 송고한 것들이다.
# 이재강 보도국장, 조국 뉴스 많다고 라디오제작진 엄중 경고
그런데 이재강 보도국장은 18일 라디오뉴스팀장을 불러 라디오뉴스 편집에 대해 강하게 질책했다. 그리고 전날 1라디오 편집건과 관련해 이렇게 조국뉴스를 많이 할 수 있냐며 공식적으로 '엄중 경고'한다고 선언했다.
우리 제작진은 참으로 어이가 없다.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조국관련 뉴스를 많이 편집한다고 팀장과 편집기자를 엄중 경고하는 보도국장의 실체를 과연 어떻게 봐야 할까
당일 편집된 뉴스 한 건을 보고 이런 저런 의견을 낼 수는 있다. 상황에 어떤 주제의 뉴스가 지나치게 많다 적다 평가는 가능하다.
1라디오 5분 정시뉴스는 종합뉴스와 달리 속보성 뉴스위주로 편집자에 따라 주제 별로 뉴스 량이 많이 달라진다. 당일 조국관련 뉴스가 새로운 내용의 기사가 나오면 당연히 중점적으로 다량 배치해 방송한다.
우리는 당연히 뉴스편집에 대해 간부들의 데스크권이 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동안 조국 뉴스량이 많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다, 특정 사례를 들어 조국 뉴스량이 많다고 편집자에 엄중경고를 한다는 것은 뉴스에 대한 데스크권을 넘어선 심각한 제작 자율성 침해이자, 편집권 침해로 볼 수밖에 없다. 이는 조국 관련 뉴스를 축소해 권력 친화적인 뉴스를 하라는 압력에 다름없다.
# 민주노총 산하 본부노조도 조국뉴스 많다고 제작진 비난.
본부노조도 한통속으로 움직이고 있는가?
제작진은 TV와 달리 라디오뉴스에 조국관련 뉴스가 지나치게 많다는 이런 저런 경고성 메시지를 받던 중 9월9일 본부노조에서 8월 28일부터 9월 8일까지 1라디오 뉴스큐시트를 제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팀장은 국장 단에 노조가 스스로 모니터하면 될 것이지 왜 실무진에게 큐시트를 제출해 달라고 하느냐고 항의하자, 김현석 방송주간은 노조 요청대로 큐시트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본부노조와 국장 단은 장단이 잘 맞는 모양새다.
뉴스에서 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비판이라는 고유한 역할을 잘 하고 있는지 회사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노조가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권력의 핵심 인물에 대한 관련 기사가 많다고 제작진에게 큐시트를 요구하는 것은 KBS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일 것이다.
본부노조는 급기야 공영노조와의 성명전에서 그 본색을 드러냈다.
1라디오가 특정세력의 해방구가 된 것처럼 국가재난 상황인 아프리카 돼지열병 뉴스는 축소하고 조국 뉴스를 많이 냈다며 '내 멋대로 편집했다'라고 제작진을 비난하고 나섰다.
당일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2시부터 1라디오를 통해 1시간 특보방송도 됐는데 돼지 열병 뉴스가 적었다고 비난한다.
# KBS에 ‘조국 친위세력’이 존재한다
이런 저런 형식논리를 내세울 뿐 본질은 ‘조국친위세력’의 뉴스개입과 편집권 간섭이다.
이재강 보도국장과 본부노조의 시각은 대체로 일치한다. 또 그것은 청와대와 조국일가의 이해관계와도 일치하는 듯하다.
살아있는 권력으로부터 자유롭게 독립된 방송을 해야 할 공영방송 KBS뉴스가 과연 조국관련 소식을 공정하고 정확하게 보도하고 있는가
# 대학생 조국사퇴 집회를 검찰청 지지 시위와 대등하게 엮어
19일 9시 뉴스를 보자. 서울대 연대 고대 대학생들의 조국장관 사퇴집회와 교수 3천3백여 명의 시국선언을 리포트로 처리하면서 중앙지검 조국지지 시위를 함께 편집했다. 그 비중과 분량이 3개 대학생 시위 비중과 거의 대등하다.
거짓과 허위로 국민을 속이고 법의 최후 수호자라는 법무부장관이 돼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있는 된 조국장관을 지지하는 시위대를 대학생들의 반대집회 그리고 시국 선언한 교수들과 묶어서 동일한 비중으로 처리하는 것이 상식에 맞는가
균형과 공정을 가장한 물타기를 넘어 뉴스 조작이자 여론조작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이렇게 편집한 배경에는 오전 편집회의에서 대학생 집회, 교수시국선언, 검찰청 앞 조국지지 시위를 묶어서 처리하기로 이재강 국장의 지휘 아래 정해졌다.
TV뉴스 특히 9시 뉴스에서 조국관련 뉴스를 통제하고 물타기 한다고 조국을 지킬 수 있다고 믿는가? KBS 뉴스만 외면 받을 뿐이다.
조국뉴스 물타기를 지휘하는 이재강 국장은 조국 친위세력인가?
조국비호에 눈멀어 더이상 kbs뉴스를 망가뜨리지 말라.
더이상 정치적이고 정파적인 개입을 중단할 것을 엄중하게 경고한다.
2019년 9월 23일
라디오뉴스 제작진
김성진 김혜송 김희철 민필규 박승규
박전식 이영풍 이재호 이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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